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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떠난 청소년, 도움 절실한데 사회는 무관심

학령 인구 725만, 매년 5만 학업 중단학교 밖 청소년, 정확한 통계 없어‘2021년 학교 밖 청소년 실태조사’37.2% 재학 무의미, 7.3% 극단적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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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밖 청소년에게는 사회적 울타리가 절실하다. 마음의 상처를 입고 사회로부터 돌아선 청소년에게는 도움을 줄 방법이 마땅치 않다.
해당 사진은 관련 기사와 상관 없음.


“친구를 어떻게 사귀어야 할지 모르겠어요.”, “공부 때문에 힘들어서 운동장 50바퀴를 뛰고 왔어요.”

학교 밖 청소년이 계속 늘고 있다. 매년 5만 명이 넘는 학생들이 학업을 중단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 학령인구는 현재 약 725만 명.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 생각보다 많은 학생이 여러 이유로 학교 울타리 밖으로 나가고 있다.

학교 밖 청소년에 관한 정확한 통계도 없다. 여성가족부와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운영하는 청소년정책분석평가센터의 학업중단율 통계 등을 통해 유추할 수 있는 정도다. 통계와 지표조차 없다는 것은 이들을 향한 우리 사회의 무관심 정도를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도움을 필요로 하거나, 학교 밖에서도 권리를 보호받아야 하는 청소년들의 외침에 귀 기울이지 않은 결과다. 이들에게 관심을 갖고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내놓은 ‘2021년 학교 밖 청소년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교를 떠난 이유에 대해 학생 10명 중 4명에 해당하는 37.2가 ‘학교에 다니는 것이 의미가 없어서’라고 답했다. ‘다른 곳에서 원하는 것을 배우려고 한다’는 답변이 29.6, ‘심리·정신적인 문제 때문’이라는 답변도 23에 달했다. 더 큰 문제는 이들 중 20.4는 학교를 나가자마자 1년 이내에 극단적 선택을 고려했다는 것이다. 실제 7.3는 극단적 시도까지 한 것으로 조사 결과 드러났다.
 


아주대 공공정책대학원 최웅 교수는 지역사회복지관에서 학교 밖 청소년들을 지도하다 보다 어른들의 도움이 절실한 아이들을 찾아 나선 경험이 있다. 최 교수는 “근무 당시 하루도 마음 편한 날이 없었다”며 “무엇보다 아이들이 일상에서 느끼는 어려움을 이야기하지 않는 일이 대부분이었다”고 밝혔다. 최 교수가 만난 아이들은 집 밖으로 나오지 않는 ‘은둔형청소년’ 등으로, 그들의 생활권으로 들어가야 겨우 만날 수 있었던 청소년들이었다. 최 교수가 학교사회복지사로 학교에 간 지 사흘 만에 전화가 걸려왔다. “선생님, 큰일 났어요. 술집 화장실인데 밖에 경찰이 왔어요. 어떡해야 해요?” 처음엔 폭력, 이틀 뒤에는 음주 사고로 아이들은 최 교수를 찾았다. 일주일쯤 지났을 때는 한 학생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 학교 밖 사회적 울타리가 절실한 이유다.

최 교수는 “학교를 그만두고 의지가 있어 스스로 대안교육기관 등의 도움을 받는 아이들 사정은 그나마 낫다”며 “마음의 상처를 입고 사회로부터 돌아선 아이들은 학교를 나서면 발견하기도, 도움을 주기도 어렵기에, 우리 사회가 청소년들의 작은 징후와 사고에 민감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대안교육기관인 ‘사비오학교’ 교장 박영주(살레시오회) 신부가 정서 교육에 힘쓰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박 신부는 “과거엔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 제공된 교육이 어떻게든 취직해 생계를 이어가도록 하는 것이었다면, 이젠 아이들이 행복하게 살아가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스스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청소년들에게 오늘날 대안교육의 역할은 다양한 체험 활동을 통해 마음을 돌보고, 아이들에게 심어져 있는 싹을 세상에 틔울 수 있게 돕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재진·박예슬 기자 okkcc8@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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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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