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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남 신부의 ''신약성경,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44) 역경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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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경에 “끝까지 견디는 이는 구원을 받을 것”이라 하는데, 역경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너희를 의회에 넘기고 회당에서 채찍질할 것이다. … 그리고 너희는 내 이름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끝까지 견디는 이는 구원을 받을 것이다.”(마태 10,17-22)
그리스도의 제자들이 겪어야 할 역경에 대한 말씀입니다.

고통과 시련이 찾아왔을 때 사람들은 여러 가지 반응을 보입니다. 하느님을 버리거나 하느님을 비난하거나 혹은 맹목적으로 매달리거나 비현실적인 기적이 일어나길 갈망합니다.

그런데 영성심리에서는 이런 말을 합니다.
“하느님이 우리를 보호해주실 것이란 생각을 버릴 때 우리는 인생 자체를 고통으로 규정하지 않고 삶에 필요한 부분으로 고통과 희생을 받아들이게 된다. ‘신은 죽었다’고 무의미한 외침을 하지 않고 현실적인 문제에 집중하게 된다. ‘신은 죽었다’고 외치는 것은 ‘자식이 힘든데 왜 부모가 아무것도 도와주지 않느냐’고 울어대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진정한 신앙인은 어린 아이가 아니라 어른의 자리에서 세상을 살아간다.” 정곡을 찌르는 말입니다.

역경에 처했을 때 쉽사리 포기하는 사람들, 심지어 주위 사람들을 원망하고 부모를 원망하고 신을 원망하는 사람들은 왜 그런 것인가? 병리적 의존 때문입니다.
병리적 의존이란 유아가 엄마에게 기대하듯이 누군가가 자기에게 전폭적인 애정을 보여주고 엄마처럼 전능한 존재가 자신의 문제를 즉각 해결해주길 바라는 것입니다. 이런 의존은 아기들에게는 당연한 것이지만 어른들이 그런 경우 일상을 살아가는데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데, 그런 관계에 고착되면 내면의 좋은 성향을 발전시킬 수 없고 퇴행적인 삶을 살게 됩니다.

심리학자 레스터 브라운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몇 번인가의 절망적인 상태에 빠질 수 있다. 한 인간의 진면목은 순항을 할 때에는 드러나지 않는다. 역경이 닥쳤을 때 어떻게 대응하는가를 보면 그 사람의 마음 그릇의 크기와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역경에 처하면 스스로가 어떤 사람인지를 적나라하게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마음의 힘이 좋은 사람들은 역경에 처했을 때 주저앉거나 세상을 원망하면서 자포자기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어떻게든 그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을 기울입니다. 또한 그들은 그런 상황 속에서도 인간으로서의 품위를 잃지 않습니다.

이런 사람들을 그리스도인이라고 말하는 것이고 진정한 의미의 순교자들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 마태 10,16-22
“나는 이제 양들을 이리 떼 가운데로 보내는 것처럼 너희를 보낸다. (…) 사람들이 너희를 넘길 때, 어떻게 말할까, 무엇을 말할까 걱정하지 마라. 너희가 무엇을 말해야 할지, 그때에 너희에게 일러 주실 것이다. 사실 말하는 이는 너희가 아니라 너희 안에서 말씀하시는 아버지의 영이시다. 형제가 형제를 넘겨 죽게 하고 아버지가 자식을 그렇게 하며, 자식들도 부모를 거슬러 일어나 죽게 할 것이다. 그리고 너희는 내 이름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끝까지 견디는 이는 구원을 받을 것이다.”
홍성남 마태오 신부
(가톨릭 영성심리상담소 소장)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23-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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