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염수정 추기경이 17일, 서울 중앙보훈병원 장례식장에서 황은주 여사의 영결식을 주례하고 있다.
염수정 추기경은 17일 오전, 서울 중앙보훈병원 장례식장에서 안중근 의사(세례명 토마스)의 손자 항렬 유족 중 유일한 생존자였던 황은주(세례명 요안나) 여사의 영결식을 주례했다. 황 여사는 숙환으로 지난 12일 선종했다.
안중근 의사는 독실한 천주교 신자였으며 故 정진석 추기경 집안과 사돈지간이기도 하다. 안중근 의사의 차남 안준생이 정진석 추기경의 5촌 고모 정옥녀와 결혼한 것. 정 추기경은 안준생의 아들 안웅호와 해방 후 서울 집에서 한동안 같이 지냈고 안웅호가 미국에 간 후에도 여러 번 편지를 주고받았다. 이런 연유로 정 추기경은 생전에 자주 미국에서 안 의사 후손들과 만나 교류해왔다.
염 추기경은 영결식에서 “안 의사의 민족자존과 국권 수호, 정의 실현, 평화 사상 등 안중근 의사의 중요한 가르침은 오늘날 우리 지도자들도 똑같이 인식해야 한다”며 국민을 위해 일하는 사람은 정파나 개인의 욕심을 넘어 공동체 전체를 위해 봉사해야 한다는 마음을 지녀야 하며 지도자가 그런 마음을 가지지 못한다면 오히려 국가에 해를 끼치고 고통을 주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교구 대변인 허영엽 신부는 “정 추기경과 안 의사 집안과의 인연으로 염수정 추기경께서 황 요안나 자매의 영결식을 주례하기로 결정했고 안중근 의사의 마지막 삼대 후손의 선종을 안타까워 하셨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