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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칸시티=외신종합】 교황이 공개적으로 중국에 방문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지만, 교회 관계자들은 교황의 중국 방문이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에서 중국교회와의 대화를 담당해온 중국교회사무국 상임이사 재닛 캐롤 수녀는 “60년간 외교관계가 단절됐던 두 나라의 지도자가 만나기 위해서는 그 전에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며 “비공식적인 문서나 대화 등을 통해서는 가능하겠지만 각 나라의 대표로서 외교 관계도 맺지 않은 채 공개적으로 만나기는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1951년 교황청이 대만 정부를 중국의 합법 정부로 인정하자 바티칸과 외교관계를 끊었다. 이후 교황청과 중국은 공식적 외교 관계를 맺지 않고 있다.
교황이 중국을 방문할 경우 지하교회에 대한 중국의 박해가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예수회 사제이자 중국 국립신학교에서 사회학을 가르친 마이클 알리아르도 신부는 “중국 애국회가 교황청의 승인 없이 사제와 주교를 임명하고 있는 상황에서 교황이 중국에 방문한다는 것은 교황청이 애국회를 인정하는 것이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그는 “교황의 중국 방문이 중국 정부의 지하교회 탄압을 부추길 수 있기 때문에 실제로 방문이 성사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전망했다. 교황이 중국을 방문한다면 교황이 만나고 올 교회 인사들은 모두 애국회 소속일 것이므로 지하 교회에 대한 박해가 정당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지난달 한국 방문을 마치고 로마로 돌아가던 비행기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중국에 내일이라도 가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