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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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이들 상처 치유에 팔 걷어붙여야”

프란치스코 교황이 세계주교시노드 임시총회 참석자에게 한 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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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란치스코 교황이 18일 세계주교시노드 임시총회 마지막 회기를 마친 후 회의장을 빠져나오면서 이탈리아의 주세페 베르살디 추기경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CNS】

프란치스코 교황이 세계주교시노드 폐회 직전 시노드 참석자들에게 한 연설이 주목을 받았다.

교황은 폐회 미사 전날인 19일 저녁 시노드 홀을 방문, 참가자들의 노고를 격려하면서 이번 시노드를 지켜본 소감과 시노드의 목적 그리고 주님의 양 무리인 교회의 청지기들인 교황과 주교의 직무 등에 대해 연설했다. 연설이 끝나자마자 참석자들이 모두 일어나 박수를 치기 시작했고, 박수는 몇 분 동안 이어질 정도였다.

교황은 이번 시노드가 “함께한다”는 시노드 정신을 여실히 체험한 좋은 시간이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사람들의 여정임을 주목하면서 특별히 시노드와 연관해서 다섯 가지 유혹을 거론했다.

하나는 악의적 완고함에 빠지는 유혹이다. 교황은 이를 “기록된 단어(글자)에 갇혀 놀라움을 불러일으키시는 하느님(영)에 놀라지 않으려는” 유혹과 “율법에, 우리가 아는 확실함에 사로잡혀 더 배울 필요가 없다”고 여기는 유혹이라고 설명했다. 열성주의자, 세심한 이들, 전통주의자들과 식자들이 빠지기 쉬운 유혹이다.

둘째는 상처를 치유하기 전에 붕대부터 감는 위선에 빠지는 유혹이다. 이는 증상만 처치하고 원인과 뿌리를 처치하지는 못한다. 이른바 선행을 하는 이들, 그리고 진보주의자와 자유주의자들이 빠지는 유혹이다.

셋째로, 길고 고되고 고통스러운 단식을 깨기 위해 돌을 빵으로 만들려는 유혹, 또 그 반대로 빵을 돌로 만들어 죄인들과 약한 이들과 병자들에게 던지고 그래서 견딜 수 없는 짐으로 만들려는 유혹도 있다고 교황은 지적했다.

넷째로는 십자가에서 내려오려는 유혹이다. 이것은 세속의 영을 정화해 하느님의 영을 따르게 하는 대신에 세속의 영에 굴복하려는 유혹이다.

다섯째는 “신앙의 유산”을 소홀히 하려는 유혹이다. 이것은 자신을 관리자가 아니라 소유자 혹은 주인으로 여기려는 유혹, 혹은 그럴듯한 말로 많은 것을 얘기하지만 정작 아무것도 얘기하지 않으면서 실체를 간과하는 유혹이다.

이어 교회는 사람들의 상처를 치유하고자 소매를 걷어붙이는 일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밝힌 교황은, 하나이고 거룩하고 보편되고 사도로부터 이어오는 교회는 또한 하느님의 자비를 필요로 하는 죄인들로 이뤄진 교회라고 말했다. 또 교회는 창녀들과 세리들과 함께 먹고 마시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교회의 문은 의인들이나 자신이 완전하다고 여기는 이들에게만이 아니라 궁핍한 이들, 참회하는 이들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도 활짝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교회는 추락한 형제를 창피스러워하거나 그를 외면하지 않으며 반대로 그 형제를 다시 끌어올려 천상 예루살렘을 향한 여정을 다시 시작하도록 격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황의 직무와 교회 권위에 대해서도 언급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회의 일치를 보증하는 것 △그리스도의 복음을 충실히 따르는 것이 신자들의 직무임을 일깨우는 것 △주님께서 맡겨주신 양 떼를 돌보는 것이 사목자의 첫째 직무임을 일깨우는 것이 교황이 직무라고 말했다. 또 교회 안에서 권위는 봉사임을 모든 이들에게 상기시키는 것이 교황의 직무이며 따라서 교황을 비롯해 주교들은 주인이 아니라 종으로서 교회를 수호하고 섬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창훈 기자 changhl@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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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4-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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