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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이자 봉사자로서의 삶, 주님께서 이끌어 주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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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몇 푼 더 받는 것보다 소외된 이들을 사랑하면서 살아가는 게 더 중요하죠. 후배들도 타인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환자를 만나는 의사가 되길 바라요.”


지난 4월 5일 보건복지부가 주최한 제52회 보건의 날 행사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은 요셉의원 신완식(요셉·74) 전 의무원장은 소탈한 웃음과 함께 시종일관 겸손했다. 신 전 원장은 지난해 은퇴했지만 매주 월요일과 수요일 여전히 요셉의원으로 진료 봉사를 나오고 있다. 보통은 진료실에 있지만 거동이 불편한 환자가 있으면 직접 방문 진료를 가기도 한다.


그는 표창에 대해 “지금껏 받았던 상에 ‘대통령’상이 없어서 주신 것 같다”며 웃어 보였다. 이어 “요셉의원에서 16년째 봉사하는 노고에 대해 좋게 봐줬다고 생각한다”면서 “의사이자 봉사자로서의 삶은 그저 주님이 이끄시는 대로 왔을 뿐”이라고 말했다.


감염내과 권위자로서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로 재직하던 신 전 원장은 정년을 6년 앞둔 2009년 3월 요셉의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줄곧 언젠가는 꼭 봉사하는 삶을 살겠다고 다짐했다던 그는 “교수 시절 은퇴한 선배를 찾아뵀는데, 봉사하고 싶어도 몸이 너무 힘들다는 말을 듣고 봉사에도 다 때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요셉의원에서의 생활은 대학병원과 사뭇 달라 적응하기 어려웠다. 신 전 원장은 “일반 병원과 가장 달랐던 건 몸과 마음을 모두 치유해야 하는 ‘전인적 치료’를 한다는 것”이라며 “세상에서 천대와 냉소를 받던 환자들은 마음의 문을 굳게 닫아 처음엔 내 말을 들은 체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어르고 달래며 환자들을 진심으로 대하자 닫혔던 문이 서서히 열렸다.


“막상 신뢰를 얻자 깨달은 건, 환자들이 마치 겉은 딱딱한 갑옷을 입은 것 같지만 속은 정말 여리다는 것입니다.”


신 전 원장은 “투덜대며 쌀쌀맞게 굴던 어느 할머니께서 다음 진료에는 머리핀까지 꽂고 해맑은 미소를 보였던 때 정말 큰 행복을 느꼈다”고 기억했다. 이런 소소한 행복은 그가 끝까지 봉사하는 의사로 남게 해 준 원동력이었다.


신 원장은 “이곳의 많은 환자가 무시당할까 봐 일반 병원 가기를 꺼려했다”며 “여기는 그래도 나를 ‘인간’으로 대한다고 느껴 마음 편히 진료를 받으러 오신다”고 말했다. 그렇기에 지금도 조심스럽고 따뜻하게 환자를 대하고 있다.


그는 “봉사자들에게서 오히려 내가 배우는 게 더 많다”며 “다들 시간을 쪼개가며 봉사하러 오시는 모습을 보면 나도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회상했다. 은퇴한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는 “나이가 나이인지라 옛날 같지 않지만 봉사자들을 보면 얼른 진료하러 가야겠다는 생각뿐”이라고 말한다.


신 전 원장에게 의사라는 직업은 ‘사랑’을 전해야 하는 사명을 가진다. 그는 “의대생들에게 강의를 하던 때 항상 왜 의사가 되고 싶은지, 어떤 의사가 되고 싶은지 스스로 끊임없이 질문하라고 조언했다”고 전했다.


“후배들이 먼 훗날 ‘나는 타인을 얼마나 사랑하고 살았는가’라는 질문에 떳떳하게 대답할 수 있는 의사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이형준 기자 june@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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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4-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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