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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진단] 첨단시대의 보릿고개(최영일, 빈첸시오, 공공소통전략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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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패션은 ‘Y2K 스타일’이 유행이라고 한다. 말이 거창해 보이지만 90년대 X세대 문화를 거친 중년이라면 ‘아, 서기 2000년이 되면서 한 세기, 한 천 년, 밀레니엄이 바뀔 때 유행했던 지금은 복고, 레트로 스타일이구나!’ 느낌이 올 것이다.

이때 ‘뉴밀레니엄’이 시작될 때 우리는 IMF 와중에서 경제구조의 변화를 겪으며 고통을 받았다. 하지만 디지털 문명이 촉발되면서 인터넷이라는 가상공간이 열리고, ‘전 국민 이메일 갖기’가 시작되었고, 홈페이지ㆍ온라인 커뮤니티ㆍ온라인 카페ㆍ블로그 같은 것들이 새 시대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전환기이기도 하다.

미국의 기술주 주식시장인 나스닥을 벤치마킹해 코스닥이 생겼고, 미국 벤처의 산실 지역인 실리콘밸리 못지 않은 강남 ‘테헤란밸리’에는 신산업에 뛰어든 젊은이들이 넘쳐났다. 어쩌면 경제적 폐허 속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이 꿈틀거리며 만들어지던 산업역사의 과도기였을 것이다.

그 이후 또다시 20여 년이 흘렀고, 지속적으로 성장해온 반도체와 스마트폰 산업에 더하여 인공지능ㆍ로봇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도래했다. 그런데 우리 경제는 침체의 늪에 빠져 있다.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은 IMF 외환 위기 때보다 더 힘들다는 이야기도 한다. 여러 가지 성장동력이 태동하는 것 같은 장밋빛 미래가 언론지상을 장식하는데, 왜 경제적 희망은 잘 보이지 않을까?

지난 3년의 코로나19 팬데믹 국면을 벗어나면서 얼어붙었던 내수시장이 확 풀릴 줄 알았건만, 그동안의 양적 완화 때문에 벌어진 인플레이션을 잡으려니 고금리 시대가 도래했다. 또한, 인플레이션이니 고물가인 것이다. 원자재와 부품을 수입해서 부가가치를 얹어 수출하는 국가인 우리나라는 상승하는 비용 부담에 허덕이고 있다. 더하여 제1 교역 상대국인 중국 시장과의 거래가 회복되지 못하면서 올해 들어 무역수지는 적자일 뿐 아니라 그 폭이 암울하게 떨어지고 있다.

스포츠 경기를 하다 보면 실력과 무관하게 어떤 패턴에 걸려 계속 실점하는 상황에 빠지게 되는 경우가 있다. 최근 인기를 끈 일본 애니메이션, 우리에게도 익숙한 ‘슬램덩크’ 극장판 ‘더 퍼스트 슬램덩크’에서도 이런 일이 일어난다. 주인공 북산고 드림팀은 최강의 적수인 산왕공고의 압박수비에 막혀 20점 이상 격차로 벌어지자 패색이 짙어진다. 이때는 심리적 돌파가 가장 중요하다. 선수들은 계속 뛴다. 이미 탈진해 보이는 정대만 선수, 이른바 포기를 모르는 ‘불꽃 남자’는 공이 오면 3점 슛을 쏜다. 등에 부상을 당한 강백호는 리바운드를 위해 점프한다. ‘나 홀로 농구천재’였던 서태웅은 드디어 패스를 하며 팀플레이를 시작한다. 감독은 “포기할 때 경기는 종료되는 것이다라”고 중얼거린다.

이런 모습은 현실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지난 겨울 카타르 월드컵에서 16강 진출 기적을 이룬 국가대표팀이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명언으로 국민에게 희망을 주지 않았던가.

21세기 들어와 ‘경제는 심리다’라는 말이 일반화되었다. 문제는 화려한 혁신기술과 관련한 기사들 밖, 즉 현실에선 희망의 흐름이 실제로 잘 포착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해를 넘기고 설을 보내며 국민적 관심은 난방비로 쏠렸었지만, 이제 봄을 목전에 두고 올해 3월에서 5월은 나이 든 어르신만 기억하는 춘궁기, 보릿고개가 닥쳐올 수 있다. 지금 빨리 준비하지 않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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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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