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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세월호’는 기억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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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9주기를 맞아 곳곳에서 세월호 참사와 희생자들, 유가족을 추모하고 위로하고 기억하는 자리들이 마련됐다. 9년이나 지났기에 세월호를 잊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제 그만 놓아주자’고 한다. 아직도 아파하고 있는 이들이 고통에서 벗어나고, 희생자들이 안식에 들게 하자는 안타까움이 이유일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참사를 떠올리는 것이 피로하다거나, 혹은 더 이상 책임감을 느끼기 고단하다는 이기심에 바탕을 둔 것이라면 우리는 스스로의 마음가짐을 성찰해 볼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세월호가 준 교훈을 우리는 여전히 제대로 실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월호를 기억해야 하는 첫 번째 이유는 참사의 진상 규명이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용서는 정의가 구현됐을 때 가능하다. 왜 그런 참사가 발생했는지 알지 못한 채, 누가 그 참사에 책임이 있는지 모르면서 고통을 놓아버릴 수는 없다. 더 중요한 이유는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대형 참사들의 공통적인 원인은 직접적으로는 안전 불감증이고 근본적으로는 인간 존엄성과 생명의 소중함보다는 사적 이익을 우선시한 욕심이다.

큰 비극 뒤 허겁지겁 호들갑스러운 재발 방지 노력을 하는 듯했지만 결국 제대로 진상과 엄정한 책임 규명이 이어지지 못하고 근본적인 인식 개선과 실천 노력이 없었기 때문에 같은 참사가 또 다시 발생했다. 이태원에서 159명 젊은이들의 목숨을 앗아간 10·29 참사가 이를 증명한다. 적어도 아직까지는 우리 모두 세월호를 잊어선 안 된다. 추모하고 기억하는 일은 여전히 우리가 아직 제대로 시작도 못한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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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3-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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