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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의 공포심 먹고 자라는 유사종교, 현혹되지 마세요

한국천주교유사종교대책위 실무위원 명형진(인천가톨릭대 신학대 교수) 신부, ‘종말은 구원과 사랑의 하느님 만나는 때’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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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종교는 종말의 공포심과 불안감을 양분 삼아 자라나고 퍼져나간다. 유사종교 교주들은 “곧 종말이 닥친다”며 “메시아인 자신을 따르지 않으면, 심판과 파멸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위협한다. 이른바 ‘시한부 종말론’이다.



종말에 대한 오해

한국천주교유사종교대책위원회 실무위원인 명형진(인천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교수)신부는 “종말에 대한 이런 오해가 많은 사람을 유사종교에 빠지게 하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종말은 그리스도인에게 ‘공포’가 아닌 ‘희망’을 주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종말은 정해진 시간에 어떤 무서운 일이 벌어질 ‘시한부’가 아닙니다. 가톨릭에서 말하는 종말은 마지막 때에 우리가 받게 될 ‘구원’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지금 우리와 걷고 계십니다. 일상 안에서, 기도 안에서 그리고 삶의 어려움 속에서 함께하시죠. 종말은 우리가 구세주의 얼굴을 마주하는 ‘직접적인 만남’이 기다리고 있는 때입니다. 우리에게는 그 확증이 주어졌습니다.(히브 11,1 참조) 즉 종말을 향한 길은 언제나 우리와 함께하시며 보호해주시는 보고 싶은 그 분, 주님을 만날 그 순간으로 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길이 어찌 희망이 아닐 수 있을까요?”

아울러 명 신부는 종말론은 ‘우리가 하느님과 함께 살아가는 지금 시기가 완성으로 나아가는 길에 있다는 것을 가르쳐주는 학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느님을 엄벌을 내리는 공포의 대상으로 강조하는 것은 종말론에 대한 이해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종말론은 우리를 불구덩이에 넣으려고 심판의 지팡이를 들고 계시는 ‘두려운 하느님’을 말하지 않습니다. 마지막 날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무얼 더 줘야 하는지를 고민하시는 ‘사랑의 하느님’을 말합니다. 사랑의 하느님 앞에서 우리는 그분을 기만하여 우리가 하고 싶은 대로, 마음대로 살아도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느님은 그런 우리까지 품어 안아주실지 모릅니다. 그분은 자비의 하느님이시니까요. 다시 말해 종말은 하느님께서 선인과 악인을 가려내는 이분법의 심판도, ‘믿으면 천국, 안 믿으면 지옥’의 분리의 작업도 결코 아닙니다. 우리에게 사랑을 주시기 위한 하느님의 이끄심이자 그분과 함께 걷는 순례의 길입니다.”

 



선민론은 주님 가르침과 어긋나

한편, 유사종교 교주 대부분이 ‘시한부 종말론’과 함께 내세우는 교리가 바로 ‘한민족 선민론’이다. “자신이 재림한 한국에서 천년왕국이 실현될 것이고, 한민족은 유다인 대신 새롭게 선택받은 민족”이라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명 신부는 “예수 그리스도를 부정하고 자신이 메시아라고 주장하기 위한 도구”라며 “보편적 사랑을 보여주신 주님의 가르침에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유사종교 교주들의 주장은 구세주가 오시지 않은 구약에 머물러 있습니다. 스스로 구세주라고 주장하니까요. 구약의 이스라엘 백성은 선민사상 안에서 구원자를 기다렸죠. 그것이 모든 이를 구원하러 오신 주님을 알아보지 못하는 걸림돌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 땅에 오신 구세주 예수님은 죄인을 부르시고, 가난한 이를 초대하시며 천대받는 이들과 함께하셨습니다. 모든 민족과 사람이 당신의 백성임을 알려주신 것이지요. 이를 통해 우리는 하느님의 마음은 우리 인간의 마음과 같지 않다는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하느님의 사랑은 인간이 감히 닮을 수 없는 모든 이를 위한 사랑, 곧 보편적인 사랑이니까요. 그 덕에 지금 우리가 이 세상에 예수님이 오심을 찬미하고, 영광을 드릴 수 있는 겁니다.”

교황청립 우르바노대학교에서 교의신학 박사 학위를 받은 명형진 신부는 현재 인천가톨릭대학교에서 종말론ㆍ교회론 등을 강의하고 있다. 건강한 신앙생활을 위한 안내서인 「신앙의 면역력」과 「당신의 신앙은 안녕하신가요?」를 저술했다.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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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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