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9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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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복음] 연중 제16주일 -주님을 찾는 간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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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승수 신부



선배 신부님 중에 언제나 열정적인 모습으로 최선을 다해 사목하시는 분이 계십니다. 그분의 머릿속에는 어떻게 하면 아이들과 청년들에게 더 좋은 것들을 많이 해 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밖에 없지요. 한정된 예산으로 목표를 달성하자니 무슨 일이든 자기 손으로 직접 해결할 수밖에 없고, 그 과정에서 여러 분야에 능숙해졌습니다. 철판 볶음밥 만들기의 달인, 더치 커피 만들기의 달인, 원두 로스팅의 달인 등 별명도 여러 가지입니다. 정성과 진심으로 신자들을 대하니 많은 분이 그 매력에 흠뻑 빠져들고, 신부님이 떠나실 때가 되면 많은 분이 아쉬워하십니다. 그 중에도 잊을 수 없는 추억이 있다고 합니다. 정든 본당에서 마지막 미사를 마친 후 차를 타고 새로운 임지로 출발하는데, 주일학교 아이들 몇 명이 “신부님 가지 마세요” 하고 울면서 한참을 그 차를 쫓아 뛰어오더랍니다. 아이들의 눈물 어린 진심이 신부님으로 하여금 새로운 임지에서도 열정을 가지고 사목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겠지요.

오늘 복음은 ‘하느님 나라’ 선포의 사명을 받고 파견되었던 사도들이 예수님께 돌아와 결과 보고를 하는 장면입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이 많은 사람에 치여 제대로 밥조차 먹지 못하는 모습에 안타까워하시며, 휴식을 위해 제자들과 함께 배를 타고 외딴곳으로 이동하시지요. 그러자 많은 사람이 예수님 일행이 떠나는 것을 보고 육로로 달려가 그들보다 먼저 목적지에 도착해 기다립니다. 갈릴래아 호수는 둘레가 53㎞, 동서의 너비가 11㎞에 달할 정도로 큰 곳입니다. 그 호수의 둘레를 달려 배를 타고 건너가는 예수님 일행보다 먼저 반대편에 도착하려면, 25㎞에 달하는 거리를, 배보다 2.5배 이상 빠른 속도로 달려야 합니다. 예수님이 다른 고을에도 복음을 전하기 위해 자신들을 떠나셔야 한다는 사실이 슬프고 아쉬워 조금이라도 더 그분과 함께 있고 싶은 마음에 입에서 단내가 나도록 달린 것입니다. 신부님이 탄 차를 울면서 쫓아 달렸던 아이들과 같은 마음이겠지요.

예수님은 그들을 가엾이 여기십니다. 외딴곳에서 쉬려던 당신의 계획을 뒤로 미루고 그들에게 많은 것들을 가르쳐 주십니다. “무엇이든지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요한 2,5)라는 성모님의 순수한 믿음이 예수님의 마음을 움직여 ‘첫 기적’의 순간을 앞당긴 것처럼, 예수님과 함께 있고 싶은 간절하고 순수한 마음이 그분의 마음을 움직여 당신 계획을 바꾸게 한 것입니다.

그에 비하면 오늘날 우리가 예수님께 보여드리는 믿음의 자세는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그때엔 힘들게 예수님을 쫓아다녀야만 먼발치에서라도 그분을 뵐 수 있었지만, 지금 우리는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예수님을 만날 수 있습니다. 미사 중에는 성체로, 성경에서는 말씀으로, 기도 중에는 마음의 소리로 만날 수 있지요. 그런데 우리가 주님을 찾는 ‘간절함’이 우리가 누리는 ‘간편함’만큼 크다고 할 수 있을까요? 신앙생활이무미건조하게느껴진다면,내마음에간절함이없기때문입니다.“사랑하면알게되고알게되면보이나니그때보이는것은전과같지않으리라”고했습니다.주님을간절히찾는 만큼 그분을 더 사랑하게 되고, 주님을 사랑하는 만큼 마음의 눈이 열려 ‘사랑의 신비’를 알아보게 되는 것입니다.

상대방을 향한 그리움이 클수록 사랑이 더 깊어지고, 사랑이 깊어질수록 서로에 대한 신뢰가 더 단단해집니다. 주님의 사랑 안에 머물며 그분과 더 깊은 일치를 이루려면 주님의 뜻을 간절히 찾고 구하며 뒤를 따라 달려가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그러면 주님께서 우리에게 가르쳐주신 사랑의 섭리를, 구원의 신비를 깨닫게 될 것이고 그 깨달음이 깊어지는 만큼 삶의 기쁨과 행복들을 더 많이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함승수 신부(서울대교구 수색본당 부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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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1-07-14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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