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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직현장에서] ‘나’와 ‘그들’보다 ‘우리’

김현우 신부(인천교구 사회사목국 이주·해양사목부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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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우 신부



107차 세계 이주민과 난민의 날,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더 넓은 우리’라는 주제어로 ‘나’와 ‘그들’이 아닌 더 넓은 의미의 ‘우리’를 강조하셨습니다.

세계화의 흐름은 더는 단일한 민족이 한 국가를 이루는 구성요소임을 거부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찬미받으소서」, 「모든 형제들」의 회칙을 통해 ‘경제적 난민’ 이야기를 하시면서 삶의 다양한 모습 속에서 더 나은 삶의 질을 위한 ‘이주’는 자연스러우며 존중받아야 한다고 역설하십니다.

성경의 역사는 ‘이주’의 역사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마치 에덴동산에서 원죄로 인해 추방되어 이주하게 된 첫 인류, 그리고 장차 보여줄 땅으로 떠나는 아브라함, 광야를 지나 약속의 땅으로 떠나는 모세와 이스라엘 백성, 아시리아와 바빌론 유배, 남은 자와 돌아온 자의 모습들, 위험을 피해 이주하는 요셉 마리아 그리고 예수님의 성가정을 볼 때, ‘이주’는 곧 역사입니다.

외국인 노동자 상담소와 의료 봉사자들로 구성된 무료 진료소, 이주민 아이 돌봄 ‘품놀이터’로 구성된 ‘이주사목’ 그리고 외국인 선원과 어선원들을 대상으로 사목하는 ‘해양사목’을 하며 다양한 삶의 자리에서 끊임없는 고민 속에 살아가는 이들을 봅니다.

선입견과 무관심 그리고 차별이라는 무시무시한 어둠과 직면해 가족을 지키며 부양하기 위한 외국인 노동자들의 모습은 비단 한국 사회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 모든 국가에서 보이는 공통된 현상으로 보아야 합니다. 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 등 많은 나라에 이주해 간 한국인들도 이러한 편견과 무관심 그리고 차별 속에 살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어렵고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이 떠나질 않습니다. 국민적 정서의 상향 평준화를 기대하지만 각박한 삶의 현장에서 이들의 인권은 사각지대에서 하향 평준화가 이뤄집니다. 우리는 과연 그들을 ‘우리’로 보고 있는 것일까요?

아니면 교황님의 말씀은 그저 허공에 울리는 메아리인 걸까요?



김현우 신부(인천교구 사회사목국 이주·해양사목부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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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2-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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