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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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의 복음] 연중 제23주일-공동체를 통한 하늘의 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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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고,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릴 것이다.”

초창기 제자들 공동체는 허술했을 것입니다. 의기투합하여 모인 것도 아니고 자기들이 선택한 것도 아닙니다. 오로지 예수님께서 불러 세운 이들입니다. 베드로는 형제가 자신에게 잘못했을 때 몇 번이나 용서하면 되느냐고 예수님께 묻습니다. 아마 맏형인 자신의 권위에 도전하는 동료가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제자들 사이에 불협화음은 충분히 예상됩니다. 누가 높으냐로 다투기도 합니다. 어떻게 제자들의 어설픈 모임이 공동체로 자리 잡아갔을까요? 사도단 내규, 회칙을 만들었을까요?



1. 공동체를 이루는 힘은 ‘사랑의 법’

공자님은 남의 충고는 달갑게 받아야 하나, 윗사람은 물론 그가 친구라 하더라도 쉽게 충고나 간언하지 말라고 합니다. 충고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뿐 아니라 사람까지 잃는다는 것입니다. 이에 반하여 하느님은 에제키엘 예언자를 통해 말합니다. “네가 악인에게 그 악한 길을 버리도록 경고하는 말을 하지 않으면, 그 악인은 자기 죄 때문에 죽겠지만, 그가 죽은 책임을 너에게 묻겠다.”(에제 33,8) 공자님은 개인 처세법을 말하나, 하느님은 무한 연대책임을 말합니다.

예수님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요구하십니다. “네 형제가 너에게 죄를 짓거든 단둘이 만나 타일러라. 그가 말을 들으면 네가 그 형제를 얻는 것이다” 하십니다. 그리되면 공동체는 힘을 받겠지요. 그러나 고집을 피운다면 다른 이와 함께 재차 충고하고 그래도 말을 듣지 않으면 교회에 알리고 교회의 말도 듣지 않는다면 그땐 이방인이나 세리처럼 여기라고 말합니다. 마지막 단호한 말씀은 공동체 유지를 위한 자구책으로 들립니다. 단죄의 의미보다는 일단은 거리를 두고 지켜보자는 의미도 있습니다.

누구보다도 주님의 마음을 헤아린 바오로 사도는, 그리스도인들은 서로 사랑해야 하는 빚을 진 사람들이라며, 이웃을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고 충고합니다.(로마 13,8 이하)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여기서 한 발 더 나가 “사랑하라. 그리고 네 마음대로 하라” 하십니다. 사랑한다는 명분으로 마음대로 하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사람은 자기를 사랑하는 이에게서만 배운다는 말처럼 사랑의 마음으로 충고하고 간언해야 할 것입니다.



2. 주님의 이름으로 한 방향 정렬이 되어야!

공동체는 그저 사람들의 총화단결이 아닙니다. 예수님은 ‘두 사람이 마음을 모아 무엇이든 청하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이루어 주실 것이다’ 하셨는데 즉시 ‘당신 이름으로’ 모여야 함을 덧붙여 강조하십니다. 인간들의 단합이 악의 연대가 될 수 있음을 염두에 둔 것입니다. 인간들이 합세하여 자신들의 힘으로 하늘에 도전장을 내는 바벨탑 사건이 있었고, 소돔과 고모라는 도시 전체가 악의 수중에 떨어져 버리기도 합니다.

공동체는 단순히 친교와 나눔만이 아니고 주님의 마음으로 생각하고 식별해야 합니다. ‘주님의 이름으로’, 한 방향 정렬이 되어야 합니다. 예수회원으로 영적 지도자인 빌리 람베르트는 저서 「현실에 대한 사랑으로」에서 “성령이 공동체를 만들고, 인간의 법은 그 공동체를 유지하는 데 돕는 것뿐”이라고 말합니다.

‘하늘과 땅’은 천양지차로 보이나, 땅과 하늘은 맞닿아 있습니다. 하늘나라의 정취를 땅에서 맛보지 않으면 안 됩니다. 가장 기초 공동체, 가정이 하늘나라가 되어야 할 이유입니다. 땅은 지상의 공동체를 말합니다. 공동체에서 부지런히 하늘나라 삶을 익혀야 합니다. 선한 사람이 하늘나라에 가겠지만, 나에게 죄를 지은 이라 하더라도 대화하고 곁을 내주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루카 복음 15장의 만만한 아버지 같은 이가 많아져야 합니다. 그런 이가 하늘나라를 보여줍니다. 요한 묵시록은 말합니다. “이제 하느님의 거처는 사람들 가운데에 있다. 하느님께서 사람들과 함께 거처하시고 그들은 하느님의 백성이 될 것이다.”(묵시 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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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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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 13장 34절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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