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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지구인에게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실효적 행동 나설 것을 시급히 촉구

[특별기고] 박동호 신부(서울대교구,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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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지난 10월 4일 프란치스코 성인 축일에 프란치스코 교황은 ‘기후 위기’에 관한 사도 권고 「하느님을 찬미하여라」(이하 권고)를 ‘모든 선의의 사람’에게 내놓았는데, 이 문헌의 특징을 다음의 세 가지로 정리해보았다.

첫째, 권고는 교황이 2015년 프란치스코 성인 축일 전야에 ‘우리 공동의 집을 돌보는 삶’에 관한 사회 회칙 「찬미받으소서」(이하 회칙)를 발표한 지 8년 만에 나온 문헌이다. 회칙이 ‘생태 위기의 엄중함’이라는 포괄적 접근의 배경에서 생태적 전환의 삶을 호소했다면, 권고는 특별히 ‘기후 위기’라는 현안이 지닌 그 ‘시급성’의 배경에서 근본적이며 실효적인 해법 마련의 ‘절박함’을 호소한다. 그 점에서 권고는 회칙의 제1장 제1절 ‘오염과 기후 변화, 공동 재화로서의 기후’ 부분에 관한 일종의 ‘행동 지침’이라 할 만하다.

둘째, 문헌의 형식은 ‘사도 권고’이지만, 그 내용과 구조는 ‘사회교리’ 회칙이라 봐도 무방하다. 일반적으로 사회교리는 사회 현안, 곧 시대의 징표(권고, 제1장 기후 위기)에 대해 보편 교회가 성경과 교회의 전승(신앙, 제6장 영적 동기들)을 토대로 하여, 철학·문화적 성찰과 비평(제2장 기술관료주의 패러다임의 확장), 과학적 발견(사회과학, 제3장 국제 정치의 약점), 인류의 경험(제4장, 유엔기후협약 당사국총회(COP), 그 진척과 불이행)과 만나 대화함으로써 인류가 나아갈 길을 제안하기 때문이다(제5장, 두바이 COP28에 거는 기대). 물론 각각의 장(章)에도 시대의 징표 탐구, 신앙과 이성의 빛에 따른 식별(성찰), 나아갈 길 제안이라는 사회교리 구성 요소들을 담고 있다.

셋째, ‘모든 선의의 사람들’에게 권고한 그 형식은 근대 이후 교도권의 문헌들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대부분 회칙이나 권고는 ‘교회의 사람들’을 그 대상으로 했지만, 특히 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에는 ‘선의의 모든 사람’까지 그 대상으로 확대하고 있다. 직접적으로는 올해 11월 30일부터 12월 12일까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개최되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라는 특정 프로그램을 겨냥하여 그 실효적인 결실을 낳을 수 있도록, 근본적으로는 기후 위기라는 현안의 시급성·그 세계 차원 그리고 회복 불가능할 수 있는 그 재앙의 영속적 특성 때문에 반드시 모든 분야의 모든 선의의 사람이 결합하여 ‘실효적으로’ 행동해야 함을 호소한다.

절대 다수의 기후학자들은 분명히 ‘인간의 활동’이 오늘날 기후 변화와 그 위기의 가장 큰 요인이라 밝힌다. 그 인간의 활동 능력을 무한히 확대할 수 있다는 그릇된 신념을 강화하는 토대를 권고는 과학 기술과 경제적 이익이 결합한 ‘기술관료주의(전문가 중심의 배타적 지배구조) 패러다임’과 ‘능력주의 사회’ 또는 ‘엘리트 중심 사회’의 확장에서 찾는다.

회칙에서는 이를 ‘과도한 인간중심주의’ 또는 ‘일탈한 인간중심주의’로 진단한다(제3장, 생태 위기의 인간적 뿌리들). 근본적으로는 근대의 인간관과 세계관에서 그 뿌리를 찾는데, 오로지 독립된 ‘주체’로서의 인간이 타인과 사회와 창조 세계를 철저하게 자신의 욕구 및 힘의 행사 ‘대상’으로만 삼음으로써(객체화), 마침내 ‘참 보기 좋았던’ 그것들 사이의 온전한 관계망(질서의 고요함-평화)을 파괴할 정도의 지경, 곧 공동의 집(생태)을 허물어뜨릴 지경에 이르렀다고 진단한다. 권고는 기후 위기를 초래한 이 파괴적 패러다임을 극복할 길을, 곧 인간의 힘을 윤리적으로 절제시킬 그 구체적 길을, 국제 정치와 외교문화 분야에서, 특히 유엔기후협약 당사국총회를 통해서 모색·제안한다.



박동호 신부(서울대교구 /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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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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