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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의 묘약은 사랑

[월간 꿈 CUM] 지금 _ 나와 너 그리고 우리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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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부터 동양의학에서는 모든 질병의 근본적 원인을 마음에서 찾았다. 마음이 안정되지 않으면 결국 질병이 찾아온다는 것이다. 스트레스가 만병의 근원이란 말이 여기에 해당한다. 어떤 사람은 병의 원인을 정확히 모를 때 이 말을 하게 된다며 애써 그 의미를 축소하려 한다. 하지만 현대의학이 발달할수록 이 말이 사실이라는 증거는 계속 드러나고 있다.

한때는 질병의 원인을 세균이나 바이러스처럼 외부 인자에서 찾으려는 노력이 성행했다. 특히 최근에는 생명과학의 발달로 인해 어떤 질환들은 유전자 변이를 통해 발생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결과 특정 유전자를 공격하여 질환을 유발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치료법이 개발되기도 하였다. 그 결과 불치병과 난치병 치료에 획기적인 발전이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외적인 병인론의 발전이 이루어지고 있다 하더라도, 질병의 원인이 근원적으로는 내적인 마음의 상태에서 유발되고 촉발된다는 사실을 부정하지는 못한다. 현대의학의 발전은 예전보다 더 미세한 영역에서 질병의 발달과정을 확인하게 되었다는 의미를 지닌다. 따라서 특정 병변을 일으키는 유전자 변이가 언제 그리고 어떻게 시작되는지에 대한 기전은 아직도 정확히 알 수가 없다. 결국 유전자 변이 역시 스트레스와 같은 마음의 상태와 연관이 깊다는 가설은 아직도 유효하다.

“너희는 모두 내 말을 듣고 깨달아라. 사람 밖에서 몸 안으로 들어가 그를 더럽힐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오히려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이 그를 더럽힌다.”(마르 7,14)

예수님은 음식이 사람을 부패시키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 안에서 나오는 각종 마음의 악으로부터 더럽혀진다고 말씀하신다. 즉, 마음에서 나오는 나쁜 생각들, 불륜, 도둑질, 살인, 간음, 탐욕, 악의, 사기, 방탕, 시기, 중상, 교만, 어리석음 등(마르 7,22 참조)이 사람에게서 나와 사람을 더럽힌다는 것이다.

예수님의 말씀은 은유나 비유가 아닌 사실로 밝혀지고 있다. 실제로 내면에서 이런 감정과 생각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면 몸의 스트레스 반응을 일으켜 신체적 질병이 발생한다. 한방에서는 부정적 감정들이 계속 쌓이게 되면 적취(積聚 : 쌓여서 응어리지는 것)가 생긴다고 했는데, 이것이 바로 현대의 암을 의미한다.

부정적 감정과 생각은 암 외에도 신경성 위염, 과민성 대장염, 충수돌기염(맹장염), 갑상선 기능 항진증, 중풍, 당뇨병, 전립선염, 성기능장애를 일으킬 뿐 아니라 노화를 촉진한다. 이처럼 감정의 변화는 신체에 영향을 주어 기와 혈의 순환을 막아 신체적 질병을 만들고 결국 정신과 영혼을 병들게 한다.

그렇다면 다시 한번 질문을 던져야 한다. 무조건 몸에 좋다는 건강식을 찾아 먹으면 정말 건강을 보장할 수 있을까? 누구도 이 질문에 그렇다고 말하지 못 할 것이다. 건강과 장수에 비결이 되는 선약은 없다는 것이 지금까지 인류가 집단지성을 통해 발견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핵심적인 건강의 비결은 결국 외부가 아닌 내면에서 시작된다. 마치 몸의 병이 외부에서 들어오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내면에 더 근원적 원인이 있는 것처럼 말이다. 우리의 건강도 외부에서 들어오는 약이나 음식에서 찾는 것은 어리석은 것이다. 바로 내면의 건강한 마음 상태가 건강의 핵심일 것이다.

그렇다면 앞에서 언급한 예수님 말씀을 한 번 뒤집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사람 몸 안에서 나와 사람을 깨끗하게 만들고 건강하게 만들 수 있는 생각과 감정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예수님은 이것을 인간에 대한 ‘사랑의 마음’으로 표현하셨다. 

현대의 영성생활이란 예수님이 제시한 이 ‘사랑’을 지금-여기서 실천하고 체험하는 삶이라고 할 수 있다. 신앙인이 진정한 사랑의 삶을 살아갈 때 건강은 자연적으로 따라오는 은총의 산물일 것이다.
 


글 _ 박현민 신부 (베드로, 영성심리학자, 성필립보생태마을 부관장)
미국 시카고 대학에서 사목 상담 심리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한국상담심리학회, 한국상담전문가연합회에서 각각 상담 심리 전문가(상담 심리사 1급) 자격증을 취득했다. 일상생활과 신앙생활이 분리되지 않고 통합되는 전인적인 삶의 방향을 제시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으며 현재 성필립보생태마을에서 상담자의 복음화, 상담의 복음화, 상담을 통한 복음화에 전념하고 있다. 저서로 「상담의 지혜」, 역서로 「부부를 위한 심리 치료 계획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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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4-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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