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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속 궁금증] 75. 성경에서 환자를 치유하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가?

질병, 하느님의 심판과 진노ㆍ재앙 등으로 여겨… 예수는 전인적 치유 통해 죄를 용서하고 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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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수님의 환자 치유는 인간에 대한 전인적 차원의 치유다.
그림은 바르톨로메 무리요 작, `마비 환자를 고치는 예수`(1667~1670), 내셔널 갤러리, 런던.
 
 
   옛날에는 환자가 병에 걸린 원인을 외부에서 찾았다. 특별히 유다인들은 질병을 `하느님의 저주`로 생각했다. 에덴에서의 인간 타락 후 인간과 만물에 내려진 하느님 저주의 결과로 본 것이다. 인간 타락의 결과로 생겨난 `질병`은 `죽음`과 함께 저주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졌다.

 구약성경에서는 질병을 `하느님의 심판과 진노` `재앙` 등으로 언급하고 있다. 구약 시대 사람들은 하느님이 사람에 대한 심판과 훈련의 수단으로 질병을 보내기도 하신다고 믿었다(욥 5,17-18). "주님께서는 너희에게서 온갖 병을 없애 주실 것이다. 또 너희가 이집트에서 본 온갖 나쁜 질병을 너희에게는 퍼뜨리지 않으실 것이다. 그러나 너희를 미워하는 모든 자에게는 그 질병들을 내리실 것이다"(신명 7,15).

 반대로 질병의 치유는 하느님 왕국의 도래를 나타내는 수단 중의 하나로 생각됐다. "너의 조상 다윗의 하느님인 주님이 이렇게 말한다. 나는 네 기도를 들었고 네 눈물을 보았다. 이제 내가 너를 치유해 주겠다. 사흘 안에 너는 주님의 집에 올라가게 될 것이다"(2열왕 20,5).

 그러므로 유다인들은 사람이 질병에 걸리게 되면 반드시 하느님께 간구해야 했다. 왜냐하면 하느님은 질병을 치유하는 분이기 때문이다. "너희가 주 너희 하느님의 말을 잘 듣고, 주님의 눈에 드는 옳은 일을 하며, 그 계명에 귀를 기울이고 그 모든 규정을 지키면, 이집트인들에게 내린 어떤 질병도 너희에게는 내리지 않을 것이다. 나는 너희를 낫게 하는 주님이다"(탈출 15,26).

 예수님께서는 카파르나움의 어느 집에 계실 때, 어떤 중풍 병자를 고쳐 주셨다. 그 병자는 집에 군중이 너무 많아 예수님께 다가가지 못하자 집의 천장을 벗겨내고 구멍을 내어 들것에 실린 채 내려졌다. 그때 예수님께서는 환자에게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마르 2,5)고 먼저 말씀하셨다. 유다인들의 질병관을 잘 나타내는 대목이다. 그리고 예수님은 환자를 치유하고 그를 돌려보내신다.

 예수님의 치유는 단순히 외적이고 육체적인 차원만을 돌보는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의 것임을 보여 준다. 고통의 뿌리가 된 모든 상처를 근원적으로 치유하심으로써 예수님께서는 그 외적인 병고와 장애까지도 낫게 하시는 것이다.

 예수님께서 환자를 치유하시는 것은 아픈 사람들과 고통 받는 사람들에 대한 자비롭고 온유한 마음 때문이다.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 그러면 너희가 안식을 얻을 것이다. 정녕 내 멍에는 편하고 내 짐은 가볍다"(마태 11,28-30).

 예수님의 치유는 인간에 대한 전인적 차원의 치유다. 예수님께서는 병자를 고쳐주심으로써 인간이 본래 지니고 있는 온전함과 건강을 회복시켜 하느님의 구원이 현실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주신다(마르 2,1-12 참조).

 우리는 질병을 가진 환자를 치료하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통해서 하느님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엄격한 심판자가 아니라 용서하시고 하느님의 나라로 초대하시는 모습이다.


▲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교구장 비서실 수석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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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3-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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