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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속 궁금증] 79. 성경에서 여성들은 어떤 존재로 표현되고 있나?

구약시대에는 남자의 재산목록으로 매매 가능… 예수, 여성을 한 인격체로 존중ㆍ제자처럼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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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레조, `만져서는 안 될 사람`, 1525, 스페인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
 
   구약시대에 여자는 남자의 재산목록 중 하나였고 집안의 한 재산으로 매매가 가능한 존재로 생각됐다. 그래서 여인은 외부 세계와 완전히 격리됐으며 철저히 아버지나 남편의 지배 아래에 있었다.

 구약시대 여성들은 종교적인 면에서도 불리했다. 엄격한 토라, 율법, 랍비 문헌에서 여성을 금하는 성전 의식을 실행했다. 이스라엘의 연중행사인 유월절, 초막절, 오순절에도 여성들은 예배에 참석할 수 없었다. 여성들은 율법을 배울 수 없었고 율법교사가 될 수도 없었다. 여자의 손에 토라가 들어가느니 불에 태워버리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 시대였다.

 또한, 구약성경에서 집과 밭, 소와 나귀와 마찬가지로 부인도 남편의 소유물에 속하는 것으로 간주했다. "이웃의 집을 탐내서는 안 된다. 이웃의 아내나 남종이나 여종, 소나 나귀 할 것 없이 이웃의 소유는 무엇이든 탐내서는 안 된다"(탈출 20,17).

 이스라엘 여성의 위치가 노예와 법률적으로 차이가 나는 것은 단 두 가지였다. 혼인 지참금에 대한 소유권을 가지고 있다는 것과 남편과의 이혼 혹은 사별 시 여성에게 지급될 금액이 기록된 혼인 증서를 담보로 가지고 있다는 것뿐이었다.

 보통 여성이 혼인하게 되면 남편 집에 들어가 살면서 힘든 가정일을 해야 했다. 여성은 가축을 지키고, 밭에서 일하며, 집에서 밥을 짓고, 양털로 실을 뽑아 옷을 짜는 일을 했다. 남편의 잠자리 준비 및 남편의 얼굴과 손발을 씻겨 주는 것도 부인의 의무에 속했다.

 그런데 구약성경에서는 남녀를 모두 같은 존재로 보는 시각도 존재했다.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여라. 그러면 너는 주 너의 하느님이 너에게 주는 땅에서 오래 살 것이다"(탈출 20,12). 남성 중심 시대에 아버지와 어머니를 나란히 언급한 것은 큰 의미가 있는 것이다.

 신약성경에도 여인들의 위치는 큰 변함이 없었다. 여전히 공적인 삶은 철저히 남자들에게만 허용됐다. 여성들에게는 집안에서의 생활만이 요구됐다. 혼인하지 않은 처녀들에게 가장 바람직한 일은 오직 외출하지 않는 것이었다. 이처럼 여성들이 가정과 공적인 삶으로부터 완전히 소외돼 있었다. 집안에서도 딸들은 모든 궂은일을 도맡아 했지만 남자 형제들과 동등한 권리를 가지지 못했다.

 예수님의 여성관과 여성의 역할에 대한 태도는 가히 혁명적이었다. 성별과 사회적 계급과 관계없이 누구든지 예수님을 믿을 수 있었고 그를 따를 수 있었다. 예수님은 여인들을 남자와 똑같은 인간으로 보셨다. 더욱이 일부다처제 및 이혼 금지에 대한 예수님의 입장은(마르 10,6-12) 유례가 없을 정도로 여성을 높이 평가하신 것이다. 예수님이 살았던 시대는 여성의 인권이 보장되던 시대가 아니었다. 예수님은 여성들을 비하하거나 무시하지 않고 여성도 한 인격체로 받아들이셨다. 실제로 많은 여성이 예수님의 제자처럼 활동했다. "헤로데의 집사 쿠자스의 아내 요안나, 수산나였다. 그리고 다른 여자들도 많이 있었다. 그들은 자기들의 재산으로 예수님의 일행에게 시중을 들었다"(루카 8,3).


 
▲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교구장 비서실 수석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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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3-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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