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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속 도시]<6>야곱이 하느님과 씨름한 브니엘

주님 축복에 대한 야곱의 간절함 서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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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곱은 가족과 함께 야뽁강을 건넌다. 야곱은 한 `사람`과 씨름을 했고, 그는 야곱을 축복하고 이스라엘이라는 이름을 줬다. `빈의 창세기`로 불리는 필사본의 세밀화. 출처=「성경

야곱은 가족들과 함께 형 에사우를 만나기 위해 야뽁 나루를 건넜다. 개울을 건넌 다음 자기가 가진 모든 것도 건너보냈다. 그리고 야곱은 혼자 뒤떨어져 있었다. 그런데 어떤 분이 나타나 동이 트기까지 그와 씨름을 했다. 그분은 야곱을 이겨낼 수 없으리라는 것을 알고 야곱의 엉덩이뼈를 쳤다. 결국, 야곱은 그와 씨름을 하다가 엉덩이뼈를 다치게 됐다. 그분은 동이 밝아오니 이제 그만 놓으라고 했지만 야곱은 자기에게 복을 빌어주지 않으면 놓아드릴 수 없다고 떼를 썼다. 그분이 야곱에게 물었다. "네 이름이 무엇이냐?" "제 이름은 야곱입니다." "너는 하느님과 겨루어냈고 사람과도 겨루어 이긴 사람이다. 그러니 이제는 이스라엘이라 하여라." 그리고 야곱에게 복을 빌어주었다. "야곱은 `내가 여기서 하느님을 대면하고도 목숨을 건졌구나` 하면서 그곳 이름을 브니엘이라 불렀다. 그가 다친 다리를 절뚝거리며 브니엘을 떠날 때 해가 떠올랐다"(창세 32,23-33 참조).

 야곱이 천사와 씨름을 하는 장면은 성경에서 유명한 대목이다. 어떤 사람이 와서 밤새도록 야곱과 씨름하다가 아침이 되자 야곱에게 `이스라엘`이라는 이름을 주고 떠난다. 이스라엘의 뜻은 `하느님께서 대신 싸우신다, 하느님께서 구해주신다` 라는 뜻이다.

 야곱은 자신이 하느님과 얼굴을 마주하고 목숨을 건졌다고 해서 `브니엘`이라 부르게 됐다. 브니엘은 `하느님의 얼굴`이란 뜻이다. 브니엘은 성경의 다른 곳에서는 프누엘(판관 8,8)이라고도 불리고 있다. 오늘날 학자들은 같은 지역으로 보고 있다. 브니엘은 요르단 동쪽 야뽁 강의 상류에 위치한 성읍이다. 야곱이 건넌 야뽁 강은 오늘날도 강폭이 아주 좁다.

 또한 브니엘은 구약의 인물인 기드온과도 연관이 깊은 곳이다. 기드온은 이스라엘 골짜기에서 미디안 사람들을 쳐부순 후에 그들을 뒤쫓았다. 그때 기드온은 배고픈 부하들을 위해 수콧과 프누엘 사람들에게 먹을 것을 달라고 청했지만 단호하게 거절했다. "거기에서 프누엘로 올라가 같은 간청을 하였다. 그러나 프누엘 사람들의 대답도 수콧 사람들의 대답과 같았다. 그래서 그는 프누엘 사람들에게도 `내가 무사히 돌아올 때에 이 탑을 헐어 버리겠소`하고 말하였다"(판관 8,8-9).

 결국 기드온은 자신의 말대로 브니엘의 탑을 헐어버리고 성읍 사람들을 죽였다. 이후 2세기 동안에 걸쳐 브니엘에 관한 기록이 없는 것으로 보아 폐허가 된 것 같다. 그러다 예로보암은 에프라임 산악 지방에 스켐을 세우고 거기에서 살다가, 그곳에서 나와 프누엘을 세웠다(1열왕 12,25).

 성경에서는 분열 왕국 시대 북이스라엘의 예로보암이 브니엘을 건설했다고 언급한다. 그것은 예로보암이 브니엘을 확장하고 요새화한 것으로 추측된다. 브니엘 지역은 토지가 매우 비옥하며, 농산물도 많이 나고, 목축업도 성행했다. 오늘날에도 야뽁 강을 따라 북쪽 지역에는 농사를 짓고 있다.

 야곱이 하느님과 씨름을 한 브니엘. 야곱처럼 하느님의 축복을 간절하게 원하는 사람도 성경 전체를 통틀어 찾기 어렵다. 야곱은 전적으로 하느님을 신뢰했고 하느님의 축복을 누구보다도 강렬하게 원했다. 하느님의 사람과 싸움을 하면서 자신을 축복하지 않으면 끝까지 그를 놓지 않겠다는 야곱을 보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 허영업 신분(서울대교구 홍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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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4-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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