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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쩌나] 349. 오염의 진짜 주범은?

홍성남 신부(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상담전화: 02-727-2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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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남 신부(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상담전화: 02-727-2516)




문: 저는 중고 경유차를 몰면서 장사를 하는 신자입니다. 정부에서 경유차가 미세먼지의 주요 원인이라고 하면서부터 마음이 아주 불편합니다. 정부에서 다시 정정 발표를 하였지만 그래도 사람들이 제 차만 쳐다보는 것 같고, 죄인이 된 듯한 기분입니다. 요즘은 가난한 사람은 살기 힘든 나라구나 하는 생각에 우울하기만 합니다.



답:
정부의 소견머리 없는 발표 때문에 가난한 분들이 여러모로 마음에 괴로움을 겪고 계십니다. 이번에 정부가 한 발표가 어떤 심리적 문제를 남겼는지 살펴볼까 합니다.

정부가 경유차가 미세먼지의 주범이라고 하였다가 다시 수정하였지만, 사람들은 일단 자신의 머릿속에 각인된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즉 오래된 경유차를 보면 무의식적인 분노가 올라온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정부가 일부러 말을 흘리고 주워담는 이중적 태도를 보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즉 진행되는 결과를 예측하고 발표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됩니다.

미세먼지의 원인을 주로 가난한 사람들에게서 찾는 것을 보면서 문득 필리핀의 이멜다 마르코스가 생각났습니다.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아름다운 마닐라를 보여준다는 명목으로 달동네를 무자비하게 철거했던 무지막지한 여인이지요. 가난한 사람들의 처지는 아랑곳없이 폭력적인 정책 수행을 서슴지 않았던 오래전 일이 지금 우리나라에서 벌어지는 것 같아 모골이 송연하기만 합니다. 다음에는 또 무슨 명목으로 가난한 사람들을 힘들게 하려는지-

현 정부 정책의 내면성에 상당한 병리적 징후가 엿보입니다. 후진국에서 국민들을 서로 미워하게 해 놓고 권력자들은 뒤로 빠지는 상투적인 저질 정책이 우리나라에서 사용되는 듯한 기분이 들어서입니다. 국민 정서가 무의식적인 분노 정서로 바뀌면 경유차를 타는 사람이 왜 그 차를 타야 하는지, 왜 가난한 삶을 살아야 하는지, 그 사람이 부양해야 할 가족은 몇 명이나 되는지에 대한 깊은 배려의 마음은 사라지고 가난한 것들은 서울에 들어오면 안 된다는 인종 차별과도 같은 경제적 차별 의식을 가지게 됩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가난한 사람들을 홀대하는 것은 어떤 심리에서 비롯된 것인가? 신귀족주의 콤플렉스라고 생각됩니다. 진정한 귀족, 서민들을 배려하는 귀족이 아니라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들을 희생해도 된다는 자기애적 성격 장애 증후군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런 귀족 콤플렉스를 가진 사람들이 실제로는 우리나라의 정서적 오염의 주범들이란 것입니다. 언론에 보도되는 부정부패는 가난한 사람들은 꿈도 못 꾸는 일들입니다. 이들이 저지르는 범죄 행각은 청소년들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쳐서 아이들 중에는 10억을 준다면 10년 감방 생활을 감수하겠다는 아이들까지 있다고 합니다. 개처럼 벌어서 정승처럼 쓴다는 옛말보다 더 심한 범죄 행각을 통해서라도 돈을 벌고 싶다고 하는 철부지 아이들…. 우리 아이들의 정신상태를 이렇게 만든 사람은 경유차 운전자가 아니라 배울 만큼 배우고 벌 만큼 번다고 자부하는 사람들 중에서 나오고 있는 것이 우리 사회의 현실입니다.

꼼수를 써서라도, 권력을 잡아서라도 치부를 하겠다고 하는 자들이야말로 우리 사회 오염의 근원이고, 아이들의 앞날에 먹물을 끼얹는 자들인데 이런 사람들은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가난한 사람들이 눈칫밥을 먹어야 한다면 그런 나라에서 자라나는 가난한 아이들은 어디에 희망을 두어야 할 것인지….- 사회학자들은 한 나라의 수준은 가난한 사람들이 갖는 행복감에 비례한다고 하였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가난한 사람들을 무시하는 것은 하느님을 경멸하는 것이다”라고 말씀하신 바 있습니다. 세종대왕께서는 모든 사람이 다 당신의 백성이라고 하시면서 온갖 어려움에 시달리는 백성들을 돌보셔서 애민이 무엇인지를 몸으로 보여주셨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왠지 그런 가르침을 거슬러 역주행하는 듯한 기분이 들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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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6-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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