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9일
사목/복음/말씀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아! 어쩌나] 350. 말의 품위

홍성남 신부(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상담전화: 02-727-2516)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홍성남 신부(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상담전화: 02-727-2516)




문: 제가 어떤 모임을 갔는데 리더인 분이 서로 자유로운 대화를 위하여 말을 놓자고 하더군요. 저는 그 모임에서 나이가 든 편인지라 별로 반가운 마음이 들지 않았는데 저보다 젊은 사람들이 좋아라고 반말을 하면서 저에게 함부로 대하였습니다. 저는 마음이 불편해서 침묵을 지켰는데 자유로운 소통을 위해서는 그렇게 서로 말을 놓아야 하는지요. 저는 본당 신부님 중에서 노인분들에게 함부로 말을 하는 분들을 보아도 마음이 불편한데 반말에 대하여 민감한 제가 문제인가요?



답: 모임에서 말을 놓는 것은 때로 상담가 중에서 그룹상담에서 시도하는 방법입니다. 그런데 이런 방법은 부작용이 적지 않습니다. 젊은 사람들이야 자기 감정을 배설할 기회가 생겨서 좋을지 모르나 그런 배설에서 오는 쾌감이 건강한 것이 아니라 변태적인 것이어서 문제이고, 나이 든 사람들은 젊은 사람들로부터 무시를 당하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그리 권장할 방법은 아닙니다. 그런데도 이런 방법을 고수하는 리더들은 성격장애자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중국에서 홍위병들로 하여금 당시의 중국 어른들을 모욕하게 하였던 사람들과 유사한 지배 욕구를 가진 성격장애자들이란 것입니다. 또 서로가 미워하게 만들고 그런 관계를 즐기는 변태성욕자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리더가 모임원들을 싸우게 하고 즐기는 습성을 가진 병적인 사람이기에 아무리 전문가라 하더라도 그런 사람은 가까이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모임에서 상대방에게 조언하거나 건의 혹은 비판을 하려면, 그리고 그런 말들이 설득력을 가지려면 언행을 지극히 조심해야 합니다. 자칫 대화가 아니라 감정 싸움으로 변질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또 본당 어른들에게 함부로 말을 하는 사람들은 논의할 가치가 없습니다. 노인 공경을 해본 적이 없는 철부지 심성에 고착된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본당에서 교우들로부터 존경받고 환영받는 신부님들의 공통점은 신자들이 어린아이건 노인분들이건 관계없이 존중하고 아껴주는 사제들, 말을 함부로 하지 않는 분들입니다. 이렇게 신자분들께 사랑받는 분들은 대개 성장 과정이 건강하고 가족 간에 감정 소통이 잘된 환경에서 자란 분들입니다. 본당을 자기 가정처럼 여기고 교우분들을 가족처럼 아끼기에 사랑받으신 것이지요.

어른들은 어린아이들의 언행을 보면서 판단을 합니다. 어린아이가 예의 바르고 배려심이 있으면 그 부모가 누군지 궁금하고 집안 교육이 잘되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지만 아이가 제멋대로 굴고 심통 사나우면 그 부모가 상것들이라서 애도 저렇다는 생각들을 합니다. 문제아는 문제 부모에서 나온다는 말이 그래서 생긴 것인데 이런 적용은 어른들에게도 사제들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는 것입니다.

영국에서는 계층마다 사용하는 말이 다르다고 합니다. 그래서 세간의 비난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평민 출신인 왕세자비의 어머니가 왕실에 초대받았다가 평민의 말을 사용해서 무안을 당한 이야기는 두고두고 회자하는 이야기인데 왜 그렇게 말의 품위에 예민한 것인가? 말이 마음가짐을 만드는 기능을 가지기 때문입니다.

말이 상소리에 가까워지고 품격이 떨어지면 사람의 마음가짐도 퇴행적이고 퇴락한 경향을 보입니다. 상소리를 하면 상것이 된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말의 격조가 높으면 아무리 가난하고 없어 보여도 그 사람에 대한 평가가 높아집니다. 어떤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이 서로 존댓말을 사용하게 하였는데 그 후로 소위 왕따 현상이 사라지고 배려심이 높아졌다는 실험 결과는 말의 품격을 높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한가지 예일 것입니다.

※상담을 원하시면 010-5032-7422로 ‘문자’를 보내주세요.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6-06-29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4. 29

집회 2장 4절
너에게 닥친 것은 무엇이나 받아들이고 처지가 바뀌어 비천해지더라도 참고 견뎌라.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