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9일
사목/복음/말씀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아! 어쩌나] 351.상담가의 자세

홍성남 신부(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상담전화: 02-727-2516)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홍성남 신부(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상담전화: 02-727-2516)




문: 저는 상담가가 되기 위한 수련을 받고 있는데 상담 공부를 하면서 저 자신에 대해 새로운 것들을 배워가는 것이 즐겁기만 합니다. 그런데 막상 상담 현장에 나갈 때가 되니 마음이 불안합니다. 제가 상담가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막연한 느낌이 들어서 더 그렇습니다. 현장에서 상담가로서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살아야 하는지요?



답: 상담가가 지켜야 할 것들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만 그중에서 제가 상담 현장에서 느낀 것 몇 가지만 추려서 말씀드릴까 합니다. 이 말씀은 현재 상담 공부를 하는 모든 분들에게 해당하는 이야기입니다.

첫째 진단을 함부로 하지 말라는 말씀을 드립니다. 초급 상담가일수록 내담자에 대하여 성급한 판단을 하려는 경향이 강합니다. 몇 가지 심리검사 정도로 내담자의 문제를 다 안다고 생각하고 자신이 판단한 내용(사실은 편견인 경우가 더 많은데)을 가지고 몰아가듯이 상담을 하는 것입니다. 이런 상담은 지시적이고 강압적인 경향을 가질 위험성이 높기에 조심해야 합니다.

간혹 심리 프로그램 연수를 받고 와서 사람에 대하여 이런저런 유형이라고 속단하는 분들은 대개 공부가 깊지 않은 분들인데 이런 분들은 모든 심리검사는 맞을 확률이 절반도 안 된다는 것을 유념하셔야 합니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생각이 짧고 공부도 깊지 않은 사람들이 내담자를 자기 마음대로 판단하는 오류를 범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상담에서는 족집게 상담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긴 인생을 살아오면서 생긴 문제를 점쟁이처럼 한 번에 알아맞힌다고 호언장담하는 사람들은 병적인 투사가 심한 사람이거나 편집증 장애자일 가능성이 높으니 조심할 일입니다.

두 번째로 조심할 것은 상담자는 내담자 인생의 일부이지 전부가 아니란 사실을 유념하셔야 합니다. 대개 상담자를 찾아오는 사람들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어 합니다. 그런 때 상담자들은 자신이 대단한 사람인 양 착각하는 과대망상증에 빠지거나 혹은 내담자의 문제를 전적으로 자신이 해결해 주어야겠다고 생각하는 메시아 망상에 빠집니다.

이런 병적인 마음가짐으로 내담자의 문제를 대할 경우 내담자는 홀로서기를 할 생각은 안 하고 상담자에게 전적으로 의존하는 심리적 부작용이 발생합니다. 상담가가 해야 할 일은 내담자의 상처를 치유하고 홀로서기를 하도록 도와주는 것이지 내담자의 손발이 되어 주고 심지어 대신 인생을 살아 주는 것은 아니니 선을 분명히 인식하고 상담을 하셔야 합니다.

셋째로 상담가는 늘 자기 자신을 알기 위한 공부를 해야 합니다. 상담가들은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보기 전에 자기 마음을 먼저 보아야 합니다. 그래서 상담가가 되려는 사람들은 다른 상담가로부터 분석을 받는 것이 의무입니다. 그런데 혹간 자기 문제에 대한 분석은 받지 않고 다른 사람을 상담해 주기 위해서 상담 공부를 하려는 분들이 계시는데 이런 분들은 심리치료 지식을 다른 사람들을 함부로 판단하거나 다른 사람들을 공격할 때 사용하는 비윤리적 행위를 할 위험성이 큽니다.

상담가가 되기 위해서 분석상담을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는 것을 말 그래도 의무적으로 받는 분들도 위험하긴 마찬가지입니다. 마음을 닫은 상태로는 자기분석이 안 되기 때문입니다. 자기 마음을 보는 만큼 내담자의 마음을 본다는 것은 상담계의 정설입니다. 아무리 학위를 많이 받고 자격증을 많이 땄어도 자기분석과 자기 탐색을 하지 않는 상담가들은 백정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상담가들은 매일 자기 해부를 합니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6-07-06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4. 29

예레 33장 8절
나는 그들이 나에게 지은 모든 죄에서 그들을 깨끗하게 하고, 그들이 나를 거역하여 지은 모든 죄를 용서하겠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