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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쩌나] 353.정상인가요?

홍성남 신부 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상담전화: 02-727-2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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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제가 아는 교우분이 저를 보고 어두운 기운이 있어 마귀가 있을지도 모른다며 구마기도를 해주겠다고 합니다. 마귀가 들렸다고 하니 왠지 두려운 마음이 올라옵니다. 그 자매는 세속적인 삶을 벗어나 영적인 삶을 살겠노라고 하면서 성당에서 살다시피 하는 분이라 그분의 말이 저에게는 크게 다가옵니다. 정말 제게 마귀가 들려서 이렇게 마음이 어두운 것인지요. 성당에서 성수를 가지고 와서 뿌리지만 마음은 불편합니다.



답: 가끔 마귀가 보인다. 어두운 기운이 보인다는 분들이 계십니다. 물론 초자연적인 현상은 존재합니다. 영적 존재들은 신앙인들이 공유하는 믿음이기도 하고요. 그러나 종교 생활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은 적지 않습니다. 특히 가장 심각한 것은 종교적 망상입니다. 종교적 망상은 과대망상적인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이런 망상들은 대개 환자의 사회적 배경·흥미·동료집단에 따르는 내용의 장애로 여겨집니다.

종교적 망상에 대해서 정신의학에서는 이렇게 개념을 짓습니다. 주관적인 경험과 행동 모두가 정신과적 증상에 부합한다. 생활의 다른 부분에서도 정신질환의 증상이 보인다. 망상 환각 기분장애 사고장애 등등.

이런 망상은 왜 생기는가? 심리적인 면역체계가 약할 때 발생합니다. 군인들은 한밤중에 무덤 근처에서도 단잠을 잡니다. 몸이 강건하면 망상을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몸이 약해지면 헛것이 보이기 시작하고 두려움과 공포심이 자리를 잡아 사람을 지배합니다. 망상은 허약한 사람들의 심리적 특성입니다.

그렇다면 허약한 사람들은 왜 그런가? 세상을 멀리해서 그렇습니다. 남미 원주민들은 유럽의 군인들에 의해 수많은 사람이 학살을 당했습니다. 그런데 무력에 의해 죽은 사람들보다 유럽인들이 가져온 전염병에 걸려 죽은 사람들이 더 많았다고 합니다. 유럽인들은 안 죽고 원주민들만 죽은 이유는, 유럽인들은 여러 종류의 동물을 키우며 세균에 대한 면역력이 생겼는데 반해, 원주민들은 한 종류의 동물만을 키워서 세균에 취약했다는 것입니다. 어울려 사는 대상들이 많을수록 심리적으로나 신체적으로 강건하다는 것입니다.

사람의 마음 안에서도 세균 같은 것들이 존재합니다. 우울감 불안감 분노감 등등. 그런데 우리가 사람들과의 만남도 많고 할 일도 많을 때에는 이런 것들이 우리 자아를 지배하지 못합니다. 마치 건강한 사람들은 감기를 비롯한 병들이 스쳐 지나가듯이 그런 감정들이 스쳐 지나갑니다. 그러나 사람과의 관계를 끊고 마치 고인 물과 같은 삶을 살면 마음이 약해지면서 여러 가지 감정들이 우리 자아를 노예로 만듭니다. 그래서 기도 중에 헛것이 보이고 심지어 다른 사람에게서 무엇인가 보이는 듯한 착각 망상이 생기는 것입니다.

이런 상태에서 더 많은 기도를 하고 더 사람을 꺼리는 것은 증상을 더 악화시키기 마련인데 거기다가 옆에서 누군가가 마귀 운운하면 그야말로 신경과민 불안장애가 생기거나 심지어 조현병에 걸릴 가능성도 생깁니다.

믿음과 망상은 얼핏 보면 구분하기가 어렵습니다. 특히 망상이 심한 사람들 중에서는 홀로 명상이나 기도를 하는 등 반듯한 면모를 보이기에 더더욱 그렇습니다. 그러나 그런 태도가 그 사람 마음의 건강함을 입증하는 것은 아닙니다. 기도나 명상을 아무리 많이 해도 심리적으로 불균형하고 자신이 믿는 신의 이미지가 두려움과 공포의 대상일 때 그런 사람들의 종교적 삶의 내용은 건강한 신앙인의 것이 아니라 정신병적인 내용을 담고 있을 뿐입니다. 그러니 자매님을 보고 마귀 운운 하는 사람들과는 일단 거리를 두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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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6-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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