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9일
사목/복음/말씀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아! 어쩌나] 368. 사제답게 산다는 것은

홍성남 신부 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상담전화: 02-727-2516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홍성남 신부 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상담전화: 02-727-2516




문: 사제서품을 받은 지 얼마 안 된 새내기 신부입니다. 신자분들과 잘 지내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가끔 제가 사제답게 살고 있는가, 사제로 사는 삶을 잘 살고 있는가 하는 의문이 듭니다. 사제답게 사는지를 스스로 알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답: 신부님께서 자신의 삶을 성찰하는 마음을 가진 것만으로도 이미 사제답게 살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성인들은 자신들이 절대로 성인이 아니라고 한다지요. 스스로 사제의 삶을 가장 잘살고 있다고 자부하는 마음이 생기면 위험한데, 신부님은 겸손한 마음을 갖고 계시니 사제답게 살고 계신다고 장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초심을 유지해 나가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본당 신부 생활을 오래 할수록 그러한 겸허한 마음을 갖기가 더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사제는 늘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성찰의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성당의 작은 폭군, 작은 독재자가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사제답게 사는지 알 수 있는 두 번째 표징은 아이들이 신부님을 얼마나 따르는가입니다. 아이들은 어른들과 달리 심리적인 벽이 별로 없습니다. 좋고 싫은 감정 표현이 솔직합니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자기들을 좋아하는지 아닌지를 본능적으로 압니다. 그래서 신부님이 마음에 들면 내내 그 신부 곁을 떠나지 않고 놀지만, 귀찮아 하거나 싫어하는 기색이 보이면 절대 근처에도 가지 않습니다.

세 번째는 짜증이 늘면, 위험 수준에 달했다고 생각하면 틀림없습니다. 짜증이란 본당이 내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는다고 생각할 때 일어나는 감정입니다. ‘왜 신자들이 헌금을 적게 내는 거야’ ‘왜 신자들이 내가 하는 일에 동참을 안 하는 거야’, 심지어는 ‘왜 집에들 안 가고 성당 안에서 노는 거야’ 하면서 철없는 어린아이처럼 짜증을 부리는 것은 사제의 마음에서 떠났음을 알려주는 것입니다.

네 번째는 약자들에 대한 연민이 없어지고 어르신들을 홀대하는 마음이 생기면 위험 경계선을 넘었다고 보시면 됩니다. 어르신들이 일을 못 하고 돈도 벌지 못한다는 천박한 자본주의 의식이 영혼을 오염시켰을 때 약자들과 어르신들,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배려가 없어지고 돈을 흘려주는 사람들을 반기는 비루한 삶을 살게 되는 것입니다. 물론 사제도 사람이기에 물질적인 필요성을 느끼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만, 그래도 절제하고 산다면 신자들이 이해해주고 음으로 양으로 도움을 주는 것이 사목 현장의 모습입니다.

세간에 지도자상에 대한 웃지 못할 이야기가 있지요. 그런데 이것이 사제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사목자 중엔 ‘똑게’가 최고라고 하지요. 똑똑하지만 신자들을 몰아붙이지 않고 신자들과 발걸음을 맞춰가는 사제가 가장 현명한 사목자라고 하지요.

두 번째가 ‘똑부’ 사제입니다. 똑똑한데 자기 열정에 빠져서 신자들의 형편을 고려하지 않고 무리하게 일을 추진하는 형태이지요. 신자들로부터 칭찬은 듣지만, 사람들을 피곤하게 해서 별로 가까이하고 싶지 않은 경우입니다.

세 번째는 ‘멍부’입니다. 아무 생각 없이 이런 일 저런 일 대책 없이 일을 벌여놓고 마무리는 하지 못하는 경우입니다.

마지막으로 최악의 경우는 ‘멍게’라고 하지요. 자기 일을 하지 않으면서 단체들도 해산시키고 본당을 황량한 사막으로 만드는 경우입니다.

다행히 제가 아는 대부분의 사제는 서품 때의 약속을 지키려고 애쓰면서 살고 있음을 사목 현장에서 봐왔습니다. 신부님께서는 그런 선배신부님 중에 멘토를 정하시고 그분으로부터 적절한 조언을 들으면서 살아간다면 가장 훌륭한 사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내 아들아, 내 말에 주의를 기울이고 내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라. 무엇보다도 네 마음을 지켜라. 거기에서 생명의 샘이 흘러나온다”(잠언 4,20; 23).

※상담을 원하시면 010-5032-7422로

‘문자’를 보내주세요.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6-11-23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4. 29

이사 60장 1절
일어나 비추어라. 너의 빛이 왔다. 주님의 영광이 네 위에 떠올랐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