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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쩌나] 369. ...속죄양이 무엇인가요

홍성남 신부 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상담전화: 02-727-2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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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남 신부 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상담전화: 02-727-2516




문: 예비신자입니다. 요즘 입방아에 다시 오르는 종교인 중에 세월호 참사를 두고 “하느님께서 우리나라를 침몰시키려다 속죄양으로 아이들의 배를 침몰시켰다”는 말을 한 것이 재조명받아 심한 비난을 사고 있습니다. 그들이 한 말은 교회가 말하는 속죄양의 개념인지, 신학적으로 맞는 말인지 혼란스럽습니다.



답: 속죄양이라는 개념은 우리 교회만의 생각은 아닙니다. 근본적으로는 하느님이 바라시는 것이 아니라 사실은 인간이 가진 공포심이 만들어낸 제의적 행위라고 보면 맞을 것입니다. 엄청난 자연의 위력 앞에서 사람들은 불안과 공포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고, 공포심을 감소시킬 목적으로 희생 제물을 바친 것은 인류 공통의 제의 문화였습니다(자세히 알고 싶다면 라이문트 슈바거 저, 손희송 주교 역 「희생양은 필요한가?」를 참고하세요).

그리고 이런 공포심은 대개 죄책감과 심리적인 연관성을 갖습니다. 이런 죄책감을 줄이기 위한 종교적 수단으로 자신의 죄를 희생양에 전가하는 종교 행위가 생기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일부 종교인들은 주님의 죽음과 기존의 희생양 개념을 동일시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자세히 말하면 주님이 희생양이 되신 것과 기존의 희생양은 내용이 판이합니다.

기존의 희생양은 자발적이 아닌 사람들에 의해 강제로 행해진 종교 제의라는 외피를 뒤집어쓴, 일종의 폭력 행위였습니다. 이런 희생양의 개념은 인간 공동체 안에서 수많은 범죄 행위가 발생하게 하는 원인이 되기도 했습니다.

“어떤 공동체가 분산된 폭력성을 만장일치로 우연한 한 희생자에게 쏟아부음으로써 평화를 찾은 경험을 했다면 그들은 자신들도 모르게 이 구원의 과정을 이런저런 방식으로 반복하려고 노력하게 된다. 이런 반복을 통해서 공격성이 또다시 고개를 들게 되면 다시 한 번 그것을 외부로 돌리는 것이다. 희생양 메커니즘은 위기에 처한 공동체를 구원하고 폭력의 악순환을 중단시킬 수 있다”(「희생양은 필요한가?」 중에서).

즉,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아니라 일시적으로 사람들의 상호 간의 폭력성을 외부로 전가하는 수단으로 사용돼 왔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비단 종교뿐만 아니라 흔히 독재국가 정치인들이 때론 싫증 날 정도로 사용하는 정치적 수단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주님이 희생양이 되신 것은 사랑으로 스스로 선택하신 것이기에 기존 희생양 개념과 같이 보면 안 됩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세월호 참사를 마치 하느님께서 우리나라를 구원하시기 위해 아이들의 희생을 원하신 것처럼 말하는 것은 신학적으로나 심리 치료 관점에서 상당한 문제점을 가진 것으로 생각합니다.

신학적으로는 하느님을 당신의 분노 해소를 위해서 사람, 특히 아이들의 생명을 원하는 잔인하고 변태적인 분으로 보게 만드는 반복음적인 독성 죄를 범하는 것일 뿐 아니라 그로 인해 하느님의 사랑을 구하는 사람들을 신앙에서 떠나게 하는 참담한 결말이 오게 합니다.

이러한 병적인 신앙관에 매달리는 이들의 심리는 무엇인가? ‘속죄양 콤플렉스’라고 합니다. 아담과 하와가 선악과를 따먹은 후 하느님 앞에서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아담과 하와는 영악한 어린아이처럼 자신의 죄를 전면적으로 부인하지 않고 아담은 하와에게 하와는 뱀에게 책임을 전가합니다. 가정에서 부모가 폭력적인 경우 아이들이 보이는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나에게 처벌이 오는 것을 어떻게 해서라도 피하려고 거짓말로 순간을 모면하려는, 다른 대상을 희생양으로 만들려는 병적인 심리가 속죄양 콤플렉스가 만들어진 심리적 원인입니다. 이처럼 자신의 성장 과정을 돌아보고 분석하지 않은 채 종교인이라는 외피를 뒤집어쓰면 병적인 신학을 자신의 심리적 문제를 감추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하고, 결국 하느님마저 모욕하는 죄를 짓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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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6-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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