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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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쩌나] 378. 악이란 무엇인가요

홍성남 신부 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상담전화: 02-727-2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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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남 신부 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상담전화: 02-727-2516




문 : 요즈음 사태를 보면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 자주 헷갈립니다. 서로를 악의 세력이라고 하는데 정말 누가 악이고 누가 정의로운지 나이 어린 저로서는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옛날에는 악은 꼬리가 달리고 이빨이 날카로운 어떤 존재라고 배웠는데, 지금은 어떤 것이 악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답 : 지금처럼 정반대의 의견이 각을 세우고 있을 때는 어린 사람들 입장에서는 혼란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악이란 무엇인가 하는 물음은 비단 종교적인 문제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사람이 사는 공동체 안에서 상시로 발견되기에 그 존재성을 깊이 숙고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요즈음 정권에 대한 엇갈린 반응으로 우리 사회가 뜨겁습니다. 한쪽은 정권 교체를, 한쪽은 정권 사수를 외칩니다. 양쪽이 다 정의를 외칩니다. 그런데 영성 심리에서는 지금의 상황을 아주 조심스레 보고 있습니다. 어느 쪽이 정의로운가 하는 것은 윤리학에서 다룰 일이고, 영성 심리에서는 ‘선이란 무엇이고 악이란 무엇인가’ 하는 것을 다루는데 특히 요즈음에 와선 악의 존재성을 묵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악은 사람의 영혼을 파멸과 죽음으로 이끄는 강력한 존재입니다. 문제는 현대의 악은 그 존재성을 드러내지 않고 다른 것으로 외피를 만들어 입고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특히 정의를 가장한 악은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사회적인 문제, 부정부패 악순환의 고리는 당연히 끊어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 아이들이 미래에 건강한 사회에서 행복하게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정의를 구현하는 방법입니다. 자신이 생각하는 정의를 실현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마음 안에 미움이나 적개심을 가지고 있다면 그것은 정의의 얼굴을 한 악이라는 것입니다. 저는 어느 쪽을 편드는 것이 아니라 어느 쪽이건 상관없이 마음 안에 적개심을 가지고 있다면 생각이나 이념과는 상관없이 그것 자체가 이미 악에 오염된 상태라는 것을 말하고 싶습니다.

정의로 위장한 악은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살인행위를 합리화시켜 왔습니다. 상대방이 적이라고 생각하는 망상을 불러일으켜 같은 동네 사람들 간에 학살이 일어나는 일은 역사 안에서 적지 않았습니다. 예컨대 발칸 반도 안에서 벌어진 학살은 표면적으로는 종교적, 정치적이었지만 그 내면에서 주도한 것은 악이었다는 것입니다.

오래전 악은 소위 ‘마귀’라고 해서 퇴마의 대상이었습니다. 그러나 현대의 악은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지 않고 정의를 가장한 적개심으로 포장돼서 사람이 사람을 죽이고 싶은 마음을 가지게 합니다. 내 마음 안에 살인 충동이 느껴진다면 그것은 이미 내가 악이라는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악성 바이러스를 예방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근래 조류인플루엔자에 의해 수많은 닭이 죽어갔습니다. 이런 일이 생긴 근본적인 이유는 닭을 대량으로 가두어 키웠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활동 영역이 좁은 데서 살다 보니 면역력이 떨어져 철새들은 감기 정도로 지나갔는데, 닭들은 죽임을 당했다는 것입니다. 가두어 키운다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알려주는 사건입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의 마음이나 생각도 가두어지고 집단으로 획일적으로 교육되면 창의적인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집단의 감성에 쉽게 감염돼 사람이 해서는 안 되는 일을 아무 가책 없이 저지르게 됩니다.

주님께서는 “늘 깨어 기도하여라”(마태 26,41)고 하셨습니다. 이것은 말 그대로 잠을 자지 않고 기도하라는 말이 아니라 늘 자기 생각이나 마음을 살피라는 말씀입니다. 즉, 물음을 던지는 삶을 살라는 것이지요. 자신에 대한 물음, 믿음에 대한 물음, 다른 사람들이 던지는 말에 대한 물음을 끊임없이 던지는 가운데 자기만의 답을 찾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사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말에 귀를 기울입니다. 이것이 열린 삶이며 선을 추구하는 삶입니다.

그러나 집단의 논리에 빠진 사람들, 정서적으로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들은 닫힌 삶을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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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7-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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