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9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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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입식 주일학교, 체험·주도형 프로그램으로 바꿔나가야

서울대교구 청소년 담당 교구장 대리 정순택 주교에게 묻다, 주일학교와 청소년 복음화의 사목 대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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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교구 청소년 담당 교구장 대리 정순택 주교

 

 


오는 2학기부터 학교 수업이 정상화될 예정이다. 방역 당국이 전국 신규 확진자가 1000명 미만일 때 전면 등교가 가능해지도록 기준을 변경했기 때문이다. 학교가 정상화되면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수업이 확대되면서 낮아진 학업 성취도도 향상될 전망이다. 아울러 최근 정부가 종교 시설에 대한 방역 지침을 완화해 주일학교 운영 정상화도 기대되고 있다. 이에 서울대교구 청소년 담당 교구장 대리 정순택 주교<사진>를 만나 청소년 복음화를 위한 사목 대안을 알아봤다.

도재진ㆍ이학주 기자



▲코로나19로 공교육이 정상화되지 못해 청소년들의 학습 격차가 심화되고 있다. 특히 학부모의 경제력에 따라 학생들의 기초 학습 능력이 결정된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사회적 신분상승을 위한 기회들이 줄어들고 있다. 교회도 이제 이런 현실의 벽 앞에 좌절하는 젊은이와 청소년과 동반하여 격려해줘야 한다. 힘들어하고 아파하고 넘어진 젊은이와 함께하는 동반자의 사목이 중요하다. 교회의 큰 틀에서 우리나라 교육 정책에 관한 담론을 다뤄야 할 때이다. 서울대교구 청소년국은 세 차례에 걸친 청소년 사목 심포지엄을 통해 우리나라 교육 현실에 대한 대안을 모색한 바 있다. 그 해결책 가운데 하나로 학력차와 학벌 차에 대한 임금 격차를 줄이자는 것이었다. 학력과 학벌에 상관없이 각자가 성실하게 살면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는 정도의 임금이 보장돼야 한다. 이 부분은 고용과 임금, 세금 정책 등 국가 차원의 고민이 있어야 한다. 이러한 정책적인 변화가 교육과 연관해 움직여야 한다.”



▲입시 위주의 교육 환경에서 청소년 복음화를 위해 한국 교회는 어떠한 역할과 노력을 해 나가야 하나.

“새로운 접근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서울대교구 청소년국은 중고등학생을 위한 주일학교를 대체하는 시스템, 새로운 사목 접근법을 작년부터 마련하고 있다. 청소년 사목의 새 방법론 ‘나다(I AM)’이다. 청소년들이 주체적으로 서로 나눔을 한다. 교리교사가 주입식으로 가르치는 게 아니라 성경을 가지고 함께 나누고, 체험 프로그램으로 성지순례를 하고, 청소년들이 주도적으로 하는 나눔 위주의 프로그램이다.

「한국 천주교 청소년 사목 지침서」 핵심 키워드는 ‘동반자 사목’이다. 사목자들은 주입식 교리 전달이 전부가 아니라, 청소년들이 스스로 체험하며 깨닫고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동반해야 한다. 사목자만이 아니라 교회와 가정이 어떻게든 참여해 청소년들이 자기 주체적인 체험ㆍ나눔ㆍ성장을 해나갈 수 있도록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아울러 교회는 주일 미사에 청소년을 더 많이 초대해야 한다. 교회가 청소년들을 초대하는 것은 ‘신자니까 의무적으로’ 같은 차원을 넘는 것이다. 청소년에게 신앙생활은 정말 중요하고 필요하다. 성당 가는 것이 공부할 두세 시간을 뺏는 게 아니라 거기서 건강한 에너지와 휴식, 균형을 얻게 된다. 그 시간에 공부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큰, 그 이상의 에너지를 받을 수 있다. 우리 교회 역할이 사실 더 크다. 젊은이와 청소년들이 공부할 시간이 없다고 느낄수록 신앙생활을 더 한다면 공부에 있어 더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최근 발표한 「한국 천주교 청소년 사목 지침서」에서 주목한 ‘가난한 청소년’은 누구를 말하는 것인가?

“「한국 천주교 청소년 사목 지침서」가 말하는 가난은 단지 물질적인 것만이 아니다. 인적 네트워크에서의 가난, 친구와 동료들로부터 따돌림의 가난 등 여러 의미의 가난이다. 그런 점에서 많은 청소년이 ‘가난한 청소년’이라고 할 수 있다.

가난한 청소년이 많기에 다양한 사목을 시도해야 한다. 청소년국은 학교 밖 청소년을 찾아가는 ‘아웃리치(Outreach, 찾아가는 구호 활동)’ 사목도 한다. 일례로 가톨릭 청소년 이동 쉼터 서울A지T를 들 수 있다. 개조한 버스로 일주일에 몇 번씩 청소년들을 만난다. 정규 학교에 어려움이 있거나 다른 뜻있는 청소년을 위해 대안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음악(노비따스음악중ㆍ고등학교)과 미술(화요일아침예술학교) 대안학교도 있고, 청소년 문화공간 JU역촌동도 있다. 가난한 청소년들을 찾아가는 사목적 시도라고 할 수 있다.

학교 폭력 문제에 대해 교회 차원에서 사목적 동반과 피해자의 치유를 위한 돌봄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교육 풍토의 혁신이 중요하다. 학폭이 없도록 교육 풍토를 바꿔 나가는 것은 현실적으로 사목자 개개인이 하기 어렵다. 교회의 큰 틀에서 교육 풍토를 혁신할 수 있는 대사회적 목소리와 움직임이 있어야 한다. 교회 안에서도 현 교육 제도의 문제점과 대안에 관한 연구가 필요하다. 사목자와 수도자 한 분 한 분이 구체적으로 아픔을 겪은 피해ㆍ가해 학생들을 치유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동반하는 것은 계속 확산해 나가는 동시에 교회 차원에서 사회의 교육 풍토를 바꾸는 연대가 필요하다.”



정 주교는 최근 국가교육위원회 설립과 운영에 관한 법령 제정에 있어 정파 갈등을 빚고 있는 것에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정 주교는 “정말 백년대계를 위한 것이라면 정권이나 정파ㆍ정당ㆍ정치 이념을 떠나서 모든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교육 목표와 철학의 방향성을 정립하는 범국민적 논의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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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1-06-23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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