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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절박한 심정으로 철회 호소

제7회 한일 탈핵평화 순례·간담회, 오염수 방류가 전 세계와 미래 세대에 심각한 영향 끼칠 것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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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7회 한일 탈핵평화 순례와 간담회 참가자들이 줌을 통해 그룹 토론한 내용을 나누고 있다.

 

 


제7회 한일 탈핵평화 순례와 간담회가 3~4일 “우리는 같은 배를 타고 항해하는 세계 공동체입니다”(「모든 형제들」 32항)를 주제로 줌 화상 회의로 열렸다. 한일 양국의 발제자들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이 한 지역만의 문제가 아닌 세계 공동체, 더 나아가 세대 간의 문제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반 히데유키(일본 원자력자료정보실 공동대표)씨는 “일본 정부는 오염수의 해양 방출이 가장 저렴하다고 하지만, 해양수 방출로 인한 보상과 피해를 생각하면 결코 그렇지 않다”며 “피폭으로 손상된 유전자는 정부의 주장처럼 회복되지 않으며, 어민은 결국 삶의 터전을 잃게 될 것”이라며 생명과 생업이 파괴되는 것을 막아달라고 일본 정부에 호소했다.

도쿄전력은 8월 25일 다핵종제거설비(알프스·ALPS)로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발생하는 오염수를 희석해 해저 터널을 통해 1㎞ 떨어진 후쿠시마 앞바다로 방출한다고 발표했다. 2023년 봄 방류가 목표다.

히데유키씨는 “후쿠시마 현을 비롯한 전국의 어민 단체, 관광·숙박업 종사자, 시민운동 단체들의 반대는 한층 거세지고, 후쿠시마 내 지자체의 70가 해양수 해양 반출을 반대하거나 신중한 입장을 펴고 있다”며 “원자로에서 나오는 오염수를 고체화해 육지에 보관하는 것을 방침으로 시민사회의 뜻을 모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준한(부산교구, 전 교구 정평위원장) 신부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이 담고 있는 환경ㆍ정치적 문제를 돌아보고, 피폭자의 관점에서 이 문제를 바라봐야 한다”며 “오염수 방출은 일본과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핵발전이 가동되는 모든 곳에서의 일반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김 신부는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를 통해 핵발전의 안정성이 여지없이 무너졌지만, 핵 관련 종사자들은 특수한 위험만 제거하면 안전하다고 주장한다”며 “핵발전에 대한 대안이 없다고 오염수 배출을 용인하는 순간, 인류가 숨 쉬는 공기와 마시는 물을 핵 물질로 오염시키는 일에 동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신부는 “탈핵을 이룬 국가는 시민 단체가 정부의 핵 진흥 정책에 맞서 싸운 결과”라며 “시민들의 비타협적인 반핵 운동이 탈핵을 위한 생산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교회는 전통적으로 핵무기에 대해 반대 의사를 회칙과 가르침을 통해 표명했지만, 핵발전에 대한 가르침은 명확하지 않았다”며 “다양한 신학분야에서 교회가 생명의 창조주이신 하느님께 신앙을 고백하는 관점에서 반핵이 왜 중요한지 가르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세 번째 발제자로 나선 노리코 히루마(일본 가톨릭 정의와 평화 협의회 평화를 위한 탈핵소위)씨는 저선량 피폭을 주제로 발표했다. 히루마씨는 “후쿠시마 부흥을 이유로 저선량 피폭에 의한 건강 장애를 무시하고 언급하지 못하도록 하는 상황”이라며 “‘개인이 건강하게 살 권리’가 방치되지 않고 정부가 주장하는 문제투성이의 ‘부흥’의 실상을 일본과 세계에 알리고자 팸플릿을 제작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침묵하면 그 문제는 존재하지 않거나 해결된 문제로 치부될 것이고 이는 핵발전이나 피폭에 국한되지 않고 모든 문제에 해당한다”며 “후쿠시마의 진정한 부흥은 지구상 생태계의 생물들과 완전히 조화돼야 하고, 이는 미래를 짊어지고 이어갈 우리 모두의 몫”이라고 말했다.

오염수가 방출되면 가장 직접적인 피해를 보게 되는 어업인의 발표도 이어졌다. 노평우(여수수산인협회) 회장은 “절박한 심정으로 방류 결정 철회를 호소한다”며 “여기 함께하시는 분들 한국과 일본, 더 나아가 동북아, 세계의 많은 분이 연대해서 오염수 방출 철회를 위해 일본 정부에 더 강력하게 압력을 행사해 주실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그룹 토론을 통해 △한일 종교ㆍ시민 단체의 오염수 문제 공동 대응 필요 △핵의 위험성에 대한 교육 시급 △탈핵을 넘어 반핵을 위한 생활 양식의 변화 △기후위기의 대안으로 언급되는 핵발전에 대해 바로 알기 △핵발전으로 인한 피해자들과의 연대 등에 관해 의견을 모았다.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장 박현동 아빠스는 “핵발전소나 핵폐기물이 결코 안전하지 않고 경제적이지 않다는 것이 드러나고 있지만 아직도 이것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며 “이 모임을 통해 여러 상황을 공유하고 함께 의견을 모아갈 수 있길 희망한다”고 참가자들을 격려했다.

올해 7회째를 맞은 한일 탈핵 평화 순례 및 간담회는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이후인 2012년 시작돼 2016년부터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번갈아 개최하고 있다. 이번 간담회는 한국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와 일본 정의평화협의회, 평화를 위한 탈핵소위가 주최했다.



백영민 기자 heelen@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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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1-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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