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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예진의 토닥토닥] (19)감정은 소통을 원합니다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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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예진 회장



지난주에 이어 ‘박예진의 토닥토닥’에 사연을 보내주신 분의 이야기입니다.

“큰딸이 요새 무기력증에 빠진 것 같은데 제가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딸은 공시를 준비 중인데 학원도 빠지기 일쑤고 늦게까지 게임과 휴대폰을 보고 저녁이 다 되어야 일어나서 먹습니다. 딸의 이런 모습을 보고 있자니 울화통이 터집니다. 야단도 쳐보고 타일러도 보지만 별 소용이 없습니다. 그러다 감정이 폭발해 언성이 오가고 결국 서로에게 상처 주는 일로 끝납니다. 내가 잘못 키워 이러는 건가, 내가 문제가 많아 아이가 저러는 건가 싶기도 합니다. 남편이 매일같이 술을 먹는데, 그 때문에 많이 싸웠거든요. 그걸 보고 자라서 저러는 건가 자책하는 마음도 듭니다.”

지난번에는 딸의 입장을 짚어봤는데, 이번에는 어머니의 감정에 관해 이야기를 나눠볼까요?

먼저, 남편분이 매일 술을 마시고 들어오시면 무척 화가 나고 불안하시죠?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날지 걱정이 되기도 할 겁니다. 당연히 안정을 추구하는 마음이 생기며, 딸에게도 그런 요구를 하게 됩니다. 그런데 딸에게 전달하는 의사 표현이 감정적인지, 이성적인지 한번 생각해보세요.

딸한테 잔소리할 때마다 혹시 내가 문제인 건 아닐까 걱정되죠? 그럼에도 언성을 높이고 상처를 주게 되고요. 그렇게 화가 날 땐 그 마음 밑에 어떤 생각이 깔려 있을까요? 보통 이런 경우 ‘나를 무시하네’ 혹은 ‘나를 쓸모없다고 여기나?’ 등의 생각이 올라와서 그렇다고들 합니다. 다 걱정되어서 하는 말인데 무시당한다는 기분이 들면 어떨까요? 억울하기도 하고, 반응도 없는 딸 때문에 속상하고 슬프기도 할 겁니다.

그렇다면 이제 어머니 안의 ‘슬픈 나’에게 시선을 돌리고 대화를 나눠 보세요. ‘슬픈 나’가 하는 말을 다 들어주시고, 안에 품은 감정을 다 풀 수 있도록 시간을 주어보세요. ‘슬픈 나’가 화를 내고 싶어 한다면 그렇게 하게 하셔도 됩니다. 슬픔이란 그 뿌리가 내 안에 오래 자리하고 있을 수가 있습니다. 따라서 슬프고 속상한 자신의 마음을 잘 이해하고, 그 감정을 말로 표현해 내 감정과 소통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부정적인 감정은 너무 힘든 나머지 더 이상 고통스러운 상황에 부딪히지 않도록 자신을 보호하고 방어하는 데서 나오는 것이거든요. 그러니 감정하고 친해져 보세요.

물론 부정적인 감정은 나를 힘들게 합니다. 목적은 나를 보호한다고 하지만, 정작 화를 내는 자신은 그렇지 않으니까요. 얼굴이 화끈거리거나 가슴이 두근두근하기도 하고 상대방과 거리를 두어 회피하려고 하거나 두려움을 갖는 등의 부작용을 가져오기도 하지요.

그럴 때는 ‘더 어릴 때의 나’와 만나보세요. ‘더 어린 슬픈 나’가 하고 싶은 말과 감정이 있을 겁니다. 그걸 표현하게 해주세요. 그 아이의 슬픔을 누군가가 공감하고 지지하여 주었다면 욱하지 않고 그 슬픔을 순화된 감정으로 전달할 수가 있습니다. 그러니 ‘더 어린 슬픈 나’와 자주 만나세요. 위로도 해주시고, 격려도 해주시고, 작은 선물이라도 자주 주시길 바랍니다. ‘더 어린 슬픈 나’에게 편지를 써보는 것도 무척 도움이 됩니다. 그 ‘더 어린 슬픈 나’에게 공감해줄 수 있는 더 크고 성장한 내가 있으니까요.

어릴 땐 부모, 형제 등이 해주었거나 그래 주길 바랐다면, 이제는 큰 내가 스스로 돌보면서 살아가면 됩니다. 나에게는 이제 충분히 그럴 능력이 있으니까요. 자기 돌봄은 긍정적인 감정으로 변화 및 관계 회복으로 이어집니다.



※자신, 관계, 자녀 양육, 영성 등의 심리·정서적 어려움이 있으신 분들은 사례를 보내주세요. 박예진의 토닥토닥’ 코너를 통해서 상담과 교육 관련 조언을 해드리겠습니다. 사례는 pa_julia@naver.com으로 보내주시길 바랍니다.





박예진(율리아) 한국아들러협회장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22-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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