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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숙 노엘라의 생명의 빛을 찾아서] 40. 동네 우물 되살리기 / 사회생태

김광숙 노엘라(국제가톨릭형제회 AF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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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운 여름 어느 날 꼬미 마을에 혜성처럼 나타난 분이 계신다. 동네우물 되살리기 운동을 하시는 성익환 물 박사님이다. 이 지역 지질분포와 수질을 통해 본 암반지하수는 건강한 물 문화를 만들고 지역 향토문화예술과 먹거리를 찾아서 도시 관광객들과 소통할 수 있는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좋은 물이 있지만, 지표수의 유입으로 현재는 먹을 수가 없으니 현대 공법으로 오염원을 막아내고 천연 미네랄워터 시추개발을 제안했다. 생명과 직결된 하루 2ℓ 마시는 물로만 사용하자는 것이다. 천연미네랄 중에 칼슘, 마그네슘, 칼륨 등의 함량이 높다는 것이다. 세계적인 물 에비앙보다 칼슘 함량이 1.5배 높단다.

박사님 말씀의 방점은 마을 공동 우물을 되살려 위기의 농촌이 다시 살아날 수 있는 마중물 역할에 있었다. 이 우물로 인해 다양한 문화행사나 방문 기념품을 만들어 낼 수 있고, 마을 경제를 활성화 시킬 수 있는 꺼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향토문화예술 마을로 자리매김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지금도 장수 마을이나 다름없지만, 우선 건강한 물을 마심으로써 무병장수하고, 비워져 가는 마을에 나도 함께 살고 싶다는 마음을 불어넣어 줄 수 있을 것이다. 옛 선조들이 공동 우물가, 큰새미에서 서로 소통의 길이 열렸듯이, 매일 마실 가듯이 샘터로 마실 물 받으러 오며 가며, 생수 마신 후의 효과도 나누고, 마을의 발전과 미래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나눌 수 있을 것이다.

가뭄으로 인해 타들어 가는 곡식들을 바라본 경험이 있으신 어르신들은 물이 얼마나 소중한 지 누구보다 절절하게 느끼고 계신다. 갈라져 가는 논바닥에 서로 물을 대고자 하던 물꼬 분쟁을 한 번도 해보지 않으신 분도 없을 것이다. 모든 살아있는 생명체는 물 없이는 살 수 없다. 그런 만큼 공동 우물을 만들더라도 원칙을 잘 만들어서 준수해야만 물 분쟁이 안 일어날 것이다. 상생하는 물관리를 통해 서로가 힘이 나고 살아나는 마을로 가꾸는 것 또한 소중한 우리의 몫이리라.

공동 우물 되살리기 프로젝트는 꼬미 마을의 꿈이다. 이 꿈이 실현될지 안 될지는 아직은 미지수이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전문가를 초대해서 공청회도 열고, 모든 주민이 함께 토의하고 나누면서 합의점을 찾는 것이 첫 번째 할 일이다. 아주 작은 마을에서 아주 큰 프로젝트이다. 시추공사에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크고 작은 고비들을 넘어갈 힘이 있어야만 가능할 것이다.

1995년 유럽을 방문했을 때, 물을 파는 모습을 보고, ‘물을 사 먹다니 참 희한한 세상이다’라고 생각했다. 다른 것도 아니고, 어째 물을 사 먹어야 하는가? 다른 건 몰라도 물값을 받는다니 참 인심이 고약한 나라라고 생각했다. 암튼 물을 사서 먹는다는 것이 놀랍고 신선했다. 우리나라에서도 그런 날이 올까 싶었는데, 어느새 우리도 물을 사서 먹는 것이 생활화되었다. 수돗물이 안전하지 못하다는 인식 때문이다. 수십 년 전 노후된 수도관에서 나온 물을 분석한 것을 본 적이 있는데, 완전 오물 덩어리였다. 이런 물을 마시고 있었다니, 속이 메스꺼워졌다. 그것을 보고 한동안 수돗물을 마시기가 참으로 어려웠다. 이집트에서 몇 개월 살 때도, 물 때문에 가려워서 죽을 고생을 한 기억도 난다.

마을 주민들에게 생명을 보장해 줄 공동 우물 되살리기를 주님께서 바라시는지? 천연암반수를 빼서 먹으면 안 된다고 말씀하시는지 여쭈어 보는 오늘이다. “생수가 솟는 우물을 발견하였다.”(창세 2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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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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