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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숙 노엘라의 생명의 빛을 찾아서] 44. 자연나눔(Sharing Nature) / 자연생태

김광숙 노엘라(국제가톨릭형제회 AF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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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自然)의 사전적 의미는 사람의 힘이 더해지지 않고 세상에 스스로 존재하거나 우주에 저절로 이루어지는 모든 존재나 상태이다. 인공을 가하지 아니한 것, 하느님의 창조물은 다 자연인 것이다. 인간 역시 자연에 속한다. 대자연과 가까이 살지만, 자연을 얼마나 인식하고 있는가? 수많은 식물, 날짐승, 길짐승, 곤충에 대해 그 이름만이라도 알고 있는 것이 얼마나 되는가? 여기저기서 흔히 볼 수 있는 거미만 해도 거미집 안에서 거미가 다니는 길(매끈한 세로선)과 먹잇감을 잡는 길(점성이 있는 가로선)이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는가? 거미가 벌레를 잡아먹고 버리는 쓰레기통도 어떤 것은 2, 3층으로 되어 있다는 것 또한 놀랍지 아니한가? 자연을 무척 좋아하지만, 정작 자연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다는 것을 인식하게 된 것은 2012년 한국셰어링네이처협회의 자연나눔 전문가 양성과정에 참여하면서부터다. ‘자연나눔’, 당시 나에겐 생소한 용어였다. 자연교육도 아니고 자연나눔이라니, 사랑 나눔처럼 자연도 서로 나눈다는 것인가? 교육의 소재가 자연이고, 자연을 통한 자연인식 프로그램인 것이다. 자연을 함께 알아가고, 안 것을 공유한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겠다. 물, 공기, 바람, 소리, 향기, 형형색색 아름다움과 혜택을 누리고 살면서 자연에 대해 너무 늦게 알았구나 싶었다.

셰어링 네이처는 미국의 세계적인 자연교육자인 조셉 바라트 코넬(Joseph Bharat Cornell) 박사가 창시한 프로그램이다. 오감 훈련을 통해 자연의 놀라움을 발견하고 ‘자연과 나’는 하나라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다. 자연나눔의 가장 큰 특징은 단계별 학습(Flow Learning)이다. 1단계는 열의를 일깨우는 활동(수달), 2단계는 주의를 집중하게 하는 활동(까마귀), 3단계는 자연을 직접 체험하게 하는 활동(곰), 마지막 4단계는 영감을 나누는 활동(곰)으로 이루어진다.

내가 특별히 좋아하는 활동은 벗으로부터 선물 받는 ‘내 나무예요’이다. 무심코 지나다니던 나무이지만 선물로 받는 순간, 나는 나무와 하나가 된다. 나무의 숨소리도 들어보고, 나무 옆에서 친구가 되어 보기도 하고, 하늘 향해 푸르게 푸르게 자라나는 나무의 꼭대기를 바라보며 나무 끝에 달린 나의 꿈도 함께 올려다본다.

3년째 장상욱 한국셰어링네이처협회 소장님과 함께한 전주 우석대 학생들의 전문가 양성 과정에서 큰 희망을 보았다. 그들은 자기가 사는 환경에 대해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졌다. 자연을 경이로운 시선으로 바라볼 힘이 생기는 모습을 보면서 인간은 모두가 관상가이자 영성가임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쯤 되면 자연을 훼손하거나 헤치는 일은 할 수 없게 된다. 더불어 교황님께서 지구를 위한 기도를 통해 요청하시는 것에 응답할 수 있을 것이다. 살아있는 모든 생명체와 더불어 살기를 희망하고 생명과 아름다움을 돌보는 자가 될 것이다. 그들은 오염과 파괴가 아닌 아름다움의 씨앗을 뿌리는 자가 될 것이다.

지상에 존재하는 모든 이가 무관심, 무감동에서 벗어나고, 존재하는 모든 것과 친밀한 일치를 느낄 수 있는 그 날을 고대한다. 꼬미 마을 주변의 산과 강변을 중심으로 ‘작은 세계 탐험’, ‘카메라 놀이’, ‘애벌레 산책’, ‘나무의 맥박 듣기’, ‘밧줄 따라 숲 속 여행’, ‘사이렌트 워크’, ‘박쥐와 나방’, ‘어둠을 밝혀라’, ‘자연 빙고’, ‘소리지도’, ‘숲 속에 누워’ 등 수십 가지 자연나눔 활동들이 벗들을 기다리고 있다. “이미 자연이 여러분에게 가르쳐 주지 않습니까?”(1코린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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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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