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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광숙 노엘라의 생명의 빛을 찾아서] 47. 독수리 식당 / 자연생태

김광숙 노엘라(국제가톨릭형제회 AF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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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기념물 243-1호요, 멸종위기 야생동물 Ⅱ급, 국제자연보전연맹에서 준위협(Near Threatened) 종으로 지정했다. 가장 크고 강한 맹금류로서 아시아에 80가 살고 있다. 얼마나 큰가를 보면, 몸길이가 100~110㎝, 펼친 날개 길이가 250~295㎝, 수컷은 7.5~11.5㎏, 암컷은 8~12.5㎏이다. 성조가 되는 데 6~7년이 걸린다. 몸 전체가 균일한 암갈색이며, 정수리와 윗목에는 털이 없고, 발톱은 몸집에 비해 짧고, 끝이 다른 맹금류보다 덜 뾰족하며, 목 주변에는 특이한 것이 있고, 암컷과 수컷을 육안으로 구별할 수 없다. 겨울 철새로서 우리나라에서 군집을 형성하여 먹이활동을 한다. 이 새의 이름은 무엇일까?

답은 ‘독수리’다. 이 독수리가 내 고장 낙동강변 개진면 들판에 날아온다. 추수가 끝난 들판에 봄감자를 심기 위해 돼지거름을 깔아놓으면 독수리 수백 마리가 새까맣게 날아와 있다. 돼지거름을 깐 밭이 점차 사라지자 독수리들이 먹잇감이 없어서 대부분 경남 고성으로 날아갔다. 최근 들어 이곳에는 180마리가량 온다. 독수리는 사냥하지 않고 사체를 먹는다. 사체를 깨끗하게 처리해서 탄저균 같은 병균들이 사람이나 동물들을 감염시키는 것을 막아 준다. 그래서 독수리를 ‘생태계 청소부’라고 한다. 티베트 장례 풍습 중에 ‘천장(天葬)’은 독수리가 시신을 먹도록 하고, 영혼을 하늘로 인도하는 역할을 한다고 믿는다.

지역의 자연생태 환경보존과 사회 환경을 지키는 데 앞장서는 곽상수 낙동강 네트워크 공동대표님이 12월 9일부터 2024년 3월 2일까지 토요일과 화요일에 80㎏씩 총 2000㎏의 소나 돼지 부산물로 밥을 주는 독수리 식당을 연다. 매일 환경 정보를 공유하고, 환경 오염 업체를 고발하고, 지역민 연대를 호소하면서 투신하시니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태초에 하느님께서 사람에게 다른 창조물들을 잘 돌보라고 하셨다. 사냥하지 않는 독수리에게 자연 상태에서 죽은 동물을 찾기가 어렵다. 독수리는 엄청난 추위를 피하고 먹이를 찾아 수천 킬로미터를 날아온다. 다시 고향으로 무사히 돌아가려면 에너지 보충이 필요하다. 먹이 경쟁에서 밀린 개체들은 죽기도 한다. 이렇게 먹이를 찾아오는 독수리에게 식당을 열어 준다. 이 귀한 나눔과 활동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우리는 독수리에게서 자기 혁신의 삶을 배운다. 늙은 독수리의 거듭나기를 잘 알고 있다. 독수리의 수명은 70년이지만, 대부분 40년밖에 살지 못한다고 한다. 부리가 너무 길어지고 굽어서 자기 가슴을 찢고, 발톱도 많이 자라 먹잇감을 잡을 수 없고, 날개도 무성한 깃털 때문에 무거워 날 수가 없단다. 당장 먹잇감을 먹지 못하면 죽게 되니까, 늙은 독수리는 결단을 내리게 된다. 길게 자라 구부러진 부리를 거친 바위에 갈아내거나 스스로 부딪혀 짧게 만들고 구부러진 자기 발톱도 스스로 뽑아낸다. 마지막으로 짧아진 부리로 무성해진 깃털도 뽑아내어 상처가 아물면서 새로운 삶으로 거듭난다. 이 과정을 거친 독수리는 30년 이상을 또다시 하늘의 제왕으로 살아가게 된다.

한 가지 더 독수리에게서 배운다. 독수리는 먹잇감을 먹을 때 먼저 날아왔다고 먼저 먹지 않는다. 모두가 다 모였을 때 먹기 시작한다. 공동체 생활에서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을 배울 수 있다. 겨울 생태탐방으로 낙동강 독수리 식당에 와서 먹이 주기에도 참여하고, 독수리의 생태와 가치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지면 얼마나 좋을까? 가까운 미래에 ‘낙동강 독수리 축제’를 함께 꿈꾸며…. “그분께서 네 한평생을 복으로 채워 주시어 네 젊음이 독수리처럼 새로워지는구나.”(시편 103,5)

<정보 제공 : 낙동강 독수리 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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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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