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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직 현장에서] 세대 아우르는 사랑 나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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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현숙(헬레나, 서울대교구 성가정노인종합복지관 관장)
 
  복지관에서 배달하는 점심도시락으로 끼니를 유지하는 73살 김희분(가명) 할머니는 아이를 낳지 못했는데도 두 아들이 호적에 올라있다. 가정을 돌보지 않고 외도를 일삼던 남편이 부인 모르게 아들 둘을 낳아 호적에 올려놓았던 것이다. 그렇게 속썩이던 남편이 얼마 전 세상을 떠나버렸다.

 김 할머니가 지금 살고 있는 월세 집은 너무 비좁아 밖에 나가서 머리를 감아야 할 정도다. 건강보험료 마저 체납이 되어 의치 보철 치료도 못받아 식사를 제대로 못하고 있다. 그동안 낳지도 않은 아들이 호적에 버젓이 남아 있어서 기초수급대상자가 되지 못했다.

 현재는 한시적 특별보호대상자로 6개월간 지원을 받고 있을 따름이지만 그나마 다음 달이면 끊길 판이다. 연락 두절된 아들은 얼마 전 호적 정리도 안 한 채 출국해 버리는 바람에 더 속수무책이다.

 김 할머니의 딱한 사정을 접한 복지관 담당 사회복지사는 복지관에서 실시하는 법률상담을 주선해 상담하게 해드렸다. 부디 정상이 참작되어 할머니가 기초수급대상자로 선정돼 의료혜택을 받고 또 기초수급 생계비라도 나올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래야지 그동안 지치고 억압된 할머니의 삶에 작은 위안이라도 되지 않을까.

 지난해부터 인근 고덕중학교 학생들은 경로당 어르신들을 위해 1ㆍ3 세대통합의 어울림을 통해 지역사회 `효사랑` 자원봉사 운동을 하고 있다. 올해는 학부모들이 함께 하며 1ㆍ2ㆍ3세대가 함께 하는 본격적 사랑나누기 봉사활동으로 확대됐다.

 모두 20세대가 학교와 복지관과 함께 협약을 맺고 봉사자 발대식을 가졌다. 주로 경로당 청소와 어르신 말벗 나누기, 안마 서비스를 하며 친손주처럼 또 가족처럼 공감대를 형성, 긍정적 이미지를 심어주었다.

 어르신 세대와 같이 살지 않은 핵가족이 대부분이어서인지 처음엔 서먹서먹했지만 이제는 명절 때면 가족단위로 자발적으로 찾아가 명절 음식을 나누거나 보드게임을 같이 하며 다른 손자녀 가정이 부럽지 않은 정도가 됐다. 함께 참석했던 한 학생은 "처음에는 쑥스러웠는데 몇 번 만나니까 이제는 외할머니처럼 느껴진다"며 정서적 공감을 나눈 것에 뿌듯해 했다.

 33개 경로당의 어르신들이 이제 외롭지 않고 행복하게 사는 그날까지 단절된 정서를 이어주고 함께 공감을 나눌 자원봉사자들이 끊임없이 이어졌으면 하는 마음이다.


 ※그동안 집필해 주신 이현숙 관장님께 감사드립니다. 다음 필자는 김은영(춘천교구 선한다문화가정지원센터장) 수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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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2-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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