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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직 현장에서] 우리 모두는 "세계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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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은영 수녀(춘천교구 솔모루이주사목센터 선한다문화가정지원센터장)
 
  예전에 수도회(선한목자예수수녀회)로부터 사도직 일기를 써 달라는 요청을 받은 적이 있다. 그때는 요청을 거절했다. 글을 쓴다는 게 내 삶을 고백하는 것처럼 느껴졌고, 그것은 너무 어려운 일이었기 때문이다.

 8년 전 처음 이주민사목에 뛰어들었을 때는 마음으로 일을 했지만 지금은 머리로 하는 일이 더 많아진 것 같다.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는 사목이 아니라 사업을 하고 있다는 반성을 할 때도 많다. 그럼에도 글을 쓰기로 결심한 이유는 내 글이 우리 사회가 이주민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요즘은 과거에 비해 국제결혼에 대한 편견이 많이 사라지고 국제결혼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됐다. 아들의 짝이 될 만한 이주여성을 소개시켜달라고 부탁하는 신자도 가끔 있다.

 부탁을 받으면 국제결혼의 현실에 대해 서슴지 않고 이야기해준다. 결혼 자체는 쉬울지 모르지만 행복한 결혼생활을 꾸려나가며 건강한 가정을 이루는 것은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결혼이주여성이 도망을 가거나 아기를 내버려두고 공장에 나가서 돈만 번다는 이야기, 같은 국적의 남자를 만나 바람을 피우는 이야기 등 결혼이주여성에 대한 부정적 이야기를 한 번쯤은 들은 적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국제결혼에 대해 막연한 걱정과 두려움을 갖고 있는 사람이 많다. 국제결혼은 세계화시대에 거역할 수 없는 흐름이다. 부정적으로만 볼 일은 아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들이 열린 마음으로 다문화를 수용할 수 있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갖는 것이다.

 "가난한 나라에서 온 외국여성들이 우리보다 못한 열등한 존재인가"하고 사람들에게 질문하면 거의 모든 사람들이 "결코 그렇지 않다"고 대답한다.

 나와는 다른, 좀처럼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 이주민들에게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물어본 적 있는가. 대부분 사람들은 무언가 부족해 보이는 이주민들은 관대한 마음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나 한국문화를 잘 모르니 가르쳐야 한다고만 생각한다. 한국인들이 가난한 나라 사람들에게 갖고 있는 우월주의를 느끼게 하는 부분이다.

 국제결혼을 해서 행복하게 잘 살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국가 경계를 넘어서 `우리 모두는 세계시민`이라는 의식을 가지면 된다. 세계시민의식을 갖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누구도 차별하지 않고 동등하게 대하신 예수님 가르침을 가슴 깊이 새기고 그분을 닮은 모습으로 살아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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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2-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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