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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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직현장에서] "시크릿 요한" 교사들이여 화이팅!

이주영 수녀(대구 요한바오로2세어린이집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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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초 새로운 1년을 힘차게 시작하기 위해 교사들과 소보둥지로 피정을 다녀왔다.
 선후배와 신입교사의 새로운 만남은 어색했지만 우리는 금세 마음을 열어 하나가 됐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장애 아이들을 더 행복하게 해줄 수 있을까?`하고 고민하며 머리를 맞댔다. 교사들은 `We together`라는 올 해 어린이집 비전에 걸맞은 실천사항을 의논했다. 교사들은 잔잔한 음악을 들으며 아이들과 함께한 지난 추억을 떠올리며 울고 웃었다.
 교사들을 바라보는 내 마음은 사뭇 행복하고 감사했다. 주변의 다른 어린이집 원장님들 고민은 요즘 젊은 교사들이 옛날과 달라 쉽게 이직하고 사명감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런 사회적 영향에도 우리 어린이집 교사들은 장애 아이들에 대한 마음이 남다르다.
 중증 뇌병변 아이를 맡는 한 교사가 일과를 마치고 얼굴에 환한 미소를 머금고 다가왔다. "원장 수녀님~ 저 오늘 무척 기뻤어요" 하길래, 무슨 재미난 일이 있었냐고 물었다. 그런데 글쎄 자기 반의 ○○가 변비가 심해 며칠 전부터 울더니만 오늘 주먹만한 `응가`를 세 번씩이나 했다는 거다. "배가 얼마나 시원하겠어요"하며 행복해하지 않는가! 참 예쁜 마음이다. 냄새가 심했을 텐데, 한 번도 아니고 세 번씩이나…. 이 마음을 아이들 부모가 알까?
 아주 잘게 다진 밥과 반찬도 겨우 삼키다 사레가 들어 교사를 향해 내뿜기가 한 두 번이 아닌데도 교사들은 한 숟갈이라도 더 먹이려고 섭식훈련을 한다. 교사들의 장한 인내심을 보면 감동이 아닐 수 없다.
 장애 아이들은 감정의 변화는 있지만 보통 아이들처럼 그것을 표현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 교사들은 그룹활동 시간에는 거의 매일 온몸을 불사르는 만능 예능인이 되어 아이들에게 다가간다. 치료시간에는 굳고 틀어진 근육과 마음을 바로잡아 주고, 무거운 아이들을 안아주기를 매일같이 반복한다. 교사들은 눈 한 번 찡그리지 않고 아이들을 사랑으로 품어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하게 하는 방법을 고민한다.
 그런 교사들이 비전에 맞춰 `시크릿 요한`을 실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시크릿 가든`이라는 유명한 드라마 주인공처럼 우리 아이들과 교사들 몸이 서로 뒤바뀐다면 아이들 마음으로 지금보다 더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와~" 환호소리와 함께 박수소리가 터져 나오고 마음에는 벅찬 감동이 뭉클 몰려와 우리는 더 하나 됐다.
 모든 것을 섭리로 이끄시는 주님이 계시고 또 천사 같은 아이들이 있어 나는 행복하다. 모두가 더 화려하고 멋진 일을 찾지만 꿋꿋하게 곱디고운 사랑의 마음으로 함께하는 교사들이 있어 진정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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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1-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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