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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목일기] 신부님, 천주교 신자가 되고 싶어요

김기원 신부(수원교구 교정사목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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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교구 관할 구역 내에 안양소년원이 있습니다. `정심여자정보산업학교`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는 안양소년원은 법무부 소속 소년ㆍ소녀 보호기관입니다.

 현재 여학생 150여 명이 중학교 교육과정을 공부하면서 헤어디자인, 제과제빵, 피부미용, 텔레마케팅 등 직업훈련을 받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매주 토요일 천주교 집회가 열립니다. 다른 종교에 비해 인기가 좋아 오고 싶어 하는 학생이 많지만 공간이 좁아 참가자 수를 20여 명으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첫째 주에는 요리와 다도 수업, 둘째 주에는 청년 찬양팀의 찬양과 교리가 있습니다. 셋째 주에는 미사를 봉헌하고, 넷째 주에는 그림치료, 다섯째 주에는 심성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안양소년원에서 학생들을 만나면서 가정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됐습니다. 건강하고 화목한 가정에서 성장하는 것이 얼마나 큰 은총인가를 알게 됐고 가정은 모든 교육과 신앙의 출발선이라는 것도 체험했습니다.

 이곳에서 생활하는 학생들은 참 착하고 사랑스럽고 순진합니다. 다만 감정을 잘 조절하지 못하거나 사랑에 대한 체험과 이해가 부족한 학생이 많습니다.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란 학생들은 사랑하고, 사랑받는 법을 잘 모릅니다.

 학생 대다수가 결손가정에서 외롭게 성장했습니다. 아마 정상적 가정에서 부모 사랑을 받으며 자랐다면 이곳에 들어왔을 학생은 많지 않았을 거라 생각합니다.

 얼마 전 예수 부활 대축일에 세례를 받는 학생들을 면담하기 위해 소년원에 갔습니다. 대상자 4명 중 2명이 징벌을 받고 있었습니다. 징벌을 받고 있는 2명 모두 면담을 하게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원칙적으로 면담이 불가능하다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사정을 한 끝에 그 중 1명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 학생은 저와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천주교 신자로 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또 소년원에서 열심히 생활해서 사회에 나가서도 잘 살아가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세례를 받으면 모든 죄를 용서받고 새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내 말에 뛸 듯이 기뻐하는 학생을 바라보면서 무척 기뻤습니다.

 저는 온전한 사랑을 받지 못하며 성장해 늘 사랑에 목말라하는 친구들에게 자상한 아버지의 모습으로 다가가려 노력합니다. 그들이 저를 통해 하느님 사랑을 느끼길 기도하며 오늘도 기쁜 마음으로 소년원에 들어가 미사를 봉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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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2-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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