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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목일기] 구치소에서 열린 아이들 돌잔치

김기원 신부(수원교구 교정사목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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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 여자 수용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하모니`가 상영됐을 때 영화를 본 사람들에게서 많은 질문을 받았습니다.
 "여성 수용자들을 만나 보았느냐?"는 질문부터 "주로 무슨 죄를 짓고 들어오느냐?", "영화 내용이 실제로 있을 수 있는 일이냐?" 등 다양한 질문이 쏟아졌습니다.
 제가 사목하는 여주교도소와 수원구치소, 화성직업훈련교도소에도 여사(女舍)가 있습니다. 저도 영화 `하모니`와 비슷한 일을 겪은 적이 있습니다. 수원구치소에 임신 중인 한 자매가 있어 수녀님들이 운영하는 춘천 한 기관에서 출산할 수 있게 도와줬고, 구치소로 다시 돌아왔을 때 돌봐줬습니다.
 아이 백일잔치와 돌잔치를 열어줬고 1년 6개월 후에는 아이를 돌봐 줄 수 있는 시설을 소개해줬습니다. 유아를 교정시설에서 양육할 수 있는 기간은 18개월이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출소한 그 자매는 훌쩍 커버린 아이를 데리고 교정사목위원회를 찾아오기도 했습니다.
 여자 수용자는 전체 교정시설 수용자의 10 정도 됩니다. 여자 수용자를 만나서 이야기를 해보면 남자 수용자와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범죄 유형과 고민도 다릅니다. 미사를 봉헌하는 마음가짐과 미사 중 바치는 기도 내용도 다릅니다.
 고해성사도 자주 보는 편이고 무엇보다 눈물이 많습니다. 상담을 하면 남자 수용자들은 주로 자신의 고민을 이야기하는데 여자 수용자들 자신보다 자녀 걱정을 더 많이 합니다.
 갇혀 있는 자신의 처지보다도 돌봐줄 수 없는 자녀 걱정으로 눈물짓는 자매들을 보면서 남자와 여자의 차이를 느낍니다. 똑같은 프로그램으로 집회를 해도 남자 수용자들은 아무런 감동을 못 느끼는지 무덤덤한 표정으로 앉아있는데, 여자 수용자 집회는 온통 눈물바다가 돼 봉사자들이 함께 울던 모습을 본 적이 있습니다.
 여사는 인원이 많지 않아서 매주 집회를 하지 못하고 한 달에 한 번 정도 엽니다. 여자 수용자들과의 만남은 또 다른 세계입니다.
 미사 안에서 함께하는 자매들을 하느님께서 위로해 주시고, 마음의 상처가 치유될 수 있도록 축복해 주시기를 청합니다. 또 그들 가족을 하느님께서 축복과 사랑으로 돌봐주시어, 그들 자녀들이 세상을 올바로 살아갈 수 있게 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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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2-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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