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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쉬운 사회교리 해설 - 세상의 빛] 244. 복음과 사회교리(「간추린 사회교리」 383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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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에 의미가 있다는 것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성공에 위험이 내재해 있다는 사실입니다. 수많은 사람과 민족이 연승행진을 하다가 돌연 파국을 맞은 역사에서 이를 볼 수 있습니다.”(폴 투르니에 「인생의 사계절」)


■ 뭐가 우선일까

어느 신자분의 질문입니다. “신부님, 하느님의 뜻이 이뤄지길 기도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간혹 우리가 바라는 우리의 뜻이 이뤄지길 기도하는 것은 잘못된 건가요?”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물론 선하신 하느님의 뜻이 이 땅에서 먼저 이뤄져 모든 이의 평화와 행복이 가득하길 염원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이런 전제를 토대로 거기에 내 뜻도 이뤄지길 바라는 것은 크게 문제는 안 될 겁니다.

그런데 내 뜻이 무엇인지도 살펴봐야 하고, 내가 정말로 하느님의 뜻을 존중하며 사는지가 관건일 겁니다. 가족과 이웃을 배제한 채 내 욕심만 추구함이 하느님의 뜻이라고 볼 수 없으며, 하느님의 뜻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하지만 간혹 그것에 관심없이 살 때도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질문을 하신 분에게 저도 질문을 했습니다. “내 뜻만이 아니라 가족이나 이웃, 어려운 이들을 위해서도 기도하시나요?”


■ 내가 찾고 있던 것

이웃과 사회에 관심을 갖고, 서로의 곤궁함과 어려움에 도움을 나누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인간의 삶입니다. 그런데 비대면, 각자도생이 유행하면서 이웃들 사이에 보이지 않는 벽이 생기고 말았습니다. 물론 친한 사람과는 함께 시간을 보내고 의지하며 살아갑니다. 그런데 이웃이 되는 조건은 나와 친한 사람, 내 마음에 드는 사람 정도로만 그쳐야 할까요? 예수님께서는 이에 대해 분명히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자기를 사랑하는 이들만 사랑한다면 무슨 상을 받겠느냐? 그것은 세리들도 하지 않느냐?”(마태 5,46) 저 역시 제가 좋아하는 이들만 사랑하기에 무척 부끄럽습니다. 주님의 뜻이 이뤄지길 기도하기보다, 제게 기도를 부탁하는 친한 교우분들을 위해서만 기도해 드렸습니다. 어렵고 힘든 내가 모르는 우리 사회의 이웃들을 떠올리며 보살피지 못했습니다.


■ 성공한 삶이란

연말연시 속에서 어수선했던 한 해를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문득 올 한 해 내 삶은 성공한 삶인가를 떠올려 봅니다. 성공 여부에도 여러 잣대가 있겠지요. 경제, 학업, 사업의 성취도 있고, 결혼이나 건강, 어떤 목표의 달성 등 다양합니다. 하지만 내가 정말 하느님의 뜻을 우선으로 여기며 살았는가, 또한 내가 모르는 이웃을 얼마나 기억하고 그분들을 위해 기도하며 살았는가, 성당이나 거리에서 마주치는 이웃들에게 친절과 미소, 봉사와 사랑, 따스함을 선물했는가, 한 해를 마무리하며 우리가 성찰해야 할 중요한 모습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훗날 하느님 앞에 섰을 때 우리가 받게 될 심판의 기준일 겁니다.


“교회는 죽음을 물리쳐 이기신 그리스도께서 몸소 구원하신 온 세상을 다스리신다고 선포한다. 그분의 나라는 지금 이 시대도 포함하며, 모든 것이 아버지께 돌아가고 인간 역사가 최후의 심판으로 완성될 때에야 끝이 날 것이다.(1코린 15,20-28 참조) 그리스도께서는, 끊임없이 지배욕의 유혹을 받는 인간 권위에게 권위의 참되고 완전한 의미는 봉사에 있음을 드러내신다.”(「간추린 사회교리」 383항)


이주형 요한 세례자 신부
서울대교구 사목국 성서못자리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23-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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