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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쉬운 믿을교리 해설 - 아는 만큼 보인다]247(끝). 주님의 기도⑧(「가톨릭교회 교리서」 2846~2865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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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오로 사도는 자신 안에 악이 도사리고 있다고 말합니다. 모든 인간은 좋은 것을 하기를 바라지만, 자신 안에 있는 “죄의 법”(로마 7,23)에 사로잡혀 결국엔 선한 일, 곧 이웃을 사랑하는 일을 하지 못합니다. 바오로 사도는 부르짖습니다.

“나는 과연 비참한 인간입니다. 누가 이 죽음에 빠진 몸에서 나를 구해 줄 수 있습니까?”(로마 7,24)

교회는 자신 안에 있는 죄의 법을 이기는 유일한 방법은 기도뿐이라고 가르칩니다.(2849 참조) 예수님께서도 “너희는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깨어 기도하여라”(마르 14,38)하고 이르십니다. 오직 기도로만 유혹에 빠지지 않게 깨어있을 수 있습니다.

깨어 기도함은 마치 멀리 떠나있는 주인이 이미 돌아와 있는 것처럼 믿고 행동하려는 노력을 의미합니다.(마태 24,42 참조) 아담과 하와가 기도하여 하느님께서 자신들 옆에서 지켜보고 계심을 믿었다면 죄를 지을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하와는 뱀과의 대화에 집중하여 하느님을 잊었고, 아담도 이미 죄에 떨어진 하와와 대화하며 기도하지 않았습니다. 기도는 성령의 힘으로 주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심을 믿는 시간입니다.

에덴동산에서처럼 뱀은 탐욕과 육욕과 교만으로 우리를 유혹합니다. 이는 하느님 법과 반대됩니다. 하느님 법은 사랑입니다. 그런데 사랑하려면 청빈해야 하고 정결해야 하고 겸손하게 순종할 줄 알아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악의 법을 이기기 위해 세상을 벗어나 광야에서 단식하시며 기도하셨습니다.

우리 안에도 유혹자인 뱀이 있고 우리가 싸워야 할 탐욕과 육욕과 교만의 법이 있습니다. 우리 자신의 힘만으로 뱀의 법을 이기고 하느님 뜻을 따르려 한다면 반드시 실패합니다. 오직 성령으로 맺어지는 믿음만이 우리를 뱀과 사탄에게서 구할 수 있음을 믿어야 합니다.

성령께서 우리에게 맺어주시는 믿음이란 ‘우리가 이미 하느님 자녀가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유혹은 우리 스스로 더 가지고, 더 먹고, 더 강해짐으로써 “하느님처럼”(창세 3,5)될 수 있다고 믿게 합니다. 에덴의 뱀은 ‘가져라’라는 명령으로 ‘주(인)님’이 될 수 있다고 하고, ‘먹어라’라는 명령으로 ‘창조자’가 될 수 있다고 말하며, ‘높아져라’라는 명령으로 ‘심판자’가 될 수 있다고 유혹한 것입니다. 이 유혹에 빠지지 않으려면 우리가 하느님 덕분으로 “이미” 그러한 것을 할 필요가 없는 존재임을 믿으면 됩니다.

이를 위해 그리스도께서 오셨습니다. “‘말씀’은 우리를 ‘하느님의 본성에 참여하게’(2베드 1,4) 하시려고 사람이 되셨습니다.”(460) 마치 엄마가 아기에게 젖을 주는 것처럼 그리스도께서는 교회를 통해 당신 살과 피를 내어주게 하시어 우리도 하느님 자녀가 되었음을 믿게 하셨습니다.

바로 이 때문에 ‘말씀’은 인간이 되시고, 하느님의 아들은 사람의 아들이 되셨습니다. “‘그분은 우리를 하느님이 되게 하시려고 인간이 되셨습니다.’ ‘하느님의 외아들은 당신 신성에 우리를 참여시키시려고 우리의 인성을 취하셨으며, 인간을 신으로 만들기 위하여 인간이 되셨습니다.’”(460) 기도를 통해 오시는 성령께서는 이것이 믿어지게 하셔서 우리를 악과 그의 유혹으로부터 구하십니다. 그러니 이제 남는 것은 바오로 사도처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나를 구해 주신 하느님께 감사”(로마 7,7)드리는 일뿐입니다.

※그동안 ‘더 쉬운 믿을교리 해설’을 집필해주신 전삼용(노동자 요셉) 신부님께 감사드립니다.


전삼용 노동자 요셉 신부
수원교구 조원동주교좌본당 주임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23-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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