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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숙인 청춘 수도자들과 치유의 시간 가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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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 아픔 겪는 청년 위한 맞춤형 갈릴래아 축제 열려

▲ 갈릴래아 청년축제에 참여한 청년들이 10일 ‘아(我) 사랑해’ 프로그램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하트 모양과 ‘LOVE’를 몸으로 표현한 것이다. 김유리 기자

“천천히 바닥에 누워보세요. 그리고 여러분의 몸에 귀를 기울여보세요. 눈 코 입 가슴…. 그동안 당연하게만 생각했던 몸의 구석구석에 집중해 봅시다.”

10일 오전 충북 음성 꽃동네 교육관. 두 명씩 짝을 지어있던 청년들이 어리둥절해 한다.

‘바닥에 누우라니?’ 아직 잠이 덜 깬 젊은이들이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어색한 분위기도 잠시 조용한 음악이 깔리자 교육관을 가득 채운 청년들이 전지 위에 몸을 누인다. 이내 눈을 감고 자신의 몸에 귀를 기울인다.

청년들이 참여한 프로그램은 ‘아(我) 사랑해’. 2박 3일 동안 꽃동네를 뜨겁게 달군 갈릴래아 청년축제의 메인 프로그램이다. 묵상을 끝낸 청년들은 짝꿍과 함께 전지에 서로의 몸을 따라 선을 긋고 신체 부위 중 아픔이 있거나 의미 있는 곳에 그림을 그려넣었다.

“목소리가 작아서 어딜 가도 항상 주눅이 들어요. 고쳐보려고 해도 잘되지 않더라고요.”

“남들과는 다르게 생긴 팔 때문에 늘 팔을 가리고 다녔어요. 제 팔을 사랑하게 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죠.”

동그랗게 모여 앉아 자신의 경험을 나누는 청년들의 모습이 사뭇 진지하다. 마음속으로만 가지고 있던 아픔을 밖으로 꺼내놓으며 서로가 서로를 치유한다.

박슬기(프란치스코 26)씨는 이번 청년 축제가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했다. 박씨는 “‘아 사랑해’ 프로그램을 통해 내 안의 상처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배웠다”면서 “생각이 지나치게 많은 내 모습을 되돌아보고 이를 긍정적으로 볼 힘을 이번 축제를 통해서 얻었다”고 말했다.

두 명씩 짝을 짓고 서로의 몸을 따라 선을 긋고 그림을 그리고 나누는 활동 하나하나에는 청년들이 자신을 성찰하고 하느님의 사랑을 느낄 수 있는 과정을 담았다. 몸의 한 부분 한 부분에 감사하면서 나를 사랑하는 마음이 곧 다른 이에 대한 사랑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물론 한없이 큰 주님의 사랑 안에서다.

갈릴래아 청년축제는 한국남자수도회ㆍ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와 한국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가 봉헌생활의 해를 맞아 준비한 행사다. 청년실업 N포세대(사회적ㆍ경제적 이유로 연애와 결혼 주택구입 등 많은 것을 포기한 세대) 등 희망보다 절망을 먼저 겪는 이 시대 젊은이들이 수도자들과 함께하면서 신앙감각을 회복할 수 있도록 ‘봉헌생활의 해 청년특별위원회’가 청년 맞춤형으로 기획했다.

축제에는 기획과 진행을 맡은 수도자 말고도 71명의 수도자가 ‘청년’으로 참여해 축제를 더욱 풍성하게 했다. 정수경(원죄없으신마리아교육선교수도회) 수녀는 “젊은이들이 수도자 못지 않게 하느님을 열정적으로 사랑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아름다운 젊은이들과 함께 한마음으로 하느님을 찬양할 수 있어 가슴 설레는 시간이었다”고 회고했다.

‘별처럼 빛나라’(필리 2 15)를 주제로 열린 축제는 △성시간 △아 사랑해 △갈릴래아 놀이터 △갈릴래아 페스티벌 등 몸과 마음을 채울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청년과 수도자를 합해 261명이 참여했다.

홍호남(카푸친 작은형제회) 신부는 “영적 갈증을 많이 느끼는 젊은이들이 수도자들과 함께 2박 3일을 보내면서 하느님께서 나를 어떤 곳으로 쓰기 위해 불렀는지 그 성소를 찾는 자리가 됐기를 바란다”며 하느님 사랑의 의미와 삶의 참된 가치를 발견하는 시간이 되었기를 희망했다.

김유리 기자 lucia@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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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5-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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