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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너무 원하고 누군가는 피하고 싶은 임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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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신문-서울 생명위 공동 기획 ‘자연출산 교육 기초과정’ ⑥

주변의 친구들을 보면 임신에서 출산까지 그 어느 과정 하나도 쉬워 보이지 않는다. 몇 번의 노력 끝에 생명을 얻었는데 자연적으로 유산이 된다든가 뱃속 태아에게 장애가 있다는 의사의 진단이 내려지면 부모는 낙태를 결심하기도 한다.

친구 중에는 임신이 되지 않아 애타게 생명을 기다리는 이들이 있지만 반면에 뜻하지 않게 임신이 돼서 미혼모가 되는 이들도 많다. ‘뜻하지 않은 임신’이라는 말이 너무 자연스럽게 다가오는 건 이미 오래전부터 우리는 생명이 탄생할 수 있는 통로를 인위적으로 거부하거나 선택해왔기 때문이다.

임신을 너무 원하기에 우리는 인공 수정을 시도하고 피임을 너무 원하기에 우리는 다양한 인위적인 방법으로 피임을 시도한다. 누군가는 너무 원하고 누군가는 너무 피하고 싶은 임신. 그것이 이 시대 남녀들의 통념이 돼버린 듯하다.

10월 28일 서울성모병원 산부인과 김미란 교수는 ‘불임과 피임’을 주제로 강의했다. 자궁근종센터장인 김 교수는 자궁의 근종(자궁 내막에 발생하는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 장면을 보여줬다. 한 번도 보지 못한 자궁내막. 자궁을 이루는 살덩이와 핏줄을 보는데 우리 모두 의사가 된 듯 심각한 표정이 됐다.

불임의 원인은 다양했다. 김 교수는 나이가 많아지면서 생식 능력이 감소할 수밖에 없는 현상을 설명했다. 김 교수는 “30대부터 여성의 가임력은 떨어지는데 공부하랴 일하랴 직장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젊은이들을 보면 안타깝고 (이 사회가) 한탄스럽다”고 토로했다.

임신이 잘 되려면 난소에서 배란이 잘 돼야 하고 정자와 난자의 수정이 이뤄지는 나팔관이 건강해야 하고 자궁도 상태가 좋아야 하는데 요즘은 자궁이 건강하지 않은 여성들이 많다고 했다. 남성 역시 마찬가지다. 불임이라고 해서 여성이 혼자 병원에 다녔는데 알고 보니 남성이 무정자증인 경우도 있다.

김 교수가 설명한 피임의 종류도 다양했다. 자연출산조절에 의한 피임을 제외하고는 모두 기구와 약을 이용한 피임법이었다.

플라스틱과 구리로 된 자궁 내 피임 장치를 넣어 수정을 막거나 호르몬 피임제로 난포 자극 호르몬의 분비를 억제하는 피임법들은 대부분 합병증을 동반한다. 질 출혈이나 생리 과다 구리 알레르기 같은 부작용뿐 아니라 자궁 내 피임 장치가 자궁으로 빠져서 수술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임신과 출산을 원하지 않는 인간들은 이토록 많은 피임 도구와 약을 개발했다.

하느님이 짓궂다는 생각이 든다. 생명을 간절히 원하는 이에게는 애타게 기다리게 하고 원하지 않는 이에게는 생명을 덜컥 안기실까.

일본 소설가 소노 아야코의 말이 떠오른다. “사람이 결정할 수 있는 것이란 저녁 반찬거리 정도이며 그나마도 시장에 사러 갔더니 이미 다 팔려서 살 수 없을 때도 잦다.”

이지혜 기자 bonaism@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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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5-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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