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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에 깃든 생명·생명 깃든 내 몸 돌아본 시간… 혼인과 가정·출산의 의미 되새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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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신문-서울 생명위 공동 기획 ‘자연출산 교육 기초과정’

자연출산조절(Natural Fertility Planning) 교육 기초과정이 끝났다. 지난 9월부터 시작된 석달 동안의 수업은 내 몸에 깃든 생명 생명이 깃든 내 몸을 생각해볼 수 있었던 귀한 시간이었다.

18일 서울 명동성당 파밀리아 채플에서 봉헌된 수료 미사에서 수료생 32명은 가정에서부터 생명 문화의 일꾼이 될 것을 다짐했다.

수료생들은 생명 분야 사목자들과 교회 가르침이 담긴 문헌을 함께 들여다보고 의료 현장에서 생명을 다루는 의료인들의 현장감 넘치는 강의를 들었다. 점액 관찰을 통한 자연주기법을 배우고 그리스도인의 혼인과 생명공동체인 가정 자녀 출산이 갖는 의미도 되새겼다.

성(性)과 생명 사랑. 이 세 단어는 하나의 이름으로 불리기를 원하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이들을 얼마나 다르게 써 왔는가. 성(性)은 10대들과 생명이라는 단어는 인공호흡기를 단 말기환자와 어울렸고 사랑은 드라마 속 연인들의 단어 같았다.

미사를 주례한 조규만(서울대교구 총대리) 주교는 생명의 주인은 하느님이심을 강조하며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데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조 주교가 미사에서 웃자고(!) 소개한 ‘장가가는 아들에게 쓴 어느 어머니의 편지’(일부)를 끝으로 연재를 마친다.

이지혜 기자 bonaism@pbc.co.kr

장가가는 아들에게 쓴 어느 어머니의 편지

나 찾지 마라 아들아. 명절 때 친가에 오고 싶다고 하지 마라. 처가가 좋으면 처가에 가고 그냥 연휴니 맘껏 놀거라. 이 엄마는 그동안 명절이면 허리 빠지게 일했다. 그래서 지금은 놀러 가고 싶다.

나 찾지 마라 아들아. 네 처와 싸웠다고 내 집에 오지 마라. 너의 집은 네 마누라가 있는 그곳이다. 깨끗이 치워놓은 내 거실에 너 한번 왔다 가면….

나 이제는 물건이 한곳에 있는 그런 걸 느끼며 살고 싶다. 부부가 살면서 싸울 때도 있지. 하지만 둘이서 해결하고 영 갈 곳 없으면 처가로 가거라. 그곳에서 불편함을 겪어야 네 집이 얼마나 좋은지 알 거다.

나 찾지 마라 아들아. 결혼했으면 마누라가 해주는 밥이 모래알이어도 마누라가 한 반찬이 입에 맞지 않아도 투덜대지 말고 먹어라. 30평생을 네 입에 맞는 밥과 반찬을 준비하느라 얼마나 힘들었는지 아느냐?

나 찾지 마라 아들아. 이 엄마는 니들 키우면서 직장 다녔고 돈 벌었다. 내가 낳은 자식은 내가 돌보는 게 맞다. 그래야 자식을 함부로 만들면 안 된다는 것도 그 책임이 얼마나 큰지도 알 거다. 그러니 니들이 좋아서 만든 자식을 나한테 넘기지 마라. 처가에도 안 된다. 처가 부모 역시 힘들게 자식 키웠으리라. 잠깐 여행을 가고 싶다면 그때는 봐주마.

나 찾지 마라 아들아. 네가 선택한 마누라의 흠을 이 엄마한테 와서 말하지 마라. 그건 네 얼굴에 침 뱉기다. 네가 골랐잖니? 부부는 평생을 서로 맞춰가며 사는 거다. 네 마누라는 네가 좋기만 하겠느냐?

아들아 아내를 울리지 마라. 네 아내를 울리는 것은 이 어미를 울리는 것과 같다. 이 엄마가 어찌 살았는지. 그걸 기억한다면 감히 네 아내를 함부로 할 수 없을 것이다.

아들아 장모님께 잘하거라. 딸은 그냥 보고만 있어도 가슴 시린 그런 게 딸이다. 너도 딸을 낳아보면 안다. 그러니 네 마누라를 키워준 그분께 진정으로 잘하거라. 너희가 무소식으로 살아주면 그게 나의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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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5-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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