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성과 위주 교육 풍토에서 벗어나 재능 다양성 존중하고 자아 정체성 형성 도와

대안학교 관계자들이 입시철이 되면 학부모들에게 자주 듣는 질문이 있다. 대안학교를 졸업하면 사회에서 잘 적응할 수 있는지 취업은 잘할 수 있는지 돈은 잘 벌 수 있는지다. 사람들도 대안학교에 다닌다고 하면 ‘문제아’로 바라보는 경우가 많다.

경북 영천의 산자연학교를 설립한 환경운동가 정홍규 신부의 대답은 이렇다. “이는 산업문명을 누리는 사람들이 대안학교를 잘못 이해하는 데서 비롯되는 것”이라고.

가톨릭 교회는 공교육 체제에 적응하지 못하고 학교 밖에서 맴도는 학생들을 품기 위해 대안교육기관을 운영하고 있다. 대안학교들은 공통적으로 경쟁과 성과 위주의 교육 풍토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지닌 재능의 다양성을 존중해 준다. 인성 및 전인 교육을 통해 자아 정체성을 형성하도록 돕고 있다. 교회가 운영하는 대안학교를 소개한다.

▲돈보스코영상특성화학교= 3년 과정의 영상제작 대안학교로 살레시오회가 2001년 영상문화에 관심 있고 형편이 어려운 청소년을 대상으로 설립했다. 영상 전문가와 프로듀서 방송작가를 강사로 초청해 카메라 촬영과 편집 연출 등의 실습 위주의 교육으로 진행한다. 방송용 카메라와 디지털 캠코더ㆍ편집장비 중계차 스튜디오 등 프로그램 제작에 필요한 장비를 갖췄다. 방학 기간에는 해외봉사활동을 하며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실무 교육 시간도 마련돼 있다.

▲산자연중학교= 생명ㆍ생태ㆍ평화 사상을 기본 이념으로 자연에서 점점 멀어지는 아이들의 몸과 마음의 불균형을 바로 잡아주기 위해 설립한 학교다. 경북도교육청에서 중학교 학력 인증기관으로 인가받았다. 교육 과정은 창의ㆍ인성ㆍ영성 교육과 지식 교육으로 이뤄져 있으며 체험 활동으로 가족 캠프 및 문화예술 수업 스포츠 클럽 활동 등이 있다.

▲도담학교= 의정부교구 지역아동 사목위원회가 운영하는 공부방 형태의 소규모 대안학교다. 학교를 떠났거나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을 위한 대안교육기관이다. 공교육에 적응하지 못하고 학교에서 이탈한 학생들에게 교육 기회를 주려고 문을 열었다. 검정고시를 대비해 일반 교과목을 공부하는 시간과 함께 상담 및 야외체험 활동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나섬학교= 경상북도교육청이 지정한 위탁형 대안고등학교. 가톨릭상지대학교가 입시 위주의 경쟁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고등학생들을 위해 설립했다. ‘나눔과 섬김’이라는 교육가치를 바탕으로 ‘자신감 찾기’ ‘꿈을 찾고 키우기’ ‘더불어 행복하게 살기’가 교육 목표다. 교과목으로는 미용 요리실습 연극 텃밭농사 문예창작 등으로 짜여 있다. 학생들은 자신이 다니던 고등학교에 소속을 둔 상태에서 일정 기간 나섬학교에서 교육을 받는다.

▲꿈못자리= 대구가톨릭청소년대안교육센터가 운영하는 위탁형 중학교 대안교육과정이다. 대구대교구가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교 밖 아이들을 위해 마련한 대안교육기관. ‘진정한 대화’ 문화를 통해 학생들이 자발성을 갖추고 스스로 길을 찾도록 돕는다. 개인의 특성에 따라 최대한의 자유와 편안함을 제공한다. 교과과정은 국어 영어 수학 등 일반과목과 함께 독서ㆍ미디어ㆍ진료교육 등 맞춤식 교과지도로 진행한다. 최소 1학기부터 6학기까지 다닐 수 있다.

이밖에 교회가 운영하는 대표적 대안학교는 국내 첫 가톨릭 대안학교인 양업고와 무료 예술학교인 화요일아침예술고등학교 가수 인순이(체칠리아)씨가 설립한 해밀학교가 있지만 세 곳은 내년도 신입생 선발 절차가 마감됐다.

특수 대안교육기관으로는 미혼모를 위한 기숙형 대안학교인 ‘자오나 학교’ 중도에 입국한 청소년을 위한 ‘희망나래학교’ 등 특수 대안학교도 있다. 또 서울대교구 송천오 신부가 2017년 개교 목표로 음악 대안학교 ‘노비따스’를 준비하고 있다.

이지혜 기자 bonaism@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