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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가톨릭대 다문화연구소 ‘비정상6담- 유학생’ 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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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왔어요?” “아~ 아프리카…” 외국인 차별의식 팽배

▲ 대구가톨릭대 다문화연구소가 마련한 이주와 다양성 포럼에서 학생들이 외국인 유학생의 발표를 듣고 있다. 다문화연구소 제공

“‘어디서 왔어요?’ 한국 사람이 처음 보는 외국인에게 자주 하는 질문입니다. 모르는 사이인데 굳이 처음 만난 사람에게 인사도 없이 바로 출신 국가부터 질문하는 것에서 차별을 당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요키 칼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이슬람교 음식문화의 가장 두드러지는 점은 돼지고기와 술을 먹지 않는 것입니다. ‘삼겹살에 소주 한잔’을 즐기는 한국 사람들과 어울리기는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축제 때 같이 술 한 잔을 못해 어색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농담 삼아 ‘니는 술도 못 마시면서 무슨 재미로 사노?’라고 말한 친구들도 있고 ‘술 안 마시면 히잡 써야 하는 거 아니야?’라고 주장하듯 말하는 사람들도 간혹 있습니다.”(다미노바 주마구 키르기스스탄)

한국에서 공부하는 유학생들에게 비친 한국사회는 어떤 모습일까.

대구가톨릭대 다문화연구소(소장 이정옥 교수)는 11월 25일 산학협력관 강의실에서 ‘비정상6담- 유학생 한국 문화를 말하다’를 주제로 이주와 다양성 포럼을 열었다.

한국사회에 팽배한 외국인에 대한 차별의식의 뿌리를 살펴보기 위해 기획된 포럼에는 외국인 유학생 4명과 한국 학생 2명이 발표자로 나섰다.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출신 요키 칼(컴퓨터공학과) 학생은 “한국 사람이 출신 국가를 물어보면 “저~ 아프리카에서 왔어요”라고 대답하는데 한국 사람들은 ‘아~ 아프리카~’하며 더는 말을 하지 않고 피한다”고 했다.

이어 “만약에 ‘저~ 미국에서 왔어요’라고 말한다면 한국인들은 ‘오오~ 미국!’ 하며 웃으면서 신 나게 ‘I love 미국’이라고 하며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몽골인 요윤자갈(세무학과) 학생은 몽골에는 텔레비전과 컴퓨터가 없고 푸른 초원이 많아 몽골인들은 다 시력이 좋고 말을 잘 타는 줄 안다고 토로했다. 그는 “저는 시력검사를 받아본 적이 없다”면서 “낯선 곳에서 처음 받는 질문이 ‘시력이 어떻게 되세요?’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어떤 기분이 들 것 같으냐”고 되물었다.

키르기스스탄 출신인 다미노바 주마구(한국어학) 학생은 “저에게 한국 사람이 된다는 것은 매운 것을 먹을 줄 알고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것 야식으로 치킨을 먹으면서 동시에 다이어트로 고민하는 것”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무슬림인 그는 또 무슬림 여학생이 한국인 학생과 함께 쓰는 기숙사 방에서 기도하는 모습을 보고 무섭다고 표현한 사례를 언급하며 “다른 나라의 종교를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밖에 한국인 학생 2명이 외국인 유학생과 어울린 경험담을 통해 자신의 변화된 모습을 소개했다.

다문화연구소장 이정옥(사회학) 교수는 개회사에서 “이번 발표대회는 낯선 사람이 익숙한 우리를 어떻게 경험하고 있는지 먼저 이해해보는 시간”이라며 “21세기 글로벌 이주사회에서 낯선 사람에게 말 걸기는 단순한 교양 덕목이 아니라 사회경제적인 필수 덕목이 됐다”고 설명했다.

다문화연구소에 따르면 한국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 수는 2003년 1만 2000여 명에서 2011년 9만여 명에 육박할 정도로 급증했지만 최근 들어 감소하는 추세다. 감소하는 이유 중 하나가 한국인의 차별의식으로 꼽힌다.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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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5-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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