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7일
생명/생활/문화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우리는 스펙 아닌 사랑을 쌓는다”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대구대교구 청년 10여 명 매달 청소년의 집 찾아 형·누나 역할… 서울 상도동본당 청년 빈첸시오회 다문화 아이 3명 가정교사

▲ 성바오로 청소년의 집 청소년들과 대구대교구 청년들이 함께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이준호씨 제공

▲ 상도동본당 청년들이 돌보는 한 다문화 아이가 청년에게 쓴 편지. 노연희씨 제공

자신의 스펙 쌓기에도 바쁜 경쟁사회에서 소외된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청년들이 있다. 가정 해체로 부모의 사랑이 필요한 아이들을 돌보는 대구대교구 청년들과 다문화 아이들을 돌보는 서울 상도동본당 청년 빈첸시오회 청년들이다.

지난해 8월 아시아청년대회(AYD)에 참가해 함께 신앙을 고백했던 대구대교구 청년 10여 명은 샬트르 성바오로수녀회 대구관구가 운영하는 성바오로 청소년의 집(원장 윤성희 수녀 이하 청소년의 집)을 매달 방문해 아이들과 놀아주고 있다. 아시아청년대회에 참가했던 구자균(교구 청년국 차장) 신부가 대회 후속 모임에 나오는 청년들에게 청소년의 집을 소개한 것이 계기가 됐다.

청년들은 지난해 10월부터 구 신부와 함께 매달 청소년의 집을 방문하고 있다. 청소년의 집은 가정 해체로 부모의 품을 벗어난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29명이 생활하고 있는 보금자리다. 대구를 비롯해 경주 구미 포항 등 경북지역에 거주하는 청년 10여 명은 매달 셋째 주일에 청소년의 집을 방문한다. 20대 초부터 30대 초반의 청년들은 아이들과 함께 주일미사를 봉헌하고 식사를 함께한다. 오후에는 땀 흘리며 축구를 하거나 산행한다. 방에서 이야기를 나누거나 청소를 함께한다. 청년들은 특별히 어떤 활동을 많이 한다기보다 아이들 눈높이에서 대화를 나누고 함께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에 가장 마음을 쓰고 있다.

처음 이 청년들을 어색해 했던 아이들은 셋째 주일만 되면 형 누나들을 애타게 기다린다. 대부분 일회성으로 방문하는 봉사자들이 많은데 이 청년들과는 1년을 함께 지내며 정이 들었다. 이 달에는 특별히 성탄을 앞두고 세례식이 있다. 한 청년이 대부가 돼주기로 했다.

직장을 그만두고 어학 공부를 하는 이준호(마태오 32 삼덕젊은이본당)씨는 “처음에는 아이들의 아픔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는 선입견에 망설였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친한 형제처럼 지내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어 “아이들이 가정 해체로 부모에게 받은 아픔을 이겨내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서 신앙인으로서 모범이 되는 형이 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한다”고 말했다.

구자균 신부는 “아시아청년대회가 단순한 행사로 끝날 수 있는데 이런 모임이 젊은이들에게 신앙인으로 깨어 살 기회를 준다”면서 “참 기특한 녀석들”이라고 흐뭇해 했다.

서울대교구 상도동본당 청년 빈첸시오회 회원들은 올해 3월부터 매주 다문화 자녀 아이들의 가정을 방문해 한글을 가르쳐주는 봉사를 하고 있다.

청년들은 봉사할 곳을 찾다 천주교여성공동체 부설 미리암이주여성센터(소장 우정원)를 알게 됐고 우 소장은 한글 교육이 시급한 다문화 아이 3명을 소개해줬다.

청년 9명은 주일마다 3명씩 한 조를 이뤄 아이들에게 한글을 가르쳐주고 게임을 하거나 공연도 함께 보러 간다. 다문화 아이 3명은 나이가 5 7 8살이지만 부모가 한글을 가르칠 수 없는 여건이다. 언어 습득 능력이 떨어지다 보니 친구들과도 잘 어울리지 못한다.

청년 빈첸시오회 노연희(로사) 회장은 “봉사는 여유가 생기면 할 수 있는 거대한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우리가 해준 아주 사소한 일도 아이들은 너무 고마워한다”면서 “봉사를 하면서 감사하는 마음을 배우게 된다”고 말했다.

우정원(제노베파) 소장은 “안타까운 가정환경에 놓인 다문화 아이들이 너무 많다”며 “부모에게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하는 다문화 아이들이 형 누나들의 사랑을 받으면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 소장은 “많은 청년이 본당과 지역 안에 함께 사는 다문화 아이들에게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지혜 기자 bonaism@pbc.co.kr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5-12-20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5. 17

시편 59장 10절
저의 힘이시여, 당신만을 바랍니다. 하느님, 당신께서 저의 성채이시기 때문입니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