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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유치원·어린이집 10년째 제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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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교구 2006년 이후 신설 기관 없어… 유아 교육 전공 수도자도 부족해 운영에 어려움

▲ 비신자 부모에게도 가톨릭 유아 교육기관에 대한 신뢰도는 높다. 명동성당 지하성당에서 기도하고 있는 어린이들 모습. 평화신문 자료사진

“전 성당 유치원이 아니면 다른 곳을 보내고 싶지 않았어요. 아이들과 나와서 산책하고 놀고 자연과 함께하는 게 매우 좋아 보여 꼭 보내고 싶었어요. 조카들도 성당 유치원 졸업했고요. 인성 교육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알고 있어 더 믿음이 가요.”(안나)

“늘 기도해 주시고 보살펴 주시는 수녀님 선생님. 성당 유치원을 다녔던 건 진짜 은총이었던 거 같아요.”(스텔라)

인터넷 임신ㆍ육아 정보 카페 ‘맘스홀릭 베이비’에 올라온 엄마들 글이다. 엄마들 사이에서 ‘성당 유치원’ 혹은 ‘성당 어린이집’으로 통하는 가톨릭 유아 교육기관의 명성은 자자하다. 유치원 경쟁률은 낮게는 10대 1에서 30대 1을 기록할 정도로 치열하다.

한국수도자장상연합회 유아교육분과위원회가 2013년 장상연합회 소속 가톨릭계 유아 교육기관에 다니고 있는 유아 부모 101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 따르면 부모들의 90 이상이 “(가톨릭계 유아 교육기관이) 인성 및 종교 생활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다.

이처럼 아이를 믿고 맡길 수 있는 가톨릭 유아 교육기관은 비신자 부모에게도 신뢰를 얻고 있지만 정작 교구와 수도회는 유아 교육기관을 확충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 서울대교구의 경우 가장 최근에 설립된 교구 직영 어린이집은 2006년(구로1동본당 대건어린이집)으로 10년째 제자리걸음이다. 2015년 겨울 쑥고개본당 성요셉어린이집이 재정적 문제로 폐원해 지난해까지 11곳이었던 어린이집은 이제 10곳으로 줄었다.

서울대교구가 가장 마지막에 설립한 직영 유치원은 1988년에 문을 연 서초동본당 성문유치원이다. 이후 28년 동안 추가 설립된 유치원은 한 곳도 없다. ‘성당 유치원’의 확충이 어려운 이유는 교육청의 허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유치원은 교육기관인 ‘학교’로 분류돼 있어 시설 기준 등 허가 요건이 까다롭다.

서울대교구의 경우 본당에 어린이집을 설립하려면 본당 신부와 신자들이 어린이집을 필요로 하고 청소년국 유아부를 통해 행정적 절차와 교구 심사를 받으면 된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대부분은 교구의 재정적 지원이 없기 때문에 건립 비용은 본당 신자들 몫이다. 현재 서울대교구 직영 유치원은 24곳 직영 어린이집은 10곳이다.

가톨릭 유아 기관 관계자들은 교회가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확충하는 데 현실적 어려움을 겪는 이유로 △설립 자금 부족 △건물 대지 확보의 어려움 △유아 교육 전공 수도자 부족 △본당 주임 신부의 유아 교육 중요성에 대한 의식 부재 등을 꼽았다.

그중 유아 교육 전공 수도자가 부족이 가장 큰 문제다. 수도회에서는 “원장 수녀를 돌려막고 있다”는 표현이 있을 정도로 인력 부족 문제가 심각하다. 한국수도자장상연합회 유아교육분과 고문 하인자(로사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대구관구) 수녀는 “한국 교회의 수도 성소가 감소하면서 유아 교육을 맡아줄 수녀들도 급격히 줄어들었다”면서 “은퇴할 나이가 넘은 수녀들이 원장 자리를 지키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 수녀는 “그러나 인성 교육의 바탕을 만들어 주는 가톨릭 유아 교육에 절대 손을 놓아서는 안 된다”면서 “신도시 중심으로 새 성당을 지을 때 가톨릭 유아 교육기관을 함께 건립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교구와 수도회가 수탁 운영하는 국공립 어린이집도 있지만 국공립 어린이집에서는 종교 교육을 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서울대교구 청소년국 유아부 담당 박종수 신부는 “유아들은 성당에 있는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다니면서 자연스럽게 신앙 교육을 받을 수 있다”면서 “냉담 중인 부모도 교회에 초대하는 등 아이 하나로 온 가족이 신앙 안에서 모일 기회가 된다”고 유아 교육기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지혜 기자 bonaism@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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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6-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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