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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 마음에 따뜻한 보양식 되어줄 신앙 에세이

손희송 주교 신앙 에세이 10년만에 첫 개정판 출간 다양한 삶의 고민 신앙으로 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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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혼자가 아닙니다

손희송 주교 지음

가톨릭출판사



인간이라면 피할 수 없는 고통의 순간은 가정과 학교, 직장에서 들이닥친다. 코로나19로 신앙생활이 위축되고, 일상생활을 잘 견뎌야 하는 이 시기에 단비 같은 에세이가 나왔다. 삶에 지쳐 체념과 낙담의 무게에 짓눌려 움직이고 싶지 않은 이들에게 믿음과 기력을 보충해주는 한여름의 보양식 같은 책이다.

올해 사제수품 35주년을 맞은 서울대교구 총대리 손희송 주교가 신앙 에세이 「우리는 혼자가 아닙니다」(가톨릭출판사)의 첫 개정판을 10년 만에 출간했다. 10여 년간 교회 월간지와 신문에 기고했던 신앙 단상을 비롯해 당시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올렸던 글들도 포함돼 있다. 발간 이후 10년간 스테디셀러로 가톨릭 독자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만큼 이번 개정판은 양장본으로 새로 단장하고, 편하게 읽을 수 있도록 글도 재편집했다.

손 주교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마주치는 어려움에 대해 신앙인으로 어떤 마음가짐으로 대처해야 할지 경험에서 우려낸 다양한 이야기를 전해준다. 그가 전해주는 다양한 일화들은 날카로우면서도 본질을 꿰뚫는 힘이 있다. 도란도란 잔잔하게 전해주는 그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면 인생의 뼈대를 다시 튼튼하게 고쳐 짓는 느낌이다. 때로는 마음이 나약해져 삶의 길에서 주저앉고 싶지만 인생길에 동행하고 있는 주님과 희망과 기쁨의 삶을 살자고 재촉한다. 인생의 가파른 오르막길을 걸을 때, 시련의 먹구름으로 캄캄할 때, 유혹으로 마음이 흔들릴 때 펼치면 좋은 에세이다.

손 주교는 크고 작은 삶의 토막이야기를 통해 기쁨과 희망을 길어 올렸다. 「우리는 혼자가 아닙니다」에는 백혈병으로 병마와 싸우다 세상을 떠난 친구 봉경종 신부, 고 김수환 추기경이 직접 번역해 묵상한 글 ‘어느 독일 노인의 시’ 등 손 주교의 삶에 영감을 가져다준 인연과 글들이 소개돼있다. 오랜 사제 생활에서 우러나오는 삶에 뼈와 살이 되는 이야기들이다.

손 주교는 교회의 복음 실천과 쇄신의 노력이 못마땅해 낙담한 신자들의 어깨를 다독이는 것도 잊지 않는다. 그는 “교회가 ‘인간적인 무능함과 약점’으로 점철되어서 많은 이의 한숨과 탄식을 자아낸다”면서 “교회의 거룩함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쉽사리 비난하거나 낙담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그는 쇄신의 노력에도 교회가 달라지지 않으면 조급증에 걸리거나 낙담과 절망, 냉소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교회의 정화와 쇄신의 주도권은 하느님께 있고, 인간은 단지 하느님이 주도하시는 손길에 응답하는 도구일 뿐이다. 이런 사실을 잊는다면, 자칫 교회의 쇄신과 정화를 인간의 손으로 완수할 수 있는 양 착각하기 쉽다.”(71쪽)

그는 교회가 항상 정화되고 쇄신되어야 하는 것은 마땅한 일이지만 중요한 것은 방법에 있다고 제안한다. 그 방법은 성령을 통해 교회 안에 보이지 않게 현존하시는 그리스도 덕분에 거룩하게 변화될 수 있음을 믿고, 묵묵히 기다리는 태도다.

1986년 사제품을 받은 손 주교는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대학에서 교의신학을 공부했다. 1994년부터 가톨릭대에서 20년 넘게 교수를 지내며 수많은 학생과 신자들을 만나왔다. 이 책은 다양한 만남에서 얻은 사람들의 삶의 고민을 신앙적으로 녹여낸 결실이다.

이지혜 기자 bonappetit@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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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1-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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