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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걸어온 반세기 사제의 삶, 한국 교회 역사가 되다

박신언 몬시뇰 수품 50주년 회고록 「아버지의 뜻대로 하소서」 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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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뜻대로 하소서

박신언 몬시뇰 지음 / 기쁜소식



책 제목인 “아버지의 뜻대로 하소서”(마태 26,39)는 저자인 서울대교구 박신언 몬시뇰이 사제품을 받을 때 정했던 성구다. 예수님께서 십자가 수난 전 겟세마니에서 피땀 흘리며 기도하실 때 하신 말씀이다. 주님께 온전히 자신을 바쳐 그분의 도구로 쓰시라는 의미에서 정한 성구 덕분인지 박 몬시뇰은 1972년 사제품을 받은 뒤 50년간 한국 가톨릭교회의 굵직굵직한 역사와 함께했다.

“김수환 추기경께서 로마에 갔다 오시면 ‘너 때문에 대접받는다’는 말을 거듭했어요. 그러다 어느 날 아침 식사 중에 ‘성체대회를 따왔다’고 하시더라고요. ‘성체대회도 네가 있어서 따올 수 있었다’고요. 한국 천주교 200주년 기념행사는 교황님이 일부러 우리나라에 방문해주시는 거지만, 세계성체대회는 올림픽처럼 유치하는 거거든요.”

그렇다, 박 몬시뇰은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한국을 처음 방문한 1984년 당시 한국 천주교 200주년 기념행사위원회 사무국장 겸 기획분과위원장을, 1989년에는 제44차 세계성체대회 행사분과위원장을 맡아 이들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르는 데 견인차 역할을 했다.

“그때 숟가락을 놓고 벌떡 일어나서 ‘나는 안 한다. 죽어도 못 한다’고 나갔어요. 그런데 어떡해요. 추기경님이 하라고 하시면 해야지. 당시에는 정말 어렵고 힘들었어요. 하지만 지나고 나서 생각하니 ‘내가 뭔데 그런 성인을 두 차례나 모셨을까’ 싶어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힘이자 보람이었죠.”

그런가 하면 그는 1993년부터 8년간 가톨릭평화방송ㆍ평화신문 사장으로 재직하면서 지금의 TVㆍ라디오ㆍ신문으로 이뤄진 가톨릭 종합 매스컴으로 자리 잡는 데 기틀을 다졌다. 본당 사목자로서의 활동도 탁월했다. 1979년 압구정동본당 초대 주임으로 부임해 교구의 도움을 받지 않고 3년 만에 부지 마련은 물론 성당까지 완공했다. 2004년부터 명동본당 주임으로 7년에 걸친 대대적인 성당 보수 공사도 마무리했다. 당시 1년에 두 차례 직접 예비신자 교리반을 맡아 매회 평균 350명에 가까운 영세자를 배출하기도 했다.

“신부라면 선교에 중점을 두어야 해요. 지금도 제가 예비자 교리를 하고 있으니까요. 신부는 오로지 하느님 말씀을 전해야 합니다.”

「아버지의 뜻대로 하소서」는 사제 수품 50주년 금경축을 맞은 박 몬시뇰의 회고록이다. 책은 크게 3부로 나뉜다. 제1부에는 사제로서 지난 반세기를 돌아본 다채로운 기록과 감흥이 담겨 있다. 제2부는 한국 천주교 200주년 기념행사, 제3부에는 제44차 세계성체대회 관련 준비와 진행 과정을 남겼다.

그는 “이들 행사의 기획과 준비 업무를 총괄하는 일은 사제생활 중에 잊을 수 없는 중대한 과업이었고, 무척 힘들고 무거웠지만 한편 귀하고 보람된 ‘은총의 짐’이었다”며, “지나고 보니 ‘그게 다 하느님의 섭리였구나’ 느낀다”고 말했다. 또 “후배들에게 남기고 싶은 기록의 의미도 일부분 있기에 기억을 더듬어 회고록에 수록하는 용기를 내어 보았다”고 전했다.

흑백 사진부터 세로로 표기된 신문까지 당대의 이미지를 더한 「아버지의 뜻대로 하소서」는 개인의 기록은 물론 한국 가톨릭교회의 역사와 함께 시대상도 드러낸다.

염수정 추기경은 축하의 글에서 “박 몬시뇰을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남다른 선교 열정이요, 다음은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추진력, 그리고 꼼꼼한 일 처리 능력”이라며, “타고난 사목 일꾼 박 몬시뇰을 서울대교구, 나아가 한국 교회에 보내주신 것은 하느님의 크나큰 축복”이라고 전했다.

백영민 기자 heelen@cpbc.co.kr,

윤하정 기자 monica@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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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2-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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