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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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소외된 이웃 돌아볼 수 있는 책으로 뜻깊은 명절 보내자

설 연휴에 읽을 만한 도서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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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력으로 새해 첫날을 기념하는 설 연휴가 시작됐다. 가족과 함께하는 명절, 소외된 이웃이나 주변을 생각할 수 있는 책과 함께 남다른 의미를 되새겨 보면 어떨까.



나의 1000번째 단어

매릴리 헤인즈 지음 / 배진예 옮김

바오로딸



「나의 1000번째 단어」는 단어를 수집하는 주인공 애니의 성장기를 담은 어린이소설이다. 초등학교 졸업을 앞둔 애니는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또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소개하는 졸업 과제를 준비하게 되고, 책은 이 과정에서 겪은 사건과 느낌을 표현하는 단어들로 구성되어 있다. 독자는 애니가 겪는 일상을 통해 또래 아이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배경은 미국이지만, 자폐 동생이 있는 친구, 이혼 가정의 친구,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가정의 이야기는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다. 친구와의 관계, 이성에 대한 호기심 등도 쉽게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다.

“‘진품(authentic)’. 이 단어는 제가 오늘 아침에 수집했어요. 저의 천 번째 단어죠. 진품은 있는 그대로의 저입니다. 만약에 누군가 저를 샌님이라고 하거나 따분하다고 생각하거나 그냥 좋아하지 않는다 해도 괜찮다는 의미입니다. 제가 저를 좋아하니까요. (중략) 제가 웃기는 단어를 모으는 것은, 제가 웃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에요. 특별한 사람이나 사물을 떠올리게 만드는 단어를 수집하는 이유는, 제가 그 사람과 사물을 소중히 여기기 때문이고요. 저는 작가가 되어 제 단어들로 다른 사람들을 위해 그림을 그리고 싶어요.”(200쪽)

저자는 책 말미에 ‘이야기 나누기’ 코너를 실었다. 자기가 무엇을 잘하고 좋아하는지 알지 못하거나 생각하지 않고 지내는 친구들에게 자기 정체성을 발견하도록 이끌며, 지금 친구 관계로 어려움을 겪거나 자존감이 부족한 어린이들에게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알려준다. 또 아이들 스스로 무엇이 중요한지 질문하도록 하여 올바른 가치관을 형성하도록 돕는다.



되새길수록 선명해지는

채승호 지음 / 폭스코너



초등학교 3학년 때 청력을 잃은 청년의 유쾌한 자립기다. 저자는 청력을 잃은 것보다 소리를 줬다 뺏어갔다는 사실에 더 크게 마음이 상했다. 유전자에게, 혹은 정말 존재한다면 신에게 뭐라고 한마디 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이후 소리를 들으려면 소가 여물을 먹듯 되새김질해야 했지만, 소리를 되새김질하다 보니 오히려 남들보다 더 잘 듣게 됐다는 걸 깨달았다.

“나는 이제 잘 안 들려서 소통하기 힘든 것보다 서로 집중해서 소통해야 하기 때문에 생기는 대화의 깊이를 소중히 여길 줄 알게 됐다. 즐겨 듣던 클래식 음악이 잘 안 들려서 힘들어하기보다 조용한 세상에서 책에 집중할 수 있는 순간을 더 소중히 여긴다.”(33쪽)

이렇게 말할 수 있기까지는 시리고 아픈 시간을 이겨내야 했다. 책에는 처음 청각장애가 발현돼 힘들었던 유년 시절, 한국어로도 어려운 소통을 일본인들과 해야 했던 유학 경험담, 대학 졸업 과정과 직장 생활에서 실패했던 쓰라린 순간 등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단단하게 성장한 저자의 마음을 엿볼 수 있는 것이 이 책의 매력이다.

저자 채승호씨는 일본에서 건축을 공부한 뒤 한국에 돌아와 건축사무실과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다 지금은 서울 북촌에서 아버지와 함께 한옥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결핍 때문에 힘들어하는 사람이 있다면 내 이야기가 하나의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꽃들의 흉터

오복이 지음 / 청동거울



「꽃들의 흉터」는 쉼터 청소년 열세 명의 생생한 현장 기록이다. 가정 해체, 가정 폭력, 한부모, 조부모, 다문화, 입양 가정의 환경에서 갈등과 방임, 빈곤, 성폭력 등 다양한 결핍과 상처를 끌어안은 채 처절하게 견디고 있는 아이들. 작가면서 청소년 쉼터 사회복지사인 저자 오복이씨는 그 아이들이 어떻게 쉼터에 오고, 어떻게 살다가, 어떻게 떠나는지 그 과정을 인터뷰와 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했다.

열세 명의 청년은 각기 다른 이유로 집 밖을 떠돌다 쉼터에 찾아와 상처를 다독이며 새로운 삶을 준비하고 있다. 이들의 생생한 이야기는 어른들이 막연하게 생각하는 요즘 청소년들의 현실과 문제를 새로이 인식하게 한다. 우리 사회의 사각지대에서 방황하는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통해 어른들이 아이들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되새기게 한다. 또래 청소년들 역시 현실의 문제로 고통받고 있는 친구들에 대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게 돕는다.

청소년 쉼터는 전국에 130여 개소가 있고, 그 쉼터에서 ‘케이’라고 불리는 사회복지사, 청소년상담사, 청소년지도사, 임상심리사 등은 600여 명 있다. 저자는 “이 순간에도 아이들 손을 붙들고 있는 전국의 케이를, 케이의 온기를 붙들고 진주를 품은 수많은 청소년을 응원한다”고 말한다.



구름옷

이종화 지음 / 북인



이종화(마티아) 작가가 2022년 아르코문학창작기금 지원을 받아 펴낸 두 번째 수필집이다.

“뜬구름 같은 인생. 우리는 각자의 구름을 베어내어 옷을 지어 입는다. 목구멍에 넣기 위해 밥을 구하러 흘러다니다 배가 부르면 은하수 너머 별도 본다. 여기저기 뒹굴다 사회에 물들고, 눈비를 맞아가며 비련에 온몸을 적시기도 한다. 하늘에 뜬 해를 보며 희망이란 무늬를 넣고, 멀어져가는 인연을 그리며 고독의 노을에 옷을 담그기도 한다. 누구나 닿고 싶어 하는 꿈의 언덕을 향해 아침나절 먼 길을 떠난 소년이 땅거미가 내릴 무렵 백발의 노구를 이끌고 고향으로 돌아와 구름 같은 옷을 개키고 단정하게 죽으면 가히 천행(天幸)이라 할 만했다.”(‘구름옷’ 중)

표제작인 ‘구름옷’을 비롯해 어린 나이에 돌아가신 아버지를 그리며 쓴 ‘귀환’, 인간이 본질적으로 갖는 고독에 대한 물음을 담은 ‘날개’, 이 시대를 향한 젊음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광화문 정경’, ‘킹메이커’ 등 사회와 자연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과 목소리가 40편의 이야기에 담겼다. 윤하정 기자 monica@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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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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