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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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정수용 신부 "한미연합훈련, 한반도 평화에 도움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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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PBC 뉴스
○ 진행 : 이혜은 앵커
○ 출연 : 정수용 신부 /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 부위원장

[앵커] 지금 우리나라에선 대규모 한미연합군사훈련이 한창입니다. 이에 대해 북한은 하루가 멀다하고 미사일 발사 등 무력 대응을 이어가고 있고요 한편으로는 한일 정상회담도 있었죠. 한반도 정세와 평화의 길에 대해서 고민을 해볼 시점인 만큼 오늘은 이 분을 스튜디오에 모셔봤습니다.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 부위원장 정수용 신부님 스튜디오에 나와 계십니다. 어서오세요.

▶ 안녕하십니까.

▷ 신부님, 이번 한미연합군사훈련부터 좀 여쭤봐야 될 것 같습니다. 성격이나 규모 면에서 예전의 훈련과 좀 차이점이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 한미연합군사훈련은 꽤 역사가 깁니다. 1976년부터 진행이 됐던 훈련이고요. 우리에게 익숙한 팀 스피릿 훈련이라고 불렸던 적도 있고 키 리졸브 훈련이라고 불렸던 적도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 훈련 규모가 좀 많이 축소되기도 했었고 그리고 또 야외에서 하는 실기동 훈련 중심으로 진행되기보다는 시뮬레이션 상으로 진행되는 부분들도 많았습니다. 물론 2020년 이후에는 코로나 상황도 있었고 전 정부에서 약간 평화 기조를 이끌어가는 과정 안에서 북한의 도발을 막기 위해서 훈련의 성격과 범위들도 좀 교정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올해 한 5년 만에, 4년 만에 진행되는 이 훈련은 역대 가장 긴 훈련 기간입니다. 11일 동안 진행이 되고 있고 동원되는 여러 가지 전략 자산도 상당히 큰 범위의 훈련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훈련의 성격이 단순히 방어적인 훈련이라고 보기보다는 일정 부분 반격과 공격의 그런 성격도 갖고 있습니다. 북한 유사시에 한국군과 미국군이 북한 지역을 다시 수복해서 북한 지역의 질서를 수립하고 행정 체제를 복원시키고 그리고 북한을 안정화시키는 것까지를 훈련의 목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상당히 북을 자극하고 또 북의 도발을 이끌어낼 수 있는 그런 성격의 훈련으로 보고 있습니다.

▷ 연일 북한이 도발을 이어갈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이전보다 기간도 길어졌지만 또 훈련 자체 성격에도 좀 변화가 있었다고 짚어주셨습니다. 정전 70년 한반도 평화행동이 지난 11일이었죠. 한미연합군사훈련에 반대하는 행진을 벌였어요. 훈련에 반대하는 이유가 궁금했고요, 그리고 이날 행진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어땠는지, 신부님께서는 이번 훈련 어떻게 보시는지까지 함께 여쭤보겠습니다.

▶ 평화를 위해 활동하는 많은 사람들이 이번 한미연합훈련을 좀 우려하고 걱정하고 또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이유는 이 훈련이 평화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훈련을 열심히 해서 북을 억제하고 전쟁을 막을 수 있다면야 누가 어떤 훈련을 반대하겠습니까. 그러나 분명히 상대가 있는 남북 관계 안에서 자연스럽게 북의 도발을 이끌어내고 그런 부분들 안에서 한미 뿐만 아니라 남북 간의 갈등이 점점 고조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한미연합훈련이 진행되는 과정 안에서 북한의 어떤 핵 위협은 점점 더 고도화되고 있고 실질적으로 최근에 보도를 보게 되면 핵을 남한에 사용할 수 있을 그런 과정을 연습하고 또 그런 부분들을 과시하고 있기 때문에 한쪽의 훈련이 다른 한쪽을 자극하고 그리고 또 다른 한쪽에 그런 군사적인 도발이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분명히 훈련의 성격과 그런 범위들이 조정돼야 된다는 입장을 갖고 있습니다. 많은 시민 분들이 일반적으로 정상 국가에서 군사훈련을 하는 것이 유비무환의 자세로 중요한 것 아니냐, 좋은 것 아니냐고 인식을 하십니다. 실제로 언론에 보도되는 한미연합훈련의 모습들도 되게 웅장하고 멋있게 표현이 되죠. 하지만 한반도에서 진행되는 한미연합군사훈련은 좀 다른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 실제로 작년 한 해 국방백서에 따르면 한미연합훈련은 총 256회, 거의 이틀에 한 번꼴로 진행이 됐기 때문에 그 범위도 너무 과하고 그리고 상대를 자극하는 어떤 정치적인 목적이 있는 훈련이기 때문에 당연히 좀 중단되고 축소되고 그리고 한반도 현안에 따라서 갈등이 관리돼야 된다라는 입장을 지지하는 분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말이 군사훈련이지만 그 이면에는 정치적인 성격도 충분히 엿볼 수 있는 그런 훈련의 성격을 띠고 있다는 이야기 해주셨습니다. 그렇다면 현 정부의 대북 기조도 좀 체크를 해봐야 될 것 같은데 윤석열 정부의 대북기 조에 대해서 보완해야 할 점, 또는 개선해야 할 점이 있다면 어떤 게 있다고 보고 계신가요?

▶ 작년 8.15 경축사에서 윤 대통령은 담대한 구상을 대북 정책의 기본으로 발표를 했었습니다. 북이 비핵화의 대화에 나오기만 한다면 어떤 조건을 달지 않고 지원을 하겠다라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이러한 조치가 북의 호응을 기대하기 어렵다라는 것에 문제가 있습니다. 이런 정책이 어떤 말 잔치에 끝나게 되고 실질적으로 북의 행동 변화 혹은 남북관계의 어떤 신뢰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우리 측에서 먼저 적극적인 행동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지금 대북 기조까지 체크를 해봤는데, 또 최근에 한일 정상회담이 있었어요. 한반도 평화에 도움이 되는 한일관계로 나아갔다라고 평가를 하시나요? 어떤가요?

▶ 한일 간의 어떤 밀착이 강화되고 있는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 안에서 피해자들의 인권 문제, 역사 문제 같은 것들이 좀 도외시되고 무시된 것들 안에서 또 국내외적으로 많은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그런데 단순히 한일의 밀착이 우리의 어떤 필요나 이해라기보다는 한미일의 어떤 군사안보 강화 측면이 강하고 이를 바라고 조종하는 어떤 미국의 입장이 반영된 것이라는 것에 좀 우려할 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당연히 이런 미국의 입장은 미중 패권 경쟁 안에서 어떤 신냉전 구조에 우리가 원하지 않음에도 끌려 들어가고 있다라는 것. 그것이 좀 문제가 되고요. 우리가 주도적으로 남북 관계와 평화를 만들 수 있는 여건을 조성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는 신냉전에 우리가 원하지 않음에도 끌려 들어가면서 전쟁의 위협이 높아가고 있고 그것을 수수방관하거나 아니면 더 적극적으로 그런 기조에 말려 들어가는 것. 그것이 이번 한일 회담의 결과로 우려할 점이 아닌가 생각을 합니다.

▷ 지금 한일관계에 있어서 우리가 굉장히 민감하게 다뤄야 하는 문제에 있어서 어떤 부분에 가장 초점을 맞추고 가장 우선시해야 되는가를 등한시해서는 안 된다라는 이야기 해주셨고 무엇보다도 주체적인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신부님께서는 지난해 한일청년교류모임 함께하셨는데 일본 청년들은 한일관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을 하고 있는지 굉장히 궁금합니다. 평화에 이바지하는 한일관계, 어떻게 만들어져야 될까요?

▶ 평신도 선교사들이 중심이 된 하느님 자비 복음의 종이라는 선교회에서 주관을 했던 한일청년교류모임에 저도 일부 참석을 했었는데요. 지금 일본 국내적으로 어떤 동아시아 역사를 실질적으로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없기 때문에, 적기 때문에 이번 한일교류모임에 참가한 일본 청년들이 한일의 과거사를 좀 같이 바라보고 그 과정 안에서 본인들의 어떤 책임 이런 부분들을 인식할 수 있었던 것이 교류모임의 좋은 어떤 열매이지 않았나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 안에서 인권적인 측면 그리고 기본권적인 측면 이런 부분들 안에서 일본의 청년들도 진심어린 어떤 사과가 이뤄졌고 또 그런 부분 안에서 함께하고 있는 한국 청년들 역시도 흔쾌히 용서하면서 서로 화해로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결국 갈등이라는 것이 진실과 인권적인 측면에 기반해 있을 때 보다 장기적인 차원의, 그리고 보다 돈독한 차원의 화해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민간교류 특히 교회 내 청년들의 모습 안에서 바라볼 수 있었고 또 이러한 기조가 양국 간의 주된 기조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한다면 분명히 한일관계도 건설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 갈등이 진정으로 화해로 이어질 수 있으려면 결국에는 진심이 통해야 된다라는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그렇다면 서울대교구 민화위 부위원장으로서 평화를 향한 신앙인의 길에 대해서 당부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어떤 부분이 있으실까요.

▶ 한반도의 긴장이 점점 높아지고 있고 분명히 우려할 상황이긴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 부분을 또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언제 어디서 어떤 군사적 충돌이 일어나도 정말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지금 큰 긴장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한반도의 갈등은 70년이 넘은 사안이기 때문에 한 번에 없앨 수 없습니다. 당연히 서로 신뢰를 만들어 나가는 행동들을 해 나가야 되는데 이런 부분들 안에서 우리는 너무나 감정적으로 대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어떤 부부싸움의 예로 설명을 하게 되는데요. 갈등을 겪는 어느 한 부부가 서로 막 집 안의 세간살이 들고 던지려고 하고 또 그렇게 위협을 할 때 다른 한쪽이 흉기를 든다고 해서 그 갈등이 조정되는 것은 아니거든요. 일단 손에 들고 있는 것 좀 내려놓고 서로의 마음도 헤아리고 어떻게 느꼈는지를 진심으로 이야기 나눌 때 그때 뭔가 화해의 길을 찾을 수 있는데 지금은 누가 더 큰 무기를 들고 있느냐라고 더 갈등이 긴장되는 것 같아서 이런 부분들이 좀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 한반도 정세와 평화의 길에 대해서 오늘 정수용 신부님 모시고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신부님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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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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