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8일
생명/생활/문화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하느님 따른 성현들의 삶, 병든 신앙의 치유책이자 길잡이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요한 케르벡의 '주님 승천' 출처=가톨릭 굿뉴스 갤러리 


신앙은 결국 하느님과 개인의 관계이다. 주님 승천 대축일이자 홍보 주일을 맞아 고대부터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삶으로 믿음의 본보기가 된 주요 인물을 지금의 여러 관점에서 고찰한 책을 소개한다.
 

행복합니다, 하느님을 사랑한 사람들 / 이나미 지음 / 생활성서

“어쩌면 소화 데레사를 닮고 싶어 하는 이들이 지금도 어딘가에서 자신의 슬픔에 머물지 않고 신앙심을 깊게 해서 사랑을 나누려고 노력하고 있는지 모른다. 정신 의학에서는 이를 회복력(resilience), 즉 고통에서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정신력의 차이로 설명하는데, 영성의 힘으로 고통을 의미 있는 행복으로 바꾼 데레사 성인이 정신적 치유의 궁극적인 모델이 되지 않을까 상상해 본다.”(‘소화 데레사 성인’ 중에서)

일반인도 심리학의 눈으로 일상을 바라보는 일이 잦아졌다. 누군가의 순간적인 언행부터 오랜 삶의 궤적까지 보이지 않게 영향을 미치는 기저가 있기 때문이다. 가톨릭 성인들은 어떨까?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이자 종교심리학 석사이기도 한 이나미(리드비나) 작가는 「행복합니다, 하느님을 사랑한 사람들」을 통해 교회사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일생과 그 사상을 ‘종교심(宗敎心)’에 기인해 분석한다.

저자는 어머니의 모범 모니카 성인, 광대한 학문적 성취를 이룬 토마스 아퀴나스 성인, 고통받는 아이들을 품어 안은 돈보스코 성인, 선으로 악을 이긴 아우슈비츠의 성자 막시밀리안 마리아 콜베 성인 등 고대부터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하느님을 따른 성현들의 삶을 톺아본다. 그들이 태어나 자라는 과정에서 맞닥뜨린 선택과 그 선택이 가능했던 종교심, 그러한 종교적 심성이 개인의 삶을 어떻게 완성하는지, 공동체에는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살펴본다.

저자는 “높은 차원의 세계를 보여 주었던 교회사 속 인물들의 삶을 배우고 묵상하는 것이 그나마 영적인 능력이 부족하고 마음이 병든 우리에게는 최선의 치유책이자 길잡이가 아닐까 싶다"며 "우리와는 참 많이 달랐던 고결한 이들이 걸었던 삶의 궤적과 사상의 형성 과정을 찾아 감히 흉내라도 내 보려 한다면, 그저 막연해 보였던 ‘참자기 찾기’라는 고귀하면서 말로 설명하기 힘든 여정의 시작이 가능할 것 같다”고 말한다.

책은 종교학 박사과정을 수료한 예수회 심백섭 신부가 감수했다.
 
구약의 사람들 / 주원준 지음 / EBS BOOKS

“성경은 저 멀리 떨어진 곳의 먼 과거 이야기인 듯 보이지만 지금 여기서 내 이야기를 전하는 책이다. 노아의 이야기는 용서하는 신이 의인을 살려준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86쪽)

“모세의 방식은 참여적이고 실천적이었다. 그는 인식이나 깨달음에 머무르지 않았다. 백성들을 모아 파라오에 대항했고 밖으로 나가야 한다고 당당하게 요구했다. 정치적 갈등을 일으키는 선택이었다. 그리고 백성들에게도 과감한 결정을 요구했다. 개선하고 조금씩 고치는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새로운 차원의 질서, 신적인 해결책을 상상하고 수용하기를 원했다.”(154쪽)

“다윗의 위대함은 그가 쌓은 훌륭한 업적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한 번도 좌절하지 않았다는 점에 있다. 쓰러졌다가 일어서고, 마음을 다잡았다가 또 잘못을 저지르고, 실패하고는 다시 세상과 싸우기를 반복했다. 그는 상처를 겁내지 않고 도전하는 일에 삶을 바쳤다.”(205쪽)

아담과 하와, 카인과 아벨, 노아, 아브라함, 모세, 다윗, 유딧···. 종교와 시대를 넘어 꾸준히 언급되는 인물이지만, 이들을 명확하게 설명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고대근동 세계의 맥락에서 이러한 구약성경 속 인물들의 삶 속으로 들어가 새로운 성찰과 해석을 시도한 책이 출간됐다. 바로 고대근동학자 주원준(토마스 아퀴나스) 작가가 집필한 「구약의 사람들」.

저자는 우선 ‘구약성경’을 에리히 쳉어(Erich Zenger) 신부가 고안했던 용어인 ‘첫째 성경’이라 부르자고 제안한다. 구약(옛 약속)은 신의 ‘첫 약속’, ‘첫 사랑’을 담은 책이며 “쓸모없고 빛바랜 약속이 아니라 인류를 구원하시려는 하느님의 ‘초심’을 담은 경전”이기 때문이다.

그 첫째 성경 속 사람들은 고대 근동인이며, 그들의 이야기에는 빈구석이 많다. 저자는 “성경의 공백과 생략, 비약을 읽어내는 것은 읽는 이의 능동적 참여”라며 “이런 ‘빈구석’이야말로 첫째 성경이 지닌 가장 위대한 점”이고 “신이 당신을 초대하는 자리”라고 강조한다.

가톨릭 평신도 신학자인 저자는 독일 뷔르츠부르크대학에서 구약학(성서언어학)과 고대근동언어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님성서연구소 수석연구원으로, 서강대학교에서 구약성경, 고대근동의 종교, 히브리어, 유다교 등을 강의하고 있다. 2012년 「구약성경과 신들」로 제16회 한국가톨릭학술상 연구상을 수상했고, 「구약성경과 작은 신들」, 「인류 최초의 문명과 이스라엘」 등을 펴냈다.

윤하정 기자 monica@cpbc.co.kr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23-05-17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5. 18

마르 1장 3절
너희는 주님의 길을 마련하여라. 그분의 길을 곧게 내어라.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