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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은 왜 최후의 만찬 ‘네 번째 잔’을 안 드셨나

미국 개신교 목사였던 스콧 한파스카에 얽힌 비밀 밝히려성경·초대교회 기록 등 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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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잔의 비밀 / 스콧 한 지음 / 이형규 신부 옮김 / 가톨릭출판사

“최후의 만찬 이야기가 만들어 내는 어려움에는 바로 예수님과 제자들이 만찬을 완료하지 못하고 일찍 끝냈다는 데 있다. (중략) 그들은 찬미가를 부르면서 마셔야 하는 ‘네 번째 잔’을 마시지 않았다. 이는 만찬의 순서를 명백히 빼먹은 것이다. 실제로 예수님께서는 이 빠진 부분에 주의를 기울이시며, 의도적으로 그렇게 하셨다는 신호를 보내신다. 예수님께서는 세 번째 잔을 드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가 하느님 나라에서 새 포도주를 마실 그날까지, 포도나무 열매로 빚은 것을 결코 다시는 마시지 않겠다.’”(마르 14,25) (123쪽)

파스카 만찬은 네 과정으로 되어 있고, 각 과정마다 물을 섞은 적포도주 한 잔을 곁들인다. 랍비들은 각 잔의 포도주와 물의 비율까지도 설명했다. 모든 유다교 전례에서 잔은 매우 중요했다. 그러나 예수님은 파스카 축제를 기념하며 제자들과 가진 최후의 만찬에서 네 번째 잔을 드시지 않았다. 왜일까?

“’그들이 몰약을 탄 포도주를 예수님께 건넸지만 그분께서는 받지 않으셨다.’(마르 15,23) 십자가에 못 박히기 직전에 예수님께서는 당신께 건네진 포도주를 한 차례 거부하셨다. 그리고 마침내 마지막에 이르자 ‘신 포도주’가 예수님께 건네졌다. (중략) “예수님께서는 신 포도주를 드신 다음에 말씀하셨다. ‘다 이루어졌다.’ 이어서 고개를 숙이시며 숨을 거두셨다.”(요한 19,30) (133쪽)

무엇이 다 이루어졌다는 것일까?

미국의 개신교 목사였던 스콧 한 박사는 이들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자 성경과 초대 교회의 기록, 학자들의 연구 자료와 전례를 탐구했다. 그 여정이 담긴 책이 「네 번째 잔의 비밀」이다. 저자는 책에서 파스카 축제를 기념하여 제자들과 가진 최후의 만찬, 십자가 죽음 등 예수님 지상 생애의 마지막 순간을 둘러싼 사건을 하나씩 되짚으며 파스카 신비와 가톨릭 미사의 의미를 드러낸다. 마지막 장 ‘내 삶의 파스카’에서는 우리도 주님과 함께 네 번째 잔을 마실 수 있는지,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갈 수 있는지, 구원을 가져다주는 고통을 감내할 수 있는지 묻는다.

“‘다 이루어졌다’는 당신께서 숨을 거두심으로써 지금 이루어진 파스카를 뜻했던 것이다! 예수님의 파스카 만찬에서 빠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모든 것이 완결되었고 완성되었다. 주님께서 숨을 거두시면서 마신 포도주로 결말을 이끌어 냈다.”(134쪽)

성찬례가 가장 장엄한 예식이면서 계약과 연관된 예식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저자는 1986년 부활절 가톨릭으로 개종했다. 이후 스투벤빌 프란치스코 대학교에서 신학·성서학을 가르치고 있고, 2002년부터는 성바오로 성서신학센터를 운영하는 등 성경과 가톨릭교회에 관한 다양한 주제를 책과 강의를 통해 알리고 있다.

글을 번역한 이형규(부산교구) 신부는 “「네 번째 잔의 비밀」은 성경의 관점, 특히 계약의 관점으로 미사를 바라보고, 미사의 의미를 새롭게 알아보도록 이끌어 준다”며 “책을 통해 성찬례라는 예수님의 파스카 완결이 하느님 계약이 가져다주는 선물이며, 지금 이 순간을 포함한 모든 시대의 사람을 어루만지는 선물임을 깨닫길 간절히 바란다”고 전했다.

윤하정 기자 monica@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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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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